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Blackpink





1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084597?target=all&keyword=blackpink&p=1

2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122637?target=all&keyword=blackpink&p=1

3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134557?target=all&keyword=blackpink&p=1

4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184209?target=all&keyword=blackpink&p=1

5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256811?target=all&keyword=blackpink&p=1

6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286838?target=all&keyword=blackpink&p=1

7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361207?target=all&keyword=black&p=1

8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420791

9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477884

10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7490520?showComments=all


실비아는 집에 도착하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며 방금 전 위기에 대해 

곱씹어봤다. 정말, 카일이 1g만 용기가 더 있었어도 실비아의

입술을 훔쳤을 것이다. 워낙에 성실한 녀석이라 마지막에 

절도는 안돼! 라는 생각으로 브레이크를 넣었는 지도 모르지.

의아한 것은 자신이었다. 카일을 사랑하는지 아닌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바로 입술을 허락할 생각으로 눈을 감다니..

내가 이렇게 쉬운 여자였나? 분위기에 휩쓸리는 타입이었나?

실비아는 머리를 감으려 두 팔을 위로 들어올렸다.

'내 겨드랑이가 그렇게 예쁜가..?'

유심히 살펴봤지만 다른 여자들과 크게 다른 점을 찾지 못했고

카일의 취향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샤워를 마쳤다.


냉장고에서 탄산음료를 꺼내 컴퓨터 앞에 앉았다. 뒤숭숭한 마음을

다크 세븐(이라고 쓰고 모지리들이라고 읽는)멤버들에게 털어놓고 

싶어서 였다. 그녀는 닥터페퍼를 들이키며 다크세븐 채팅방에 입장했다.


[다크GAP : 오, 마침 잘 왔네 사이버 캣.]

[사이버캣 : 잉? 뭐야 평소 모지리들은 어디가고 댁만 있어?]

[다크GAP : 동료들에게 모지리라고 칭하는 것은 옳지 않네.

사이버 캣. 오늘은 자네와 단 둘이 얘기하고 싶어서 잠시

자리를 비워달라 했을 뿐이고.]


매버릭과 앨버트는 다크GAP을 넘버원이라 부르며 그의 명령,

부탁이면 껌뻑죽으며 따랐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비아는, 이 베일에 쌓인 수수께끼의 인물과 얘기하는 게

그닥 내키지 않았다. 철통같은 보안, 누구나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것 같은 막강한 정보력. 그리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벗어나는

처세술과 능청스러움까지.. 그녀는 그를 경계하고 있었다.


[사이버캣 : 나는 댁이랑 별로 할 얘기가 없는데. 이만 자러 가봐야겠어.

 내일 출근해야 하거든.]

[다크GAP : 심리적으로 상담해야 할 것이 있지 않나?]


로그아웃을 하려고 하던 실비아를 다크GAP이 불러 세웠다.

어떻게 이런 것까지 알 수 있는거지? 역시 기분나쁜 인물이야.


[사이버캣 : 없는데? 그리고 있다 하더라도 생판 남인 당신에게

상담할 내용도 아니야.]

[다크GAP : 너무 경계하지 말게. 그저 남의 연애사를 듣고 싶은

심심한 아저씨일 뿐이니까 말이야. 그리고 어차피 매버릭 군과

앨버트 군에게 상담하려던 내용 아닌가? 내가 나중에 그들에게

물어보면 다 드러날 문제라는 얘기지. 나는 좀 더 효율을 추구하고

싶다네. 나는 그 둘에게 물을 수고를 덜고, 자네는 그 둘보다

현명한 나에게 답을 구하고.]


일리가 있는 얘기였다. 그리고 어차피 이 남자의 정보력이라면,

꽁꽁싸매더라도 들키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기도 했다. 실비아는

마음 속 고민을 털어 내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사이버 캣 : 음, 사실 얼마 전에 고백을 받았는데, 아주 의외인

상대에게 의외인 타이밍에 고백을 받아서 얼떨결에 연애를

시작하게 됐어.]

[다크GAP : 하하, 생각보다 훨씬 풋풋하고 귀여운 상담이로군.]

[사이버캣 : 한번만 더 끊으면, 말 안할거야.]


다크GAP은 알겠다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사이버캣 : 그리고 두어번 만났는데, 내 애초의 이상형이 연상인 것도 

있고, 지금까지 추구하던 스타일과 많이 달라서 혼란스러워.

원래 자주 부딪히면서 투닥거리던 사이이기도 했고, 내가 분위기에

휩쓸려서 덜컥 연애를 하게 된 건지 내 맘을 잘 모르겠어..

