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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가 약 700만 명에 달해,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 국가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제주도 연간 관광객 수(1,300만여 명)의 절반에 해당한다.

17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2,507만 명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직전 사상 최대였던 2019년의 3,188만 명에는 못 미치지만 79% 수준까지 회복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인이 전체의 28%인 696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방일 한국인 수가 가장 많았던 2018년(753만 명)에는 못 미치지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558만 명)과 비교하면 25% 늘어난 수치다. 2019년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취한 데 대한 반발로 이른바 '노 재팬'(NO JAPAN) 운동이 일어나면서 전년도보다 관광객 수가 줄었다.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급격히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엔화 약세를 들 수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11월 100엔당 860원대로 떨어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팬데믹 기간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일본이 과거와 달리 '저렴한 여행지'로 각광받게 됐다. 한일 간 항공편이 대폭 늘어나고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 이외 지방 노선까지 재개된 것도 관광객 증가에 한몫했다. 최근엔 굳이 휴가를 내지 않고도 주말에 제주도를 다녀오듯이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직장인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에 이어 대만(420만 명), 중국(243만 명), 홍콩(211만 명), 미국(205만 명) 순으로 일본을 많이 찾았다. 중국은 팬데믹 전 일본 관광객 순위 1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2019년 대비 75%나 급감했다. 일본으로의 단체 여행이 지난해 8월에나 뒤늦게 허용된 데다, 중국 경제 침체 등의 이유로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한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관광청은 지난해 외국인이 숙박비 등으로 일본에서 쓴 돈이 5조2,923억 엔(약 48조1,000억 원)에 달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외국인 연간 소비액이 5조 엔을 넘은 것은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