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만 먼저 이야기함



0. 나 혼자 생각한게 아니고 친구의 아이디어 제공을 통해 나온 집단지성임


1. 호라이즌의 몸체를 만들어낸 세상은 멘탈 프린팅 기술을 만든 세상이다.


2. 셰나는 학회 소속이 아니라 타기리온 측이 보낸 스파이다.


3. 마왕은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무한히 순환하며 계속 대를 이어나가는 존재다. 즉 이전 세대의 타기리온과 지금의 타기리온은 다르다.







1. 멘탈 프린팅이랑 호라이즌이 무슨 관계임?



놀랍게도 이번 스토리를 보면서 나는 호라이즌과 타기리온이 생각보다 많은 관련이 있다는 걸 캐치해냈음.


먼저 호라이즌 프레임은 인류에겐 너무나 이른 수준의 기술력으로 제작되어 있는, 콜드 케이스로 분류된 아티팩트 중 하나임.


엠버박사 통칭 자동인형. 인공지능을 업로드해서 움직일 수 있는 초과학 소체.


그러니까 껍데기 몸이라는 거야.


껍데기가 살아 움직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내부 알맹이. 정신이 필요하겠지???


정신을 넣는 방법이 있어야 하겠네??? 우리 카붕이들은 그 방법이 뭔지 아주 잘 알고 있을거야.


그게 멘탈 프린팅이다.



솔라뭐시기가 리타와 대시를 갖고놀던 그 멸망한 이면세계 기억남? 거기서 처음 나온 멘탈 프린팅이 이번 이벤트에서 더욱 자세하게 풀어졌음.


영혼이 없는 인간의 껍데기 육체를 만들고, 카운터 각성 조건을 만족하는 기억을 만들어낸 후에, 그 정신을 몸에 이식해서 강제로 카운터로 만드는 것.


그리고 셰나는 제프티의 현재 멘탈 프린팅 기술 수준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지. '지금은 걸음마 수준이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거든.'


자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해볼게. 멘탈 프린팅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도대체 뭘까?



두 가지야.



하나는 인격의 충돌 없이 안정적으로 정신을 이식할 수 있도록 순수한 정신을 만드는 것.


다른 하나는 어떠한 장애물에도 굴하지 않고 절대 부숴지지 않는 순수한 육체를 만드는 것.


멘탈 프린팅을 만들어낸 세계는 이 두 가지를 성공적으로 이뤄냈어. 그리고 그 산물은 스토리의 막바지에 우리에게 눈부신 모습을 처음 선보였지.


침식파마저 정화하여 스스로의 동력원으로 삼는 존나 말도 안되는 스펙에, 어떠한 장애물에도 절대 부숴지지 않는 궁극의 육체.


호라이즌의 전투용 의체, 시무르그 프레임이야.



그렇다면 멘탈 프린팅의 제작자들은 시무르그 프레임과 같은 괴랄한 성능의 육체에 정신을 이식하여 마왕으로부터 세상을 지킬 생각이었겠지.


구태여 침식파 정제 기능까지 넣어놓았을 정도니까 말이야. 호라이즌의 시무르그 프레임은 대비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상정하여 만들어진, 그쪽 세계 과학 최고의 정수였을 거야.


그러니까 셰나가 왕의 보물이라고 말을 하지.


하지만 아쉽게도 그 계획은 실패했어. 멘탈 프린팅을 만든 세상은 침식체만 남은 채 멸망해버렸으니까.





2. 셰나가 왜 타기리온 세력이야?



간단해. 셰나가 작중에 그런 말을 하지?


그림자는 생전의 자신이 마지막으로 원했던 것을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려고 한다.


침식되고 나서 이성을 가진 그림자가 된다면, 그냥 무지성 침식체마냥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살아생전 죽기전에 원했던 것을 추종하게 됨.


멘탈 프린팅 기술을 모으러 뽈뽈 다니는 셰나가 구태여 저런 말을 한 이유는 뭐겠어???


즉, 가정을 해보자면 셰나의 말은 이런 결론이 된다.



나는 그림자가 되기 전에 멘탈 프린팅 기술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멘탈 프린팅 기술을 만든 세상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세상은 타기리온에 의해 멸망했고 말이야.


