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https://arca.live/b/cyoa/45693359

원글(인터랙티브): https://arca.live/b/cyoa/48100639

인터랙티브 링크: https://thedreamwalker001.neocities.org/reincarnatedSoWhat/


이 쵸아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본인이 CYOA라는 것에 입문하게 된 계기였기 때문


내가 태어나서 최초로 설정집까지 구매해서 소장한 라이트노벨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의 2차창작 CYOA이다.


이 라노벨은 주인공이 거미로 전생했다는, 독자층 썰어내기 딱 좋은 쌈빡한 설정을 가지고 와서는, 생각보다 굉장히 탄탄하고 흥미로운 세계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성장 전개, 부랄을 탁치게 만드는 서술 트릭 및 클리셰 파괴로 팬층을 확보했다.


비록 초반부와 이후의 전개가 많이 달라서 호불호가 많이 갈렸지만 꼴에 마이너 갤러리도 있을 정도의 인기는 있었다. 


코믹스도 나오고, 이윽고 24화 구성 2쿨 애니화라는 쾌거를 이루어냈지만



황야를 숲이라고 우기는 연출과 웃음벨스런 3D로 애니가 망해버리고, 

피와 불로 이루어진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 조용했던 21년 7월 말의 마이너 갤러리. 


고인의 생전 약간 쩔었던 모습을 보러 온 조문객들에게 함무바라를 시전하며 근근히 버티던 그 곳에 홀연히 이 CYOA가 올라왔었다. 


국내 어느 블로그에 올라오던 웹연재 번역으로 시작해, 그것의 서적화, 국내 정발, 애니화까지 모두 함께 지켜봐왔던 와타시는 텍스트 게임과 TRPG에도 관심이 있었기에 즉시 개같이 꼬라박았다. 


그 결과 난 지금 여기서 공모전 글을 쓰고 있지.


한편 웹소설 원작은 용두사미를 넘어 용두니미를 방불케하는 결말로 거미박이들의 뒤통수를 갈아버리고 기약없는 애니화 2기를 부르짖는 망령으로 만들어버리고 말지만 여기까지.


라노벨 리뷰같은거 보고싶지 않을테니 CYOA 소개로 들어가자. 



이 CYOA에서 너는 본래 다른 이가 맞아야 했을 차원 공격을 좌표 찐빠로 인해 대신 맞아 죽었고, 

그 보상으로 이세계에 전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근데 그냥 전생하면 재미없으니, 재미만 있으면 뭐든지 오케이인 악신 D의 권능을 빌려 전생 특전 치트도 받아간다.


넌 원하는 능력을 얻는데 쓸 수 있는 '스킬 포인트'와, 이세계에서 겪게 될 운명을 정하는데 쓸 수 있는 '운명 포인트'를 얻는다.


이제 너는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의 세계에서 어떤 종족으로 태어나, 어떤 능력을 갖고, 어떤 운명을 만들어 나갈지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쵸아는 뭐가 대단해서 소개하는가?




1. 깔끔한 설정 설명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도록 설정들을 간략히 정리한 탭이 준비되어 있다.

이건 읽으면 좋고, 읽지 않아도 선택지 자체에 설명을 적절히 녹여내서 이해에 큰 지장까지는 없다.

게다가 추가 설명이 필요한 선택지의 경우, 그 선택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버튼(인터랙티브 판은 애드온)이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를 위한 배려는 최대한 되어있는 셈이다.

평범한 이세계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은 세계관에 대한 고증도 충분히 깔려있어, 원작 모르는 채로 한다면 생각해 볼 거리도 있음.



2. 다양한 빌드 지원

크게 보면 짤 수 있는 빌드는 마법파와 육체파로 갈리지만, 속성 특화나 성장 보정같은 자잘한 컨셉 선택지들이 다수 존재해서 세세한 부분에서 갈린다.

아무래도 원작부터 마물이 주인공이다보니 이종족 빌드에 대한 지원도 상당한 편이라, 개인적으로 최대로 즐기려면 마물 전생을 하는게 좋아보임



3. 흥미로운 스탯 변화

거의 모든 선택지에는 '스탯' 변화가 붙어있다. 

무력, 마법, 육체, 생존, 자유로 이루어진 5개의 스탯이 선택지에 따라 변화하여, 자기가 어떤 스탯에 특화된 전생자가 될 지 한 눈에 보는 재미가 있음.


끝부분에는 플레이어의 최종 스탯을 보고 그 스탯에 대한 간략한 평가를 해준다. 

여기서 일정치 이상 초과할 경우,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그 능력을 직접 목격한 누군가의 시점'에서 쓰여진 짧은 기록을 보여주는데 뽕맛이 상당한 편. 

개인적으로 최고로 뽑는 부분은 육체 스탯의 이거.



4. 다양한 이벤트

운명 포인트를 써서 고를 수 있는 운명들도 볼거리. 


자잘한 사건부터 인생업적이라 부를 만한 것들까지 다양한 한편, 성향에 따라 선택하기 전에 고민하게 만드는 것들도 다수라 다른 빌드를 짜보고 싶게 만든다.



5. 특별한 선택지들

다른 cyoa의 팩션에 해당하는 '후원자' 탭과 사용자의 멘탈을 대가로 절대적인 힘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지배자 스킬' 탭은 그 자체만으로 이 cyoa를 추천할 이유가 된다.


빌드의 컨셉을 잡는데 큰 도움을 주는 '후원자' 탭의 존재로 인해 다회차에도 큰 무리가 없다. 각 후원자에 따라 전용 특전과 이벤트도 존재해서 상상하기 좋다.


지배자 스킬의 경우 아주 강력한 스킬임에도 불구하고 취득에 아무 포인트도 요구하지 않지만, 선택할 수록 그 스킬에 정신이 잠식된다는 설정으로 인해 어느 하나도 맘놓고 고르지 못하게 만드는 쫄깃한 맛이 있다.



6. 깔쌈한 분량

몇 개 고르고 끝날 정도로 짧지도 않으면서, 하다가 지칠 정도로 과하게 길지도 않아서 적당히 플레이하기에 좋다.


원본에선 펼치기/접기 기능을 활용한 부분이 돋보이는데, 길게 하고 싶으면 자세히 읽게 해주고 짧게 하고 싶으면 대충 읽고 넘길 수 있도록 분량조절을 영리하게 했다는 느낌을 받음.



7. 원작에 대한 리스펙트

안 그런 2차창작 cyoa가 어딨겠냐마는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만한 포인트가 이곳저곳에 많이 숨어있고, 사용된 이미지들도 원작 라노벨 삽화를 맡은 키류 츠카사의 화려한 그림이라 알아보는 데에 쏠쏠한 재미가 있다. 그 덕에 오리지널 캐릭터인 T도 필요 이상으로 튀지 않고 세계관에 잘 녹아드는 편.


원작 있는 cyoa의 국룰, 10년 빠른 스타트나 원작과 다른 전개로 전생하는 선택지도 존재하므로 그런 플레이를 할거라면 안심.




원본은 접기/펼치기로 이루어진 텍스트 cyoa지만, 누군가 인터랙티브로 만들어준 버전도 있어서 입맛대로 즐길 수 있기까지 함

만들어진지 꽤 된데다 2차창작물이라 안 해본 쵸붕이들 나름 있을거로 생각하는데, 내 사심을 제외하고라도 츄라이해볼 만한 쵸아인 것은 분명함




그리고 끝으로 한마디




아리엘은 귀엽고 개꼴립니다

반박안받음


그럼 이만

꼭 찍먹해보고 가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