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s://arca.live/b/counterside/26484476
2편 : https://arca.live/b/counterside/26693426
3편 : https://arca.live/b/counterside/26965547
4편 : https://arca.live/b/counterside/27186133
5편 : https://arca.live/b/counterside/27507783
6편 : https://arca.live/b/counterside/27688594
7편 : https://arca.live/b/counterside/27739779




고개를 좌우로 돌려 재빨리 팀원들과 하트베리의 상태를 확인했다.
눈앞의 가은씨는 멀쩡하고..

"민혁! 하트베리 앞에서 블랙 타이드 개망신 혼자 다 시키면 바닥에 그대로 못으로 박아버린다!"
아직도 고개를 쳐박고 벌벌 떠는 막내 민혁이를 갈구는 우리 조장님

뭐라 씨부렁대며 몸을 일으키는 창민이랑
먼지로 개판이 된 자기 총을 보며 리플레이서 새끼들을 저주하는 유탄조장님

큰 바디벙커를 들고 바쁘게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팀장님과 선임요원님
부팀장님을 포함한 두 터미네이터 선배들까지
정말 다행스럽게도 팀원 아홉명 전부 이상이 없어 보인다.


"우으 루미야 나 머리가 띵해.. 나 좀 세게 한대만 쳐줘."
"알았어 미야야, 잠깐만!"
그리고 루미씨는 자기 총을 들어 단단히 견착하더니
총검술의 돌려쳐 자세를 아주 교과서적으로 완벽하게 구사해 미야씨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뿌아악

그대로 나가떨어지는 미야씨에게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나는
웅크린 자세로 눈을 감고 미동도 하지 않는 보미씨를 보았다.

"가 가은씨! 보미씨 상태가 이상합니다!"
어느새 일어나 전방을 경계하던 가은씨가 보미씨를 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괜찮아요. 자는거에요."

다가가 살펴보니 정말로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다.
팀원들도 하트베리도 다들 멀쩡하다.
다른 대원들도 최소한 포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어보였다.

"보미야 보미야 일어나."
"사람이 어떻게 사방에서 포탄이 터지는데 잘 수가 있는건데!"

미야씨와 루미씨의 타박을 받으며 일어난 보미씨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켰다.
"흐아아아암~ 잘잤다~"
"얼씨구!"

기막혀 하는 루미씨를 뒤로하고 보미씨는 저 앞으로 가더니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 멀리서 뭔가 터지고 있는거 같은데? 꽈과과광 하고."
뭔가가 터지고 있다고?

"가은씨 보미씨 말 믿을만 합니까?"
"네. 고양이는 청력이 좋다고요."
아니 그게 상관이.. 있나..?

그때 우리 하는 양을 지켜보던 팀장님이 보미씨에게 다가와 물었다.
"보미씨. 저 쪽이 맞습니까?"
"맞아."

바로 군용 GPS를 꺼내 방위를 살피던 팀장님이 뜻밖의 소리를 했다.
"저 방향 아까 주변 CCTV가 일제히 마비됐다는 그 일대다."
"어 그러면 설마.."
"그래. 차원도약한 적의 함선이나 야전기지가 있을 가능성이 큰 곳이지."

뭐야 그게?
리플레이서 새끼들이 설마 심심해서 자기들 폭팔물을 터뜨리며 파티를 벌이고 있는건 아닐테고..

"적들이 공격당하고 있는 겁니까?"
그때 부팀장님이 헐레벌떡 달려와 소리를 질렀다.
"형님! 공군이 적들을 폭격중이랍니다! 1차적으로 우릴 향해 포격중이던 적 박격포진지를 박살내놨고
지금은 적 차원함선이랑 그 주변 임시주둔지를 공격중입니다!"
"지상군은?"
"이동중입니다! 15분 안쪽으로 그라운드 원에 도착한답니다!"

시발! 살았다! 한국군이 드디어 와 주었다.
하트베리들의 표정도 눈에 띄게 밝아졌다.

그런데 팀장님은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고 중얼거렸다.

"안좋은데.."

이 아저씨 왜이래 불안하게.
팀장님은 나를 보며 딴소리를 시작했다.

"윤진아. 저 리플레이서란 새끼들, 이제 어떻게 할까?"
"당연히 좆 됐다고 사방으로 흩어져 튀지 않겠습니까? 이제 다 나가리됐는데 자기들 목숨이라도 건져야.."
"이 짓거리 하겠다고 지 몸뚱아리도 버린 새끼들이?"

