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편    2편    3편










 "......어?"






 "이제야 정신이 좀 드냐?"






정신을 차렸을 때는 선로 위로 몸을 던지려는 나와 그런 내 팔을 붙잡고 있는 르네 씨가 있었다.






내가...왜 선로 위로 몸을 던지려고 했지...?






 "아...고, 고마워..."






 "갑자기 왜 그런 거야?"






 "...모르겠어.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음료수..."






 "응? 뭐라고?"






 "자판기에서 음료수 같은 거 마셨어?"






 "...어. 레쓰비 한 캔... 혹시?"






 "여기에도 이미 작업을 쳐놨나... 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이다."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야? 스트레가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가면서 얘기 해 줄게. 오늘은 걸어 가자. 데려다 줄테니."






 "그 거리를?"






 "카운터인데 걸어 다닐 수도 있는 거지. 좀 참아."






 "르네 씨는 일반인이잖아."






 "난 괜찮아. 그 정도 걸어갈 체력은 있어."












 "그래서 내가 있는 곳엔 어떻게 온 거야?"






 "그냥... 감이 좋지 않아서."






 "흐응, 그래...?"






 "스트레가에도 다녀 왔어. 가서 라우라에게 역들에 있는 자판기들에 주흔 해주를 부탁하고 왔지."






 "그리고 곧장 나한테 온 거야?"






 "응, 맞아."






 "뭐, 어쨌든 그 감이라는 게 굉장히 잘 맞아 떨어졌네. 덕분에 살았어, 르네 씨."






 "그래서... 어땠어?"






 "뭐가?"






 "직접 겪었잖아. 발푸르기스의 밤을. 생각나는 대로 나에게 말해 줘."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데..."






 "그냥 기억나는 것만 말해줘도 돼."






...떠올려 보자. 그 목소리를.






마치 악마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가자."






 "...가자고?"






 "응, '가자'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라."






 "또?"






 "...눈 앞에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 같아... 난 그것이... 정말 즐거워 보였고..."






 "축제... 즐겁다...라..."






 "분명 더 있었던 거 같은데... 미안 더 이상은 생각이 안 나."






 "아냐, 이 정도의 정보도 충분히 고마워. 축제란 말이지..."






 "뭔가 알아낸 거라도 있어?"






 "알아냈다고 해야 하나... 네가 가졌던 의문처럼 발푸르기스의 밤은 왜 여학생들을 굳이 조종해서 죽이는 걸까? 어쩌면 그들의 죽음에서 뭔가 얻을 수 있는 거 아닐까? 조종은 단지 수단일 뿐이고..."





 "...진정한 목적은 죽음의 수집이라..."






 "하지만 이것도 억측일 뿐이야. 우린 정보가 터무니 없이 부족해. 발푸르기스의 밤이 누군지도 모르고 어디에 있는 지도 몰라. 지금으로선 가정밖에 세울 수 없어."





 "다른 희생자들도 나와 같은 경험 끝에 투신 자살을 했을까?"






 "아마 그럴 거야. 축제를 겪었다면 틀림 없어."






문득, 시계를 본다.






지금 지하철을 탔으면 도착했을 시간인데...






거리는 한 반정도 남았다.






출석 종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왜 하필 걸어가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버스나, 택시를 탈 수도 있었잖아.






 "저기, 왜 하필 걸어가는 거야. 안 힘들어?"






 "걸어가야 너와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 다른 교통 수단은 듣는 귀가 있어."






 "아."






바로 납득했다.






 "사회에선 이 사건을 학업의 지친 학생들의 연속 자살 사건으로 마무리 하려고 하고 있어."






르네 씨가 입을 열었다.






 "한 명이라도 억울한 사람 덜 생기게 해야지. 설령, 그게 죽은 사람일지라도."






 "......르네 씨는 귀신을 믿나 봐?"






 "사람이 몸에서 괴상한 능력을 쓰는 세상인데 귀신이라고 못 믿겠어?"






 "하긴 그렇네. 후훗"






조금 웃겼다.






 "르네 씨, 궁금한 거 하나만 묻자."






 "뭔데?"






 "발푸르기스의 밤이 뭐야? 우리가 쫓는 그 사람 말고. 무슨 의미가 있는 거 같던 데?"






 "뭐야. 모르고 있었어? 나는 알고 있는 줄 알았지."






르네 씨의 설명 시간이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독일 지방의 말하자면 전통 축제다. 원래는 기독교의 성녀 발부르가가 교황 하드히아노 2세에 의해 시성된 날 전야가 기원이야."





 "원래도 축제였네?"






 "응, 맞아. 그런데 이 이미지가 예언자 혹은 약사나 같았던 중세의 지혜로운 여성 이미지와 부합되고, 15~16세기의 마녀 문학들 및 근대 기독교의 마녀사냥에 의해 이미지가 미묘하게 변질 되었어."





 "변질?"






 "그래, 그래서 발푸르기스의 밤 하면 다들 마녀들의 연회라고 자주 떠올리지. 가끔 악마나 요정, 요괴들도 잔치에 참여하곤 해. 발푸르기스의 밤은 여러 매체와 문학에 등장하지만 가장 유명한 건 바로... 괴테의 파우스트지."





 "내가 지금 읽고 있는 거야."






 "이처럼 사람들을 홀리는 마녀들의 밤을 Walpurgisnacht(발푸르기스의 밤) 다른 말로는..."












 "Hexennacht(헥센의 밤)이라고 하지."
















오늘 분량은 내용 설명이라 조금 짧습니다. 그리고 읽었으면 댓글 좀 달아줘요. 댓글 보는 재미로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