킷카 자료 찾아볼려고 꺼무위키를 둘러보던 중 일본 항공기 틀에서 우연히 이걸 발견했다.



뜬금 BR.20이 왜 일본군 항목에 있는거지?


 

BR.20 , 인게임에서 이탈리아 1랭 폭격기 라인에서 볼수 있는 놈이다. 

인게임에서의 성능은 랭크 대비 치고는 그렇게 썩 특출나지는 않지만 나쁜편도 아닌 적절한편.

 

인게임 내에서 김대기 같은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 폭격기가 저 머나먼 일본에서 나름 훌륭한 공적을 세운 데에는 이유가 있다.


때는 1937년, 광복군 출신 비밀 공작요원인 모전구렴야 덕분에 중일전쟁이 발생하고 광활한 중국 전선을 점령하는데 있어서 장거리폭격기의 중요성이 부각되던 시절


일본 육군: 여보쇼, 육군 비행대. 내가 차마 이 얘기는 하지 않고 그냥 못넘어가겠어  


육군 항공대: ???


일본육군: 육군 비행대 지금까지 뭐했노 이기야. 해군놈들은 지금 폭격기로 열심히 중국대륙에서 쑥재배 하고 있는데 거 육군비행대는 뭐했어. 어? 제대로 폭격도 못하는 장거리 폭격기연대 맨들어 놓고 나 비행대장이요, 나 항공군 사령관이요 이렇게 꺼드럭거리고 말았다는 겁니까? 북끄러운줄 알아야지!  




당시 일본 육군의 주력 장거리 폭격기는 미츠비시 사에서 제작된 93식 중폭격기였음. 

폭장이 최대 1500Kg으로 그당시 일본 폭격기치고는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였지만  엔진 마력이 700언저리 정도라 아무리 속력을 내봤자 200km정도 수준 밖에 안나왔고 그마저도 엔진고장 및 냉각수, 기름유출, 브레이크 불량등등 온갖 트러블을 안고 다니는 소위 날아다니는 종합 병원이었음.


육군항공대: 조금만 더 시간이랑 예산을 주신다면...



일본육군; 시끄럽고, 좀 쓸만한 장거리 폭격기들을 새로 만들건  개량하건 구해오건 간에 폭격 전과 좀 확실하게 내라. 



육군항공대는 이미 전쟁 이전부터 93식 중폭격기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고 후속기인 Ki-21폭격기를 배치하려 했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수가 너무 부족했었다.





  육군 항공대: 육군청 머저리들은 아무것도 모른데스우. 와타시 같이 세레브한 고급인력들을 이렇게 개차반하다니 테챠앗!!!


여하튼 간에 이 부족한 폭격기 수를 채우기 위해서 일본 육군은 고심하다가 스페인 내전에서 활약하는 이탈리아한테 폭격기를 팔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


 

육군 항공대: 이태리 상, 이태리 상, 오마에타치의 폭격기들이 스페인에서 활약하는거 잘봤다데스웅~, 혹시 그 폭격기들 우리한테 좀 팔아볼 의향이 없냐 레후?




이탈리아 공군: 저기, 지금 우리도 쓸거 부족한데 한 번 도이치한테...


 무솔리니: ㅇㅋ 


이탈리아 공군: ??? 아니 두체, 우리도 지금 신형기 나올때까지 저걸로 버텨야하는데....


무솔리니: 마! 우리가 남이가! 같은 파시스트끼리 서로 돕고사는게 의리아니겠나


(실제로 이탈리아는 자국 폭격기 요구 사항보다 일본 폭격기 주문의 우선권을 기꺼이 주었다.)


이탈리아 공군: 씨발


일본 육군항공대: 이태리상도 와타치의 매력에 메로메로된 테치? 오마에는 빨리 와타시타치를 위한 세레브한 폭격기들을 보여주는 테치!


무솔리니: 뭐, 카프리니(Ca-153)랑 BR.20폭격기가 있는데 둘중에서 뭐 고를래?


일본 육군항공대: 흠... 카프리니는 별로 규격이 안맞으니까 그나마 규격에 적합한 BR.20을 고르겠다 데스웅



그렇게 BR.20후기형 85대가 1938년 2월에 만주로 배달되었음.

이렇게 도착한 BR.20들은 이식 중폭격기라고 불리면서  Ki-21 폭격기랑 함께 구식인 93식 중폭격기를 대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음.


BR.20은 당시 일본이 보유한 중전투기들 중에서도 고속에 폭장이 많은 축에 속했고 결과적으로 장거리 폭격 임무를 분담했던 초기 Ki-21과 마찬가지로 중국 전투기들로부터 큰 손실을 입힘. 


그리고 기체에 달린 브레다 12.7mm기관총이 일본한테 역설계되어서 호-103이라는 항공기관포를 생산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함. 


이렇게 그 당시에 일본에서는 나름 쓸만한 폭격기였기에 훗날 일본군이 마우저포를 애지중지 하듯이 이 폭격기도 애지중지하였지만 보수유지에 필요한 부품들이 한정되어서 가동률이 낮았고 폭격기와 함께사온 이탈리아제 규격 부품이랑 폭탄들도 다 써버리고 맘. 하지만 그래도 성능 하나는 만족했는지 후계기인 97식 중폭격기가 완전히 자리잡을때까지 계속 일본 육군 내에서 쓰였다고 함. 


이 폭격기들은 이후 중국전선 뿐만 아니라 할힌골 전투에도 일부 참가한 기록이 있고 일선에서 모습을 감추던 시대가 무려 1945년이였다고 하니 일본육군은 이 비행기를 정말 애지중지 굴렸던 모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