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Blackpink





고요한 실비아의 방 안, 하지만 그녀는 소음때문에 이웃에게

민폐를 끼칠까 고민이었다.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때문에 그녀는 

다른 어떤 것도 들리지 않았다.


Thank you God It's Friday


말그대로 금요일이라 다행이었다. 당장 일터에서 카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부터가 대책이 안 섰기 때문이다.


카일 앞에선 교제 경험이 많은 척 했지만 사실 그녀에게도 이번

교제가 처음. 친구도 많지 않은 실비아였기에 어디 물어 볼 곳도

없어 답답할 노릇이었다. 혼자 끙끙거리던 실비아는, 별로 기대는

안되지만 다-크세븐 네트워크에 접속해보기로 했다.


[사이버캣 : 잘 있었니 모지리들, 보스왔다.]

[매버릭 : 이게 누구야, 넘버투아냐?]

[앨버트 : 그러게, 오랜만이네. ]


'누가 넘버투야!' 화내고 싶은 실비아였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우선해야할 과제가 있기에, 감정은 잠시 묻어두기로 했다.


'이 너드들이 실제로 애인을 사귀어봤을리는 없고, 애인생기면

뭐 하고 싶은지나 물어봐야겠다.'


[매버릭 : 마침 잘 왔어 넘버투. 지금 앨버트가 새로만난 

여자친구랑 데이트한 썰을 풀고 있었거든.]

[사이버캣 : 뭐? 앨버트, 너 여자친구도 있어? 2D야 3D야?]

[앨버트 : 실례네, 내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난 여자친구가 

없었던 날이 더 적다구.]


'허풍이겠지..' 실비아는 심드렁하게 채팅을 계속했다.


[앨버트 : 하여튼, 어제는 루이제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킹으로

사전 조사한 다음에 예약해둔 고오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어.]

[매버릭 : 역시 앨버트!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해킹까지 마다않는

남자다움 짜릿해!]

[사이버캣 : ... 그거 스토커아닌가.]

[매버릭 : 뭘 모르네! 이게 해커의 로망이지!]

[앨버트 : 음 그래서 낭만적인 식사 후 예약 잡은 호텔에...]


[사이버캣 : 잠깐, 잠깐! 새로만났다고 하지 않았어? 무슨 진도가..]

[매버릭 : 어리군, 어려 사이버캣. 이러니 넘버투지.]

[앨버트 : 그러게, 요즘은 뭐든지 빠른게 대세라구. 넘버원

다크GAP이었다면 이미 함락시키고 다른 여자를 만났을거라고.

어쨌든 내가 씻고 나온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훔치고...]


실비아는 다-크 세븐의 채팅방에서 황급히 빠져나왔다. 

문란해! 언제 이렇게 세상이 문란해졌지?

실비아는 새삼 홈커밍파티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를

느꼈다. 뭣도 모르고 놀다가 정조를 잃기 딱 좋았을 것이다.


카일도 경험이 없을 것이니, 그런 것과 반대로만 리드하면 된다.

실비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앨버트의 무용담에 카일이

반영되어 실비아의 머릿속에서 날뛰었다.

실비아는 강력하게 부정하듯 고개를 저었다.

마침 내일이 주말이니, 카일에게 건전한 데이트를 한 수 가르쳐

주기로 맘먹은 실비아는 침대에 몸을 파묻었다.



"하아.. 나, 어떻게 되는 걸까.."

실비아는 다시 시끄럽게 쿵쾅거리는 심장고동소리가 이웃에게 

들리지 않게끔, 베개를 품에 꼭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