분명히 이 사람과 있으면 즐겁고 재밌는 건 맞아. 근데 그게 

친구로서의 관계일까, 남자친구로서의 관계일까 헷갈려.

사랑이라는 건 설렘이라고 들었는데..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면 그 사람이 상처받기 전에 헤어져야 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고..]


한번 말문이 트이자 속사포같이 속마음을 토해낸 실비아였다.


[다크GAP : 음. 이거 하나는 알겠군. 자네는 연애 경험이 별로 없지?]

[사이버캣 : 처음이다, 왜!]

[다크GAP : 헤어지고 동료로 남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생각한 실비아였지만 충격적인 상담의

결과에 실비아는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다신 그 녀석과

꽁냥댈 수 없는 건가? 같이 디저트도 못 먹고, 웃으며 사진도..


[사이버캣 : ... 왜 그래야 해?]

억울했다. 그녀도 모르게, 그녀의 볼을 따라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다크GAP : 슬프지? 그게 자네가 그를 좋아한다는 증거일세.

설렘으로 시작하는 사랑도 있는 것이고, 투닥거림으로 시작되는

사랑도 있는 법. 키스하는 시늉이라도 해보면, 내가 그에게 

설렘의 감정이 전혀 없는지 아닌지도 알 수 있겠지.]

[사이버 캣 : ... 그렇구나. 확실해졌어.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해. 

고마워, 넘버원.]

[다크GAP : 잘 해결 됐다니 다행이군. 그럼 본격적으로 내 본론을

말해 보도록 할까?]


실비아는 볼에 맺힌 눈물을 닦고 김빠진 닥터페퍼를 마셨다.

맛없지만, 자신의 진심을 확인한 후라 마음만은 시원했다.


[사이버캣 : 댁의 본론..?]

[다크GAP : 사이버캣 , 자네는 그저께 불운하게 식당 예약을

취소당한, 조지 앨런 피터슨 씨를 기억하고 있나?]


조지 앨런 피터슨? George Allen Peterson... GAP?


[사이버캣 : 앗! 그게 댁이었어? 미안하게 됐어... 그 녀석이

해산물을 좋아한다기에 내가 그만..]

[다크GAP : 그만! 나는 자네의 해킹 덕에 예약이 취소돼서

한달동안 그날의 식사를 기대하던 나의 그녀를 실망시키고

말았다네. 달래느라 갖은 애를 썼지.]

[사이버캣 :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를 ..]

[다크GAP : 당하고만 있을 수 없지. 자네의 연인에게 메시지를

하나 보냈네.]

[사이버캣 : 잠깐 잠깐! 그 사람은 아무 잘못 없어! 그저 해산물을

좋아하는 것 뿐이야! 모든 죄는 나한테 있어 나를 벌해!]

[다크GAP : 물론이지. 아무 죄없는 사람에게 벌을 줄 수야 없지.

그 친구가 좋아하는 게 해산물 뿐만은 아니더군. 아마 그에겐

선물일 수도 있지. 처벌은 오로지 자네의 몫이니까. 그럼,

고통에 몸부림치길 바라네. Adios, Amiga.]


<다크GAP님이 로그아웃하셨습니다>


실비아의 머리가 고속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 녀석은 지금

안전한가? 나랑 관계있어서 무언가 해를 입는 것은 아닐까?

카일의 안전을 위해, 헤어져야 하나?

다크GAP 자식, 이제야 마음을 확인했는데, 잘도 이런 잔인한 짓을!


위잉-. 

실비아의 핸드폰이 울렸다. 카일이었다.

"카일! 지금 어디야?! 괜찮아?"

실비아는 다급하게 그의 안전을 확인했다.


"어.. 네. 저는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격한 안부인사로군요."

카일의 반응은 침착했다. 뭐지? 아직 메시지가 도착하지 않은건가?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서로 더 상처받기 전에 종지부를..


"그런데 메시지와 함께 이런 사진이 하나 왔는데 말이죠.."


<답답한 FM꼬마님이 메시지를 전달하셨습니다.>


어린 실비아가 대학교 연구실을 해킹하다 걸려 손드는 벌을 받고

울고 있는 사진이었다. 실비아는 자신도 까먹었던 흑역사를 

아무런 준비 없이 보게 되어 심적데미지를 트루뎀으로 받았다.


"뭐..뭐야 이게!"

"어릴 때부터.. 참.. 될 성 부른 겨드랑이셨군요..귀여우십니다.

예나 지금이나."


Gift And Punishment.

카일에겐 선물이었고 실비아에겐 영원한 형벌이 될 사진을 카일이

입수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