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 한국에서 재수하고 대학갔다가, 시류에 편승했던 과가 폐과먹고 전입한 다른 과에도 적응 못해서 결국 군대부터 가기로 함


거기까진 그렇다 치는데 가보니까 건강문제로 군대 빠꾸먹고 그대로 검사다 뭐다 해서 1년을 날림


다행히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되서 원래 꿈이었던 유학 갈 결심하고 복무중에 틈틈이 공부하면서 밤에 학원다님. 아침 8시에 나가서 저녁 11시에 집에 들어오는 생활인데 월급 다 학원에 때려넣고도 모자라서 하루에 두끼 먹으면 많이 먹는 거였음. 토플비용 그렇게 비싼지 처음 알았다.. 일하는 곳에서도 기특하다고 공부할 수 있게 많이 배려해주고, 해외도항허가도 내줘서 어떻게 시험도 치고 1지망은 아니더라도 마지노선이었던 3지망 합격함. 원하던 국립 못 가서 부모님한테 도게자 박고 취직해서 갚을테니 사립 갈 비용 좀 대달라고 부탁하는데 인생에서 그렇게 죄송한 적은 처음이더라.


이거저거 문제도 해결되고, 복무도 끝나고, 기숙사도 잡고, 비자 받는 것만 남았는데 3월에 비자 신청하러 간 그날 돌아오는 길에 일본이랑 느그나라랑 외교마찰로 비자발급 전격정지 기사가 뜸. 그걸로 딜레이가 되던 게 코로나로 일본이 쇄국정책 펴서 2년동안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었음. 작년 5월에 우연히 아메로 홀로 입문하지 않았으면 훨씬 더 힘들었을거야. 결국 3학년 되서야 일본 입국함. 원하던 캠퍼스라이프, 특히 신입생으로서 기대했던 건 이미 흔적도 없고 취활준비를 해야하는 현실에 맞닥뜨림. 오늘도 대학생의 삶은 개뿔 방에서 5시간동안 취활강좌 듣고 할 거 준비했음..


그래도 많은 일 겪으면서 세상만사에 감사하며 사는 마음을 배웠다. 지금도 세상이 밉지만 동시에 모든 게 끝난 것도 아니고 아직도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