어..?

그랬다.
저 전형적인 광신형 테러리스트들이 일이 틀어졌다고 쉽게 포기하고 도주할 리가 없었다.
차라리 희박한 확률에 기대겠다고 막무가내로 돌격하거나
우리를 하나라도 더 죽이겠다고..
[3번 화력진지다!! 적 다수가 빠른 속도로 무질서하게 아군 방어선을 향해 약진중이다!!]
이런 개 씨발!

적들은 보병, 전차, 장갑차가 마구 뒤섞여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군사 훈련을 받은 듯,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아군을 공격하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간부급들이 전부 전사했거나 같이 눈이 뒤집힌 모양이었다.

적들 일부가 우회하다가 경비대와 교전중이던 시가지 일대도
한동안 잠잠하더니 다시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블랙 타이드, 하트베리, 빌딩에서 우리를 엄호하던 경비대원들 모두가
보유한 모든 화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적들을 사살하기 시작했다.

뒤지고 싶어? 소원대로 해 주마.
저 새끼들은 이제 더 이상 잃을게 없을지 몰라도 우리는 아주 많이 있다.
지금 내 등 뒤에 있는,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켜내야 하는 수많은 삶들이.

다 쓴 탄창을 버리고 새 탄창을 끼운다.
노리쇠를 전진시키고 겨냥한 적을 향해 사격한다.
익숙해지다 못해 물려버린 반동이 어깨를 때린다.

각자의 개성을 담은 카운터들의 맹공이 달려오는 적들을 휩쓸고 지나간다.
운 좋게 가까이 접근한 적들을 향해 수류탄 하나를 던진다.
꽈아앙

[아측 지원군이 아군 위치로 이동중이다! ETA 3마이크!]
상황을 전파하는 누군가의 무전이 들렸다.
마이크는 지랄 그냥 분이라고 해! 어떤새끼야 저거!

내가 다시 수류탄 하나를 집어 던지고
바로 화기를 들어 좀비라도 된 듯이 뛰어오는 적 하나를 더 사살했을때였다.

예고도 없이 우리 머리 위에서 무언가 거대한 열선 같은것이 한 줄기 쏟아져 적들을 산 채로 태워버렸다.
그 열선이 적 대열 한가운데를 긁고 지나가자,
열선과 직접 접촉한 적들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적들까지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탄화되어 쓰러졌다.

보병과 기갑장비를 가리지 않았다.
보병들은 돋보기에 타죽는 개미들처럼 비명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숯덩이가 되어 죽어갔고,
장비들은 각종 틈새에서 잠시 화염을 뿜어대다가 그대로 폭발하며 침묵했다.

"뭐 뭐야 시발!"
당황해서 머리 위를 쳐다보았다.

언제 도착한건지 커다란 카키색 차원함선 한 척이 보였다.

건조된지 오랜 시간이 지난듯 여기저기 도장이 지워져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함선은 전혀 낡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전투를 뚫고 살아남은 베테랑 전사의 흉터처럼 보였다.


강습함 코핀.
제때 도착한 지원군의 이름이었다.






함선의 램프도어가 열리고 무언가 하얗고 거대한 물채가 뛰어내렸다.
꽈아아아아앙

도로의 아스팔트를 박살내고
연막탄을 방불케 하는 먼지를 일으키며 추락.. 아니 착지한 그 물체는 로봇이었다.

나름대로 전투용 메카닉은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각종 방호장갑으로 온 몸을 둘러 싼
저 거대하고 단단해 보이는 하얀색 거인은 정말로 생전 처음 보았다.
어깨 비슷한거에 달려있는 기다란거.. 주포 맞지?

로봇은 소형 미사일을 발사해 일단의 적들을 작살낸 다음
요란한 발소리를 내며 뒤로 돌아 이 쪽을 바라보았다.

내 옆의 창민이놈이 반사적으로 유탄발사기를 들어올렸다.
아냐 그거 하지 마. 저거 자극하지 마.

그 하얀 거대로봇은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선 위대한 영웅들이 여기에 있었군!"

..네?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 숫적인 열새에도 불구하고 초개같이 몸을 던진 진정한 사나이들에게 이 타이탄은 같은 사나이로서 경의를 표한다! 나는.."

그때 살아남은 적 전차 한대가 다가와 그 타이탄이라는 거대 고철을 조준하는 것을 본 나는 경악해서 소리질렀다.

