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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건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가 아니라 옆집에 사시던 어떤 친절한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임. 진짜로 있었던 이야기이고 약간 좀 가물가물하긴 한데 하여튼 일본군에 끌려가셔서 버마에서 고생을 하셨다고 함.


이야기의 시작은 1944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감 그때 이 할아버지가 수원군 일왕면(지금의 의왕시) 출신이신데 이 무렵에 일본 순사한테서 징병 통지서를 받았다더라 아무튼 그렇게 자신을 홀몸으로 기르신 어머니를 혼자 냅두고 결국은 당시 경성에 있던 보병 106 연대로 반강제로 차출되셨다고 했음. 


 그 뒤로 몇개월간 훈련을 받았는데 이때 일본인은 물론 일부 조선군 출신인 윗선들한테도 차별받고 많이 맞았다고 했었음.(그래도 개중 일부는 담배 나눠주면서 이야기가 트거나 일본 선임들이 명령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때린것도 있다고 함.)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초여름이 될 무렵에 야간 열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을 하시고 여기서 다시 배를 탄 뒤 장장 보름이라는 시간동안을 남쪽으로 향하셨다고 했음. 


이때 또다른 지인이 152연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이 수송과정에서 미군의 폭격에 수송선이 격침당하여 사망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심. 


그렇게 배를 타고 필리핀을 거친 뒤 소남(昭南, 지금의 싱가폴) 에 도착하셨고  또 열차를 찬 뒤 버마 남쪽 국경까지 가셨다고 함. 


도착하고 맡은 업무는 경비 업무 같은 것을 맡으셨는데 이때까지는 그럭저럭 조선에서 훈련병 시절보다 조금 나은 생활이였다고 말했음.(찌는 더위와 모기, 때때로 도는 전염병에 다소 부족한 식사량을 제외하자면).  그러다가 시간이 약간 흐른 뒤 1945년에 처음으로 전투를 겪게 되셨음. 당시 버마의 상황은 그 전설의 광복군 출신 초식남이 임팔전선을 거하게 말아드시고 버마전선 일본군들이 궤멸된지라 영국군들이 버마 중심부로 원할하게 진격을 하고 있었는데 이때 106연대가 포함된 49사단이 몰려오는 영국군들을 막으라고 파병이 된거임. 


그 할아버지가 전투로 파병된 곳이 메킬라, 지금의  메이크틸라라고 불리는 버마 중앙의 지역인데 여기서 공세로 나가 영국군들이랑 교전을 했다고 함. 


이때 그 할아버지가 영국군은 생각과는 달리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체구가 우리보다 약간 컸다고 말했는데 아마도 당시 영국군 소속 인도군이랑 교전을 한 것 같아보였음. 전투 직전에 이전에  영국군과 전투를 치룬 168연대원 생존자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몰골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함. 말그대로 인도인 전차부대에 당해서 뼈도 못추렸다는데 이때 이 모습에 이 할아버지가 순간 전쟁터에 와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함. 


그렇게 3월  둘째주에 전투를 치뤄서 어찌어찌하여 메이크틸라를 탈환했지만 이미 피해가 너무 심각했었음.  

이때 할아보지 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인도군의 영국 전차가 일본군 벙커 몇개를 순식간에 뜷고 무한궤도로 일본군을 짖어밟아버린 것과 눈앞에서 포격으로 전우 몇명이 사지분해가 된채 공중으로 날아가버린 것이랬음. 


그리고 전투가 끝난 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다가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일본은 절대로 못이긴다, 과연 내가 살아돌아갈 수 있을까?'였다고 함. 그뒤로 몇번 더 영국-인도군이랑 전쟁을 치뤘는데 충격이 너무 컸었는지는 몰라도 일본군 병사들 눈에띄지 않게 혼자서 조용히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맨날 밤에 울고 신한테 제발 저에게 '아침해를 하루만이라도 더 보게 해줄 기회를 주세요'라고 기도를 했다고 함.


그러다가 시간이 더 흐르고 싯탄강 부근에서 벌어지던 전투 도중 영국군이랑 교전을 벌이다가 지근탄을 맞고 정신을 잃었다고 함.  이때 일본군이 워낙 보급이 빌빌거렸던 때인지라 패혈증 증상이 보여서 다리 절단까지 갈 뻔했는데 천운이 따른 것인지는 몰라도 상태가 그럭저럭 호전 되어서 한동안 목발 생활하다가 (좀 상처가 많이 곪았던 것을 제외하면) 다리를 움직이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판결을 받음. 이뒤부터 방어전을 계속하다가 종전을 맞이하고 영국군한테 항복하게 됨. 이때 영국군 구두 닦아서 난생 처음으로 초콜렛 얻어먹었다기도 하더라. 


그뒤 2년후에 싱가폴로 갔다가 영국선박 타고 사세보항으로 갔다가 다시 1948년에 부산항으로 돌아오면서 장장 몇년간의 지옥 생활을 마쳤다가 돌아오셨음. 집으로 돌아오니까 집이 이사간줄도 모르고 한동안 방황하다가 우여곡절끝에 집으로 돌아왔을때는 이미 아들이 죽은 줄 알고 어머니가 초상치르기 직전까지 갔는데 해골처럼 초췌한 아들이 집에 돌아오자 끌어안고 몇시간을 울다가 기절하셨다고 함. 

그뒤로는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셨음 메데타시 메데타시


















































는 개뿔임. 그때는 아무도 몰랐음. 이게 2년뒤에 닥쳐올 이야기의 프롤로그였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