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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목적으로 기사단을 습격하신 겁니까, 버밍엄 교수님?"


속박된 채로 일주일 가량을 방치됐으나 조디악나이츠 블루시프트의 기사단장 에스테로사 드 슈발리에의 안광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도 반짝였다.


"저번에 말하지 않았나."


그가 말하는 저번이란, 마지막으로 그녀와 대련을 했던 그 날 주고 받았던 대화를 말하는 것이었다.


"자네의 악몽에 대해 두가지 이야기를 했었지."


"하나는, 자네에게서 다른 단장들에겐 없었던 가능성을 찾았거나, 다른 하나는……."


에스테로사가 묻는다.


"멸망의 순간이 가까워 왔거나 말입니까……?"


"이 경우에는 그 두가지 모두가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지. 나는 별의 인도자는 아니지만, 자네에게서 가능성을 봤다네. 또한, '우리'는 이 땅에 멸망을 가져올 것이고 말이지."


"결론적으로는 나는 자네가 마음을 돌리기를 바라고 있네. 자네의 '버고 소드'가 우리와 함께 한다면 꽤 든든한 힘이 되겠지."


"저에게 무엇을 바라시는지는 몰라도 저는 기사단의 원칙을 저버릴 생각이 없습니다."


"그런가, 간단히 대화로 따라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네. 힘으로 자네를 제압해도 별 다를 건 없을테고 말이야."


버밍엄 교수의 의미심장한 말에 에스테로사의 눈에 불안감이 스친다.


"'블루시프트의 세 명의 생존자와 은신처의 정보를 입수했다.' 일단은 이 정도로만 말해두지. '자네의 칼이 부러지기 전에' 괜찮은 수확이 있길 바라네."


"잠깐, 그 말은……!"


에스테로사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버밍엄 교수는 등을 돌려 감옥에서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