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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나 왔다! 문열어!"
"벌써 오셨습니까?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오셨군요."
집주인 카일은 흰셔츠, 검은 넥타이 위에 앞치마와 흰색머릿수건
까지 착용하고 계란을 풀며 문을 열어 실비아를 맞이했다. 옷을
갈아입을 시간조차 없이 저녁준비에 힘쓴 모양이었다.
"와, 맛있는 냄새난다. 평소에도 자주 만들어 먹어?"
"물론입니다. 이래봬도 요리에는 제법 자신이 있습니다."
"진짜 몰랐는데, 사귀기 전까진 너에 대해 많은 걸 모르고 있었네."
"앉아 계세요, 실비아 양, 안정을 취하셔야죠."
실비아는 카일이 안내해준대로 식탁에 얌전히 앉아 기다렸다.
이미 식탁위엔 갖가지 산해진미가 펼쳐져 있었다. 조개탕,
햄버그 스테이크, 닭튀김, 나물무침, 돼지고기조림, 샐러드까지.
"와아.. 이거 전부 카일이 직접한거야?"
"그렇습니다. 이제 이게 마지막.."
카일은 고소한 냄새가 나는 오믈렛을 마지막으로 식탁에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그의 얼굴에 송글송글 맺힌 땀도 매력적으로 보였다.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만족스러워, 잘먹겠습니다아!"
실비아가 자연스럽게 고기반찬에만 집중하자 카일이 실비아의
밥위에 나물과 샐러드를 얹어주었다.
"...카일 네가 내 엄마야?"
"영양실조로 쓰러지신 분이 영양불균형으로 다시 쓰러지신다면,
그것만큼 우스운 일이 어딨겠습니까? 아까는 제 잘못이 커서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몸을 함부로 쓰신 실비아 양 덕분에 제 맘도
불편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네.. 어? 풀떼기도 맛있네?"
카일은 그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아, 잘 먹었다. 카일 쉪, 진짜 요리잘하시네요."
"종종 해드리겠습니다. 시켜드실생각이 들면 찾아오세요."
"그럼 맨날 올걸?"
"오히려 좋습니다. 매일 집에서 이런 무방비한 실비아 양을 볼 수 있다면."
카일은 카펫위에 벌렁 누운 실비아의 배를 어루만졌다. 평소엔
슬림한 체형의 그녀였지만 마치 손녀생각하는 할머니처럼 음식을 산처럼
준비한 카일 덕에 보기 드물게 배가 부풀어 있었고, 타격은 컸다.
"야! 배 만지는 건 실례인거 몰라?"
"가슴 만지려다 참은 건데.."
"차라리 가슴이 낫.. 아냐. 둘 다 허락안해. 어허, 손 치워."
***
"맞다, 그럼 제이크가 우리 사귀는 거 알게 된 거야?"
"네, 지금쯤이면 델타 세븐 내 모두가 알고 있을 겁니다."
"윽, 마리아 아줌마도?"
"제게 사회성 부족한 실비아 양을 잘 부탁한다고 하시더군요."
"반대 아냐? 네가 들은 그 말이 확실해?"
"그리고 도미닉 준장님은 선글라스 너머로 약간 슬픈? 표정을
지으며 잘해 줄 여자가 있을때 아껴주라고 하셨습니다."
"그 아재랑은 얘기도 별로 안 해봤는데, 의외로 나를 좋아했나?
씁, 그 한심하다는 표정 그만둬라."
실비아는 식후의 노곤함을 만끽하며 소파에 누워있었고
카일은 실비아의 무릎을 베고 있었다.
"말랑말랑해서 기분좋습니다.. 파견 내내 그리웠던 심신의 안정.."
"이렇게 변태인줄도 몰랐어 정말. 아, 새해 종까지 얼마 안남았당."
실비아는 카일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문득 그가 저번에 킵했던
소원이 궁금해졌다.
"카일, 너 소원 하나 킵해뒀잖아. 그거 뭔지 물어 봐도 돼?"
"생각만 하고 있는데 차례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키스도,
집에 초청하는 것도, 무릎 베개도. 그래서 지금은 청혼할때쓰려고
남겨두고 있습니다."
"처..청혼? 웃긴다 너 정말, 그것도 알아서 이뤄지면 어떡할건데?"
"글쎄요, 아이 다섯 낳기를 소원으로 빌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실비아는 청혼만큼은 소원으로 수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데엥-데엥-.
"앗, 새해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카일 군."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오, 실비아 양."
두사람은 허리를 숙여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뭔가 생각 난듯 카일이 벌떡 일어났다.
"아, 실비아 양, 저 오늘 뭐 달라진 것 없습니까?"
실비아는 카일의 말에 찬찬히 그를 뜯어보았다.
"풉, 푸하하! 카일, 검은색 넥타이에 핑크 넥타이핀뭐야! 완전
안 어울린다!"
"그렇습니까? 요즘 들어 핑크색이 좋아져서요.
.. 그러는 실비아 양도 머리끈이 검정색이시네요."
"으..응 요즘 검정색이 좋더라고 헤헤.. 안어울리나?"
실비아는 멋쩍게 웃었다.
"그럴리가요. 실비아 양은 뭐든 잘 어울립니다."
"아하하, 고맙네. ...있잖아 카일, 사실 너도 잘어울려."
"훗, 알고 있습니다. 블랙, 핑크는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 널 만나기 전까진 전혀 몰랐었는데."
"핑크하니까 생각났습니다. 봄 벚꽃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던데.."
"오! 올해 벚꽃 피면 같이 보러가자."
"후훗,"
"뭐야, 왜 웃어?"
"그냥.. 실비아 양의 미래 계획에 제가 자연스럽게 들어 있다는게
감사하기도 하고, 기뻐서."
"미..미래계획? 너무 거창한거 아냐? 너 막 손자이름 생각하고
그런건 아니지?"
"아들딸까지는 허락해 주시는 겁니까?"
"몰라 바보야!"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실비아 양."
"나도 잘부탁드립니다. 카일 군."
카일은 실비아에게 다가가 새해 종소리를 배경음악삼아 키스했고, 그들의 머리카락이 자연스레 어우러졌다. 그들의 말마따나 블랙과 핑크는 정말이지 완벽하게 잘 어울렸다.
Blackpink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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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뇌절을 겨우 끝냈습니다 20화는 못채웠네
댓글, 추천, 아카콘, 응원덕분에 첨으로 이렇게 길게써봤습니당
카사 챈 창작이 더 흥했으면 하는 맘으로 시작햇는데 혼자 재밌어서
과몰입하면서 여기까지옴 진짜 장문글 읽어주셔서 Counter thank you
정말 감사하고 다음엔 어려진관리자를 주인공으로 한
오네쇼타물을 기획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