셰나의 말로 인해 우리는 셰나가 멘탈 프린팅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그러면 왜 ESPR에 몸을 의탁하고 있는걸까? 뭐가 아쉬워서? 자기 대장인 타기리온한테 부탁하면 안될까?


그 대답은 아마 이것일 테지.


현재 타기리온은 어떤 이유에서든 나설 수 없는 상황이며, 완전히 싹 날아간 멘탈 프린팅 기술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올렸어야 했다.


하지만 지원이 부족했다. 자기네 세상이 억겁의 세월동안 쌓아올린 기술을 혼자 힘으로 으샤으샤 한다고 재현이 될 리가 없지.


그래서 도와줄 사람을 물색했더니 짜잔! 지식 하면 눈이 돌아가서 지성을 잃어버리는 지식바보들, 가아그샤블라의 세력이 이 세상에 있잖아?


이들을 이용하여 멘탈 프린팅 자료를 모으고 찬찬히 기술을 완성시키자!


라는 생각 끝에 셰나는 ESPR에게로 찾아갔던 거임.



두고봐라. 얘 분명 멘탈프린팅 기술이 어느 정도 안정단계에 들어가면 바로 ESPR 통수치고 나 사실 타기리온 편임 지식바보들아 고마웠다 ㅋㅋ 하고 바이올린으로 즉석 통수환상곡 연주해줄거임.





3. 마왕순환론??


카사 스토리 전체를 관통할 수도 있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며, 여기서부턴 순전히 가정임. 



미리 결론을 말하고 시작할게.


- 현재의 타기리온은 멘탈 프린팅 세계의 대적자였으나, 주군을 배신하고 자신의 세상을 멸망시킨 타기리온에게 힘과 이름을 물려받고 새로운 타기리온으로 거듭났음. 


- 모든 마왕의 사명은 자기가 맡은 세계의 멸망이며, 그 사명은 해당 세계의 대적자가 타락할 경우 물려받게 됨.



인터루드 14 금태포엠에 이런 내용이 나와.



머리 잃고 날개 꺾인 새들의 왕이여. 

지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어떠하던가.

높디높은 심연에서 바라보던 감상과는 필시 다를 터인데.

마음을 정하면 제단에 이르길.

그녀는 애타는 풀무질로 숨을 고르며 그대 오기만 기다리고 있나니.



이를 하나하나 해석해보자면 이런 해석이 가능했음.



머리 잃고 날개 꺾인 새들의 왕이여.  (시무르그 프레임, 혹은 그 프레임의 주인을 상징)

지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어떠하던가. (하늘을 나는 새가 지상에서 풍경을 바라본다는 건 죽었다는 의미)

높디높은 심연에서 바라보던 감상과는 필시 다를 터인데.(뒤져보니 어떠냐 ㅋㅋㅋㅋ)

마음을 정하면 제단에 이르길.

그녀는 애타는 풀무질로 숨을 고르며 그대 오기만 기다리고 있나니.(호라이즌이 얼른 제단에 오기를 기다리고 있음) 


그대(호라이즌)를 기다리는 그녀는 현재 COW로 인해 봉인되어 있는 타기리온임.


왜 호라이즌의 몸체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뭐 뻔하지 지가 그거 꿀꺽 하려는거 아니겠어?


그러나 니들은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거임. 



아니 게이야. 타기리온은 멘탈 프린팅 세계를 멸망시킨 마왕 아니노??? 


시무르그 프레임도 못막을 만큼 그런 대단한 새끼가 뭐가 아쉬워서 자기보다 한 수 아래인 개체의 몸을 가져가려고 하노?? 앞뒤가 안맞잖아??



그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를 끼워맞추기 위해 내가 제안하는 추측이 바로 마왕순환론이야.


멘탈프린팅 세계를 멸망시킨 타기리온과 지금의 타기리온이 다른 존재라면 타기리온이 호라이즌의 육체를 원한다고 해서 딱히 이상할 것이 없지.


아니 게이야. 그럼 뭐가 어떻게 된거노?? 그럼 지금 타기리온은 원래 뭐였는데??


그 물음에 답해주기 위해 내가 또 가상의 시나리오를 하나 쪄왔다. 말이 맞아 떨어지는지 잘 지켜봐바.




잠시 정리해보자. 지금의 타기리온은 호라이즌의 육체를 원하고, 호라이즌의 육체는 왕의 보물이라고 셰나가 언급했어.