"뒤! 뒤!"

"오! 제대로 보았군! 이 타이탄은 전면부 뿐만 아니라 후면부도 아주 멋진 장갑으로 이루어져 있지!"

"아니 그게 아니라..!"

퍼엉

적 전차가 불을 뿜었고 자랑하는 후면부에 전차포가 직격당한 타이탄은 그대로 격파
되지 않고 다시 쿵쿵되며 뒤를 돌아보았다.
심지어 휘청거리지도 않았다.

"흥! 사악한 테러리스트 답게 비겁하구나!"
그대로 어깨의 거대한 주포를 갈기자
적 전차는 오함마에 맞은 골판지 상자처럼 그대로 박살이 나버렸다.

적 전차를 작살낸 타이탄은 우리에게 다시 호쾌하게 소리질렀다.
"그대들의 전투에 경의를 표한다! 남은 적은 코핀 컴퍼니와 한국군이 정리할테니
이만 물러나 휴식을 취하기 바란다! 그대들은 그럴 자격이 있다!"

그리고 타이탄은 산지사방에 주포와 미사일을 갈겨대며 천천히 앞으로 전진했다.
남은 적들이 각종 총이며 대전차화기를 있는대로 쏴대며 발악을 했지만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사실 눈은 없지만..

가은씨가 슬그머니 다가와 황당하다는듯이 말했다.
"군용로봇들은.. 어.. 예상보다 훨씬.. 음.. 개성적이네요."
"아뇨 맹세코 말씀드리는데 저거 하나만 이상한 겁니다."

그때 요란한 소리를 내며 헬리콥터들이 다가왔다.
한국군 소속으로 보이는 헬리콥터들은 정신이 나갔는지
저 앞에서 타이탄과 잔적들 사이의 치열한 교전이 진행되는 와중에 멈춰서 레펠용 로프를 내려뜨렸다.

아무리 타이탄이 어그로를 죄다 끌어주고 있다지만 저것들은 목숨이 한 서너개쯤 되는건가?

세상 무서울것 없이 당당하게 레펠 하강한 한국군 특수부대원들은 타이탄의 주위에 흩어져서
초대형거인들에게 짓밟히는 소시민 꼴로 아작나고있는 불쌍한 리플레이서 테러범들에게 총을 쏴대기 시작했다.

창민이가 그 꼴을 보고 또 뭔가 씨부렁대기 시작했다.
"어휴 저 또라이들 뭐 하는 놈들이야 지들이 람보야? 전쟁이 무슨 할리우드 미국영환줄 아나.."
"야 창민아 쟤들 13특임여단 아니냐? 니 후배들인데?"

창민이는 잠깐 침묵하다 고개를 돌렸다.
"..난 저런 후배 모른다."
"지랄. 보니까 못난 니보다 백배는 낫더만."
"뭐 새끼야?"

난리치는 창민이를 무시하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 보았다.
이제 그동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처를 어떻게든 싸매가며 끝까지 참호에 남아 싸웠던 부상자들.
그리고... 전사자들.

블랙 타이드 총원 88명 중
중상자 및 경상자 스물 셋.
그리고 전사자가 열 넷.

부상자들이 간이 야전병원에서 조치를 받는 동안
우리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영헌들,
끝까지 용감하게 싸웠던 우리 형제들을  참호 밖 한 곳에 눕혔다.
바디백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 따위 싸구려 주머니 안에 동료들을 넣으려 하지 않았다.
단, 헬멧이 벗겨진 영헌이 있다면 어디서든 헬멧을 구해와 씌워주었다.

하트베리도 우리를 도와주었다.
옷이 더럽혀졌지만 고맙게도 내색하는 사람은 네명중 아무도 없었다.

가장 마음이 여린 미야씨가 결국 못 참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루미씨가 진정시켜준다고 다가가더니 같이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휴지 한 팩을 얻어 그녀들에게 건내주고 돌아오니
저 쪽에서 보미씨를 끌어안고 뭔가 말해주는 가은씨가 있었다.

우리 뿐만 아니라 죽거나 다친 도시 경비대원들 또한 적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근처 건물을 점거해 우리를 엄호해주던 경비대원들의 피해는 중상자 하나에 경상자 둘이 전부였지만

우리 방어진지를 우회하던 적들을 막아선 도시 경비대와 경찰들의 희생이 컸다.
그들은 적들에게 돌파당하지도, 적들이 물러서도록 놔주지도 않으면서
부족한 기갑장비와 대전차화기를 총동원해 말 그대로 악착같이 싸웠다.

