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수천가지가 넘는 맥주가 있다보니 때론 맥주를 종류별로 분류할 필요가 있어. 필요에 따라 분류하는 기준도 여러가지가 있지. 일단 여기서는 일반적인 맥주의 구분법에 대해서 설명해볼게. 가장 기본적이고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방법은 맥주를 제조할때 어떻게 발효시키는가 하는거야. 크게 상면발효맥주와 하면발효맥주로 나눠지지. 상면발효맥주는 발효시에 효모가 맥주면 위에 떠서 발효되고, 하면발효맥주는 바닥에 가라않아서 발효돼.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효모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야. 대부분의 맥주는 이 두가지 분류로 나누어 질 수 있어. 이 외에도 이 두가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람빅맥주가 있는데 이녀석은 나중에 따로 이야기할께. 상면발효맥주는 에일(Ale) 이라고 부르고 하면발효맥주는 라거(Lager) 라고 불러. 일단 이렇게 나누어진 후에는 맥주의 생산지, 원료, 도수, 쓴맛의 정도, 향, 색깔 등 다양한 기준으로 다시 나누어져.






상면발효맥주는 말하자면 맥주의 원형이야. 현대의 에일맥주와는 다르겠지만 이미 기원전 수천년전 히타이트나 앗시리아에서도 보리로 맥주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어. 그리고 약 2-300 년 전까지만해도 맥주라면 대부분 에일을 이야기하는 거였지 하지만 현재는 라거에 밀려서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많이 생산되지 않아. 현재 에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영국, 아일랜드, 벨기에이고, 그외에도 독일, 미국, 캐나다에서도 적지않게 생산돼. 하지만 그 외의 나라들에서는 대부분 라거가 대세야. 에일맥주의 가장 일반적인 특징은, 일단 탄산이 적고 색깔이 진하다는거야. 그리고 라거보다 대체적으로 좀 더 달콤하면서 복잡한 맛을 지니고 있지. 라거가 쓴맛의 청량함으로 마신다면 에일은 좀더 풍부하다고나 할까. 때문에 과일이나 꽃향기가 나는 에일이 흔하지. 하지만 에일도 종류가 많다보니 이렇게 딱 부러지게 구분되지는 않아. 에일은 다시 크게 색깔에 의한 구분(페일에일, 브라운에일, 다크에일)과 지역구분(벨기에에일, 독일에일), 원료(밀맥주)구분 그리고 발리와인 으로나누어져.



페일에일 - 에일중에서 비교적 밝은 색깔을 가진 녀석들을 페일에일이라고해. 밝다고 해도 필젠타입의 황금빛이 아닌 투명한 밝은갈색정도가 대부분이야. 영국에서 주로 마시는 비터가 전형적인 페일에일이지. 그외에 조금 진하긴 하지만 인디안 페일 에일 (IPA)나 독일 뒤셀도르프의 알트비어도 페일에일의 종류에 속해. 앰버에일이라고 부르기도 해.

브라운에일 - 페일에일보다는 검고 다크에일보다는 밝은 중간정도 녀석이야.진한 갈색이지만 어느정도 투명하게 보이긴 하지. 어중간한 녀석들이다보니까 종류가 많지 않고. 대부분 상표에 \'브라운에일\' 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 뉴카슬 브라운에일이 가장 대표적이야.

다크에일 - 이녀석들은 완전히 불투명할 정도로 진한 갈색이거나 검은색인 녀석을 말해. 다크에일은 크게 스타우트와 포터로 나누어져. 원래 스타우트는 좀더 강한 포터를 말하는 말이었는데 요즘은 포터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포터나 스타우트나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정확히 말하면 대부분 스타우트라고 하지만 간혹 포터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있는 정도? 그리고 스타우트는 다시 아이리쉬 스타우트, 임페리얼 스타우트, 발틱포터 등으로 나누어지고. 아이리쉬 스타우트는 기네스로 대표되는 가장 일반적인 스타우트이고,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러시아 황실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스타우트인데,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게 도수와 맛을 일반 스타우트보다 훨씬 강하게 한게 특징이야. 그리고 발틱포터는 말 그대로 발트해 연안국가에서 만들어지는 스타우트이고. 이녀석들도 일반 스타우트보다는 더 강해.

벨기에에일 - 벨기에는 영국을 제외하면 가장 에일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일거야. 당연히 종류도 많고.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맥주라면 수도원맥주들이 있어. 물론 벨기에 말고도 수도원에서 맥주를 만드는 나라는 많지만 일반적으로 수도원맥주라고 하면 벨기에 수도원 맥주를 말해. 정확히 말하면 수도원의 기술로 양조회사에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주갤에서 인기많은 레페나 두벨(Duvel)이 대표적인 경우이지. 수도원맥주의 일부이지만 따로 분류하는 트라피스트 맥주도 있고. 그외에도 색깔에 따라 앰버, 블론드 등으로 나누기도 하고, 도수에 따라 두벨(Dubbel) 트리펠, 쿼드루펠 등으로나누기도 해.