그리고 그 왕은 추정컨데, 멘탈 프린팅을 만든 세계의 통치자임. 


근거는 그늘의 밑바닥 스크립트에 멘탈 프린팅 보고서가 언급되는데, 거기에 000께서 용단을 내리셨다. 로 시작되는 내용이 적혀있어.


마치 높으신 분이 지시한 것 같은 투의 문장. 프로젝트의 총 지휘자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아까 1번에서 멘탈 프린팅 세계가 만들어낸 궁극의 육체가 호라이즌의 시무르그 프레임일 것이라고 가정을 했지?


그렇다면 왕의 보물이 있는 세상에서 높으신 분이 누굴까?


왕이지.


멘탈 프린팅 세상의 왕.


모든 육체 중에서 가장 찬란히 빛나는 보물, 시무르그 프레임을 갖고 있는 드높은 군주.


그리고 그 왕의 밑에서 세계를 지키기 위해 마왕에 맞서 싸우는 수많은 용사들이 있었을 거야.


현재의 타기리온은 인간 시절 저 군주에게 충성을 바치는 용사 중 한명이었겠지. 유력한 후보로는 대적자일 가능성이 아주 높아.



자. 여기서 위에 나온 금태 포엠을 다시 보자.


머리 잃고 날개 꺾인 새들의 왕이여. 

지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어떠하던가.

높디높은 심연에서 바라보던 감상과는 필시 다를 터인데.


마치 왕을 향해 조소하고 있는 투의 포엠이야. 누가 누구를 향해 죽어보니 어떠냐 라고 조소하는 걸까?????


상상이 가지? 내가 만들어낸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멘탈 프린팅 세계의 대적자였던 A는 시무르그 프레임의 소유자인 자기네 군주께 충성하여 마왕 타기리온과 싸워왔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A는 시무르그 프레임을 탐내기 시작했다.


왕만이 가질 수 있는 왕의 보물에 눈이 먼 그는 충성을 바치던 자신의 군주를 죽여버리고 만다.


그 때문에 구심점을 잃은 멘탈 프린팅 세계의 사람들은 마왕 타기리온을 기어이 이기지 못하고 멸망당한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은 대적자 A.


마지막 생존자들이 죽기 직전에 빼돌린 탓에, 자신이 그리 원했던 시무르그 프레임을 얻지 못한 상태다.


여기서 마왕 타기리온이 그에게 제안을 한다.


나의 사명과 이름을 이어받아 신성한 임무에 함께 동참하라.


무한한 숙명을 받아들여라.


왕도 죽고 모든 사람들이 죽어버린 마당에 여전히 왕의 보물을 손에 넣고 싶었던 A는 타기리온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여기서 기존의 타기리온은 세상을 멸망시킨다는 사명을 이행하고 사라지며, 타기리온이라는 지위는 대적자 A에게로 계승된다.


새로운 타기리온은 왕의 보물, 시무르그 프레임을 자신의 몸으로 하기 위해 오늘도 자매들의 수를 늘려가며 마왕으로서의 본업에 충실하게 임하는 중이다.



그래.


쿠데타야.


멘탈 프린팅 세상은 대적자가 탐욕에 눈이 멀어 쿠데타로 인해 멸망해버린거야. 


물론 그게 아니었어도 어차피 마왕에 의해 무슨 수를 썼어도 망했겠지만, 멸망을 앞당긴건 쿠데타였을거야.



내가 이렇게 마왕 순환설을 제시하는 근거는 7지에 등장한 네헤모트임.


싫어! 난 그걸 떠안기 싫단 말이야! 하면서 생떼를 쓰던 레이 선배가 어느 순간 군말없이 마왕으로 각성하여 미나 일행에게 나타났었던 걸 기억함??


반응을 보면 레이는 마왕 같은게 아니었어. 원래 마왕이었으면 알렌이 권할때 싫다고 하지 않았어야 정상임.


분명 코핀 함으로 봉인된 클리파 너머의 네헤모트와 레이 사이에 어떤 거래가 오갔었겠지.


어떤 식으로든 네헤모트가 자신의 지위와 힘을 레이에게 양위하도록 말이야.


레이가 그런 식으로 네헤모트로서 미나 일행에게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위에 언급한 마왕 순환설과 타기리온의 대물림도 일리 있다고 생각됨.





이상이다. 


존나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