그들 덕분에 적지 않은 숫자의 리플레이서들이
한국군이 도착해 전투가 끝날 때까지 전장에 붙잡혀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만약 그 적들이 피해 없이 전투지역을 이탈하는데 성공했다면
결정적 순간 우리의 참호를 돌파하는 적의 예비대로 활용되었을지도 모를일이었다.

다들 정말로 열심히 싸워 주었다.
산 사람들도,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도.







도시 관리국 소속으로 보이는 차량 여러 대가 우리 앞에 멈춰섰다.
그 중 한 대에서 우리 사장님과 하트베리 매니저 최이나씨가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사장님은 가장 먼저 우리 영헌들이 누워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는 어떻게든 표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항상 입에 욕을 달고 사시던, 저 독하디 독한 사람의 얼굴이
저렇게 비통하게 일그러진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가 욕설을 섞어 뭐라고 큰 소리를 지르자 경비대원들이 커다란 태극기를 한아름 들고 달려왔다.
경비대원들이 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헌들에게 정중하게 태극기를 덮어 주고는 들것에 실어 차량으로 이송했다.

최이나 매니저가 잠시 사방을 둘러보며 눈치를 살피는것 같더니
하트베리를 발견하자 그대로 달려갔다.
그녀는 하트베리 네 명을 한꺼번에 끌어안고는 뭐라고 말하려다가 그냥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때 사장님께 키가 큰 여자 하나가 또각또각 다가왔다.
고급 정장을 입고 머리를 올려 묶은 미모가 상당한 여자였는데
한쪽 눈을 완전히 덮은 커다란 안대가 인상적이었다.

그 여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신사장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블랙 타이드 신부만 사장님 되신가요?"
"누구십니까?"
"이수연이라고 합니다. 코핀 컴퍼니 부사장 직을 맡고 있지요."

코핀 컴퍼니라면 우리를 도와 리플레이서들을 쓸어버린 그 테스크포스다.
저기서 경계를 서고 있는 타이탄이라는 거대로봇도 저 회사 소속이겠지.

"직원분들 일은. 유감입니다."
"의무를 다 했을 뿐입니다. 빨리 와 주신 덕분에 희생이 줄었습니다."

우리 사장님은 대놓고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
사실, 솔직히 말해 저 코핀 컴퍼니가 빈말로라도 빨리 와 준것은 아니었다.

"저희도 공격을 받아서 수습하느라 조금 늦어졌습니다. 저희 카운터들 대부분이 이면세계에서 작전중이기도 하고요."
"이면세계 말입니까?"
"리플레이서의 본거지를 직접 공격중입니다."

내 눈에서 벼락이 치는 것 같았다.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부팀장님은 자신도 모르게 살기를 피워올리며 이빨을 갈고 있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저희 사원들을 도우려 가려고 하는데 병력이 부족합니다.
규모는 작아도 상관없으니 지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팀장님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우리를 바라보았다.
아마 규모는 한개 팀 정도, 그 이상은 곤란하다.
리플레이서들은 대부분 사살되었지만 전쟁은 끝난것이 아니다.
아마 남은 인원들도 침식체와 싸우는 테스크포스를 지원하러 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우리 에코팀은 사상자가 단 한 명도 없다.

무엇보다 가고 싶었다.
이 모든 개 같은 짓들을 저지른 적들이다.
그들을 치는데 우리가 미약한 힘이나마 보탠다면
어쩌면 죽은 동료들도 편히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본 사장님이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한개팀 아홉명, 그 이상은 안될것같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리고 강화복으로 무장한 정예병력을 숫자로만 파악해선 안되겠지요.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측 전력이 어떻게 됩니까?"





우리 측 전력은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 블랙 타이드 에코팀 아홉명과

코핀 컴퍼니가 자랑하는 정예 카운터팀 '펜릴소대'와 '알트소대'
..라는데 나는 이들을 모른다 코핀컴퍼니도 왠지 모르지만 자세히 얘기해주지 않았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이 중요한건 아니다 왜냐하면..

자그마치 미합중국 특수전사령부 델타 분견대 소속 카운터 특수팀 '델타 세븐'

"야 윤진아 니 707이었다 그랬지. 그럼 델타포스랑도 막 작전하고 그랬냐?"

