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챈러스 채널

안녕하세요.

Dennis0203입니다.

오랜만에 큰 글 좀 올립니다.

 

한국GM 관련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꺼내고, 관련 소식들을 알아보면서, 제가 팍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찾아본 바로는 포스코그룹 산하의 포스코대우가 자동차 사업에 관심이 있고, GM 본부가 "대우자동차"라는 상표권을 순순히 넘겨 줄 가능성이 없다는 지인 분의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해본 거는 이렇습니다. 조금은 말이 안 될 수도 있겠다만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다음 문장과 같아요.

 

"만약에 포스코대우가 포스코 명의로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다면 얼마나 가능성이 있을까?"

 

예, 그렇습니다. 대우자동차 상표권 획득이 완전히 차단되었다는 전제 하에, 포스코대우가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만한 방안을 짜 보는 겁니다. 그래서 먼저 대우자동차에 대한 식견이 높은 분께 이 아이디어를 먼저 전해드렸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서 정리를 좀 해 보았습니다.

 

......

 

아래는, 이 제안이 현실화되기 위한 세 가지 주요 조건입니다.

 

1. 포스코대우가 자동차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2. 한국GM의 철수, 최소 생산라인 전면 철수 수준의 구조조정이 발생한다.
3. GM 본사에서는 "대우자동차" 브랜드 사용권의 거래 자체를 거부한다.

위와 같은 시나리오를 떠올려본 배경은, 먼저 포스코대우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차 사업이 배경이 되었습니다. 작년 즈음에 쌍용자동차 및 사우디 정부와 손을 잡고 "대우자동차" 명의로 차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 있었지만, GM 측에서 "대우자동차"의 상표권이 자사 측에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저지해서 포스코대우의 참여가 결렬되었다는 식입니다.

 

또한 구 우즈대우(UZDaewoo), 즉 지금의 레이본(Ravon)이 대우 토스카의 플랫폼을 GM으로부터 구입하려고 했지만, GM 본사에서 중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넘겨주지 않았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즉, 적어도 GM 본부 측이 대우자동차 자체를 완전히 지우려 작정했대도 이상하지 않고, 그 어떤 조치를 해서라도 경쟁사에게 득이 되는 행위를 안 하겠다고 작심한 샘입니다. 동시에 미국, 중국 밖에서는 구조조정만 열심히 단행하고 있죠.

 

물론 한국의 경우는 그나마 아시아태평양 본부로 승격되고 신차 2종, 새 엔진 1종을 개발, 생산하며 한국산 부품 구입량을 늘리겠다고 해서 어느 정도 진정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헛점이 있는 게, 중국 시장이 빠지는 바람에 총 9개국의 4만여대 수준의 시장만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을 합쳐도 20만대에도 못 미치고, "10년간 철수하지 않는다"는 전제도 "10년이 지난 후에는 철수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올 여지가 있습니다.

즉, 한국GM은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해냄으로서 일단 숨은 돌렸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불안요소가 많다는 겁니다. 앞으로 철수를 시도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셈이고, 언론들도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

 

한편, 포스코대우는 자동차사업과의 연줄이 의외로 깁니다. 이미 1984년부터 자동차 부속을 생산하는 역할을 맡았고, 공식 사이트를 보면 엔진, 변속기, 스티어링, 구동계, 타이어, 배터리, 휠을 비롯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으며 생산설비 사업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미시건에서 자동차 부품업체의 부품 조립라인을 지어준 전적도 있어요.

게다가 2018년 초에 발표한, 포스코대우 측의 주요 핵심사업으로 자동차 사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스코대우의 차기 사업 전략의 ‘투 코어+쓰리 익스팬션(2 Core+3 Expansion)', 즉 핵심사업 2종+규모확장 사업 3종 중에서 앞으로 사업을 키울 분야들 중 하나가 자동차 부품 사업이에요. 기사에서 좀 더 자세한 내역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동차부품 분야에서는 부품 현지 공급체제를 확대하고,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 관련 신사업을 개발한다.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 부품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해외 녹다운(Knock Down, 부품 수출 후 현지 조립)사업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차 분야에서는 국내 전기차 플랫폼 개발사와 협력해 전기차 플랫폼 수출 등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즉, 해외에서 자동차 생산을 진행하는가 하면, 국내 업체와 손을 잡고 자동차 플랫폼을 수출한다는 것이 요점입니다. 자동차 자체개발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만약에 포스코대우가 "자체적인 자동차 라인업"을 원한다면 어느 정도 준비는 되어있는 셈입니다. 다만 딱 하나, 포스코대우가 자체 자동차를 만들고자 한다면, "제품개발팀"이 꼭 필요합니다.

 

......

한국지엠 철수가 결정나고 대우자동차 사용권을 본사가 양보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포스코대우를 통해 "포스코 오토모티브(가칭)"가 등장한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시작은 이렇게 할 수 있을겁니다.

 

먼저, 외부 업체의 차량 외주생산을 하는 걸로 "포스코 오토모티브"의 서문을 열 수가 있습니다. 국내 업체가 되든, 해외 업체가 되든, 타 업체의 차량부터 위탁생산하는 걸로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다면 "제품개발팀"이 없을 때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잘 하면은, "외제차의 현지생산"이라는 의의를 통해 시장에 큰 변혁을 일으킬 수도 있고요.

이런 경우에는, 포스코가 부품을 대 주는 업체의 차를 현지생산해 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만약에 포스코대우가 부품을 대 주는 곳이 한국지엠이고, GM이 포스코 오토모티브의 자율권을 크게 침해하지 않는다면 한국지엠의 차를 대신 생산해줄 수도 있겠고, 르노삼성자동차의 전기차 및 상용차 라인을 위탁생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할 수 있을겁니다.

 

또한 대한민국 수입차 시장에 관심이 많은 외국 업체들, 예컨데 포드나 BMW, 재규어랜드로버같은 곳과도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다면, 이쪽 차들을 위탁생산해서 한국에서 판매하는 것도 나름 방법이 될 테고요. 비록 수요가 충분히 날 것인가가 걸리겠지만, 만약 된다면 그것도 방법이지요.

 

이때 중요한 것은 어디에 공장을 세우고, 어떤 업체랑 손을 잡으며, 현지생산을 통해 자동차 설계와 플랫폼을 이해할 수 있는가일겁니다. 공장은 개인적으로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인근이나 포항시 쪽 설립을 생각해보았고, 구 대우자동차 인도 공장이 GM 소유+완전히 방치중이라는 걸 보면 성사 가능성은 낮지만 한국지엠 군산공장 매입도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잘 하면은 군산시의 실업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포스코 오토모티브"를 통해 생산한 차들이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독과점 상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인지도와 신뢰도를 충분히 쌓을 수 있을겁니다. 가격, 서비스, 마케팅 부문만 잘 잡는다면요.

(2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