독일에일 - 독일은 라거의 나라답게 에일의 경우도 다른 나라보다는 조금 낮은 온도에서 만들어. 덕분에 에일이면서도 어느정도 라거에 가까운 맛이 난다는게 특징이랄까? 가장 대표적인 쾰쉬같은 경우는 그냥 보기에는 라거하고 구분이 되지 않지. 황금빛에 풍부한 탄산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맛을보면 에일맥주의 특징이 잘 들어나. 쾰쉬와 함께 독일에일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알트비어의 경우는 전형적인 페일에일이고. 하지만 독일에일의 가장 큰 특징은 밀맥주가 많다는거야. 벨기에도 밀맥주를 만들긴 하지만 대부분의 밀맥주(weisse, hefeweissen등)는 독일에서 만들어지지. 그리고 이놈들은 대부분 상면발효맥주들이야.

발리와인 - 한국말로 보리와인인데, 말 그대로 보리로 만든 와인이야. 와인처럼 통속에서 숙성시키고 병입후 오랜기간 다시 보관해야 하지. 수십년이상 보관하는 경우도 있어. 보통 맥주보다 도수가 강하고(약 10 -12 %) 가 , 숙성을 하다보니 맥주특유의 호프, 몰트 외에도 다양한 맛과 향이 나는게 특징이야. 그런데 생산량이 많지 않고 가격이 비싸.










하면발효맥주(라거)는 비교적 최근의 발명품이야.약 500 년전에 처음 만들어 졌으니 에일에 비하면 꽤나 짧은 역사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현재는 라거(정확히는 필젠)이 에일을 밀어내고 맥주를 대표하게 되버렸어. 이렇게 된데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영향이 커. 라거는 비교적 저온에서 숙성되기 때문에 처음엔 그다지 많이 생산 할 수가 없었거든. 하지만 냉장기술이 발전하면서 대량으로 생산 할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숙성기술이 발달하면서 라거의 색은 점점 투명해지고 밝아질 수 있었지. 라거도 처음부터 황금빛은 아니었어. 그리고 라거의 생산량이 늘면서 보급되기 시작한 유리컵의 등장도 큰 몫을 했고. 그전까지 유리는 상류사회나 부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식기였고 서민들은 주석등의 불투명한 잔에 맥주를 마셔야 했지. 하지만 유리가 대중화되면서 술은 마시는 것 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을 주게되. 특히 페일라거를 거쳐 필젠이 개발된것은 센세이션 했을거야. 맛도 맛이지만 투명한 유리잔에 보이는 황금빛 맥주, 그리고 올라오는 거품을 보는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거든. 그리고 라거가 주는 특유의 청량감역시 이런 비주얼과 잘 어울렸지. 덕분에 불과 2-300 년 사이에 라거는 맥주계를 점령하게 되지. 라거도 에일과 마찬가지로 지역, 색깔 등으로 구분되.



페일라거 - 말그대로 밝은 라거야. 우리가 흔히보는 황금빛 라거지. 보통 라거라고 하면 황금빛의 맥주를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모든 라거가 다 그렇지는 않아. 페일에일중 가장 대표적인것이 필젠 또는 필스너. 요즘은 맥주라고하면 거의 대부분이 필젠타입이지. 우리가 통칭 라거 또는 맥주라고 부르는건 대부분 필스너라고 봐도 되. 스타우트를 제외한 국내맥주의 전부, 아사히, 에비스, 기린등 일본맥주, 버드와이저, 밀러, 쿠어스 등등 미국맥주. 맥주 = 필스너 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거야. 필젠외에 헬레스, 도르트문더 등이 있지만 사실상 필스너와 크게 다를바는 없어.

다크라거 - 말그대로 어두운 라거야. 스타우트정도는 아니지만 브라운에일정도로 어둡지. 하이네켄다크같은 녀석들. 그리고 다크라거중 독일식 다크라거를 둔켈이라고 해. 원래 둔켈은 어두운 복맥주나 뮌헨에서 만들어지는 다크라거를 부르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독일에서 만들어지는 다크라거를 일반적으로 둔켈이라고 불러. 벡스다크, 에딩거 둔켈같은 녀석들이야. 다크라거는 색이 검다는것 때문에 기네스나 비미쉬같은 스타우트하고 도매금으로 흑맥주로 분류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놈들은 색만 비슷할뿐 맛은 상당히 달라.

그 외에도 복, 켈러, 슈바르츠, 말젠, 비엔나 등이 있지만 그닥 흔한것들이 아니므로 팻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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