창민이다.
응. 중국 장성 하나가 쿠데타 실패하고 자기네 군구 핵미사일 발사기지로 도망갔을때
델타 포스랑 같이 가서 그놈 암살하고 왔지.

"미합중국 티어1 특수부대랑 작전은 무슨 작전이야. 훈련은 몇번 같이 뛰어 봤다."
아니 온몸에 삐까번쩍한 장비로 도배를 하고 다니는 놈들이 같이 훈련만 뛰면 무슨놈의 컵라면에 그렇게 환장을 해

"거기다 카운터 특수팀이라는놈은 나도 몰라. 생긴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잖아."

그리고 대한민국 경찰청 '제 4 특별기동수사대'

"아니 4기동이면 강경위님이랑 이경정님 아닙니까? 대체 거기서 뭐하고 있답니까?"

팀장님도 혀를 끌끌 찼다.

"낸들 아냐. 가서 얼굴보면 반갑긴 하겠네."

그 밖에 여러 용병들이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용병들은 그 이수연이라는 부사장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오르카? 오르카가 뭐야?
민혁이놈이 갑자기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벌벌 떨었다.

"그거 괴담 아니었습니까?"
"이름만 따 왔겠지 멍청아."
우리 최조장이 그런 민혁이를 또 갈궜다.

그리고 우리랑 같이 출발하는 코핀 컴퍼니 직할대 스틸레인PMC 정예 대원들과,
그 펜릴소대의 소대장이라는 힐데라는 카운터가 있다고 했는데 이 사람은 얼굴도 못 봤다.
뭔가 사용하는 장비의 조정같은게 필요해서 그걸 하고 있다고 하는데
혹시 장비가 폭주하면 위험하다면서 근처에도 접근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저희도 갈래요!"

하트베리였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 대답했다.

"가는건 상관 없습니다만.. 아니 솔직히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최이나씨 허락은 받으셨습니까?"

최이나씨는 쓰게 웃으며 말을 받았다.

"쟤들 고집을 누가 꺾겠어요. 무사히 돌아오기만 기다릴 뿐이죠."

하트베리가 떠들썩하게 함선 안으로 들어가자 최이나씨가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그거 아세요? 처음에 저는 저 아이들 데리고 도망치려고 했어요."
"......"

그녀를 이해할수 있었다.
아니 솔직히 나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하트베리는 군인도 테스크포스도 아니다.
어제 저녁 잠자리에 들면서
오늘 사람에게 총을 겨누게 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어린 소녀들을
어떤 이유에서건 전장으로 내몬다면 그것은 그냥 부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짐을 싸고 있는데.. 저 아이들이 와서 그러더군요.
도망치는건 싫다고, 나가서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고요."

그렇게 된 거였나..

"거의 한 시간은 싸운것 같아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졌고요."
"......"

"그러니까.. 요원님들. 저 착한 아이들 잘 좀 부탁드릴게요."
최이나씨는 여기까지 말하고 우리에게 고개를 숙였다.

팀장님이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매니저님. 저 네명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돌아올 겁니다."
"감사드립니다. 요원님들도 조심하세요."

최이나 매니저와의 인사를 끝으로, 우리도 함선 안으로 들어갔다.





"자 자신이 다이브 처음 해본다. 거수."
팀장님의 말에 팀원들 모두가 웃었다. 농담이었기 때문이다.
블랙 타이드는 전원이 특수작전부대 전역자로 구성되어 있다.
다이브가 처음이라니, 그냥 농담거리다.

하트베리는 이해하지도 못했으면서 다들 웃으니 그냥 함께 따라 웃었다.

한쪽에는 스틸레인 대원들이 능숙하게 장구류를 점검하고 있다.
전차 등 중장비도 보인다.

이면세계는 가끔 지옥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 '지옥'이 일터인 업계 사람들은 입밖에 꺼내지도 않는 단어지만

폐허가 된 건물들로 가득한 생명 한 조각 없는 땅과
세계 자체가 미쳤다고밖에 설명되지 않는 이상현상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살의로 가득차 날뛰는 끝이 보이지 않는 침식체들을 보면

그 단어가 이면세계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그 지옥에 뛰어들 것이다.

자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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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음편은 좀 짧을듯 <~ 보닌 전편에서 당당하게 씨부린 말

긴 글 읽어줘서 정말로 고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