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는 어떤 동물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나, 좀더 정밀하게 연구할 때는, 태아 살해가 살인으로 인정될 수 있는 합리적인 한계를 발견코자 헛되이 애써 온 법률가들이 매우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그것이 대단히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종종 깨닫게 된다. 생리학은 죽음이 돌발적이고 순간적인 현상이 아니라 대단히 긴 과정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만큼, 죽음의 순간 또한 규정할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생물체가 각 순간마다 같은 것이며, 또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각 순간마다 외부에서 섭취한 물질을 동화(同化)하고 자체로부터 다른 물질을 배설하며, 또 각 순간마다 유기체의 어떤 세포들은 죽고 새 세포들이 형성된다. 그리하여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에는 이 유기체의 물질은 완전히 갱신되어 다른 원자로 바꾸어진다. 그러므로 모든 생물체는 언제나 같은 것이면서도 같은 것이 아니다."

현대 유물론의 입장과 다를 것 없는 엥겔스의 견해보다는 19세기에 이런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