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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사령관의 하루 (5)

 

 

 




아시겠나요, 주인님의 말을 곧이곧대로 해석해선 안 됩니다. 그 분의 언어 능력은 토모랑 비슷하다고요.

- 바닐라 A1



 




15.

 

“나이트 앤젤, 작전 복귀 신고하러 왔습니다.”


“꽤 늦으셨군요. 그런데 왜 멸망의 메이 대신 오셨습니까?”

 

“대장은 오늘 피곤하다고 먼저 들어가 버려서……짬 맞았어요.”


“보고서는 내일 오전 10시까지 제출해주시면 돼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음, 2제대도 돌아왔고 오늘 더 이상 복귀할 인원은 없겠네요.

 

하지만 보고서를 받은 후가 진짜 일의 시작입니다.

 

보고서를 토대로 각 인원들의 성과를 분석, 어떤 점을 개선하고 작전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그러지 않은 경우 적절히 대처했는지를

 

주인님께서 직접 분석하십니다. 이것만은 저나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으셨습니다.

 

“아- 진짜 그 망할 가슴 꼬맹이 대장이 맨날 짬 때려서 귀찮아 죽겠다니까요.

 

하여간 쓸데없이 가슴만 커선……궁시렁궁시렁…….”

 

“확실히 그렇군요. 가슴이 클 필요는 없을 텐데 말입니다.”


주인님께서 일을 하다 말고 고개를 드시며 말했습니다.

 

“그렇죠! 사령관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가슴이 작은 건 좋습니다. 저는 당신처럼 다들 가슴이 작아도 괜찮을 거라고 봅니다.”

 

설마……주인님께선 빈유 취향이셨던 걸까요?

 

그 말을 들은 나이트 앤젤 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을 더듬었습니다.

 

“지, 진, 진짜……진짜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세요? 농담이나 놀리는 게 아니라?”


“저는 쓸데없는 농담을 하지 않습니다. 아,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야호오오오-!!”


나이트 앤젤 씨가 소리를 지르며 바깥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확실히 지금까지 주인님께선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그게 빈유 취향이어서

 

그랬다면 모두 이해가 됩니다. 설마 그런 취향이셨을 줄이야…….

 

“흠, 기분이 좋아보이시는군요.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그, 그러게요.”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이 작은 사건이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 알지 못했습니다.

 

단 한 마디의 말로 미(美)의 기준이 바뀔 수 있음을, 저는 몰랐던 겁니다.

 

 

 

 

 

 

 

 

16.

 

저의 하루 일과 중에선 오르카 호를 순찰하고 특이 사항을 보고하는 것이 있습니다.

 

항상 방에 틀어박혀 일하시는 주인님을 대신해 부대원들의 상태를 확인, 특이한

 

일이 생기면 무엇이든 주인님께 보고해야 합니다.

 

‘오늘도 별 문제 없는 모양이네요. 식당만 확인하고 돌아갈까요.’

 

저는 식당으로 가 뭔가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습니다.

 

“그거 진짜임까? 사령관께서 빈유 취향이라는 소문 말임다.”


“진짜인 모양이에요. 나이트 앤젤의 가슴이 좋다고 말씀하셨다니까.”

 

“저, 저는 가슴이 커서 예쁨 받진 못하겠네요…….”

 

브라우니와 레프리콘, 노움 씨가 자리에 앉아 쑥덕거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왠지 오늘따라 분위기가 묘했습니다.

 

다들 가슴이 어쩌고저쩌고……이게 다 무슨 일일까요?

 

“이이이익……! 이거 놔! 주, 주인님께 사랑받으려면 잘라야 돼……!”


“리제 언니, 그만두세요! 출혈로 죽을 거라니까요!”


“맞아! 얼른 가, 가위 내려놔. 응? 진짜 죽는다니까!”


저쪽 자리에선 리제 씨가 가위를 들고 자기 가슴을 자르려고 했고, 그걸

 

아쿠아와 다프네 씨가 겨우겨우 막고 있었습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죠……? 아, LRL. 뭐 좀 물어봐도 될까?”


“콘스탄챠! 애들이 다 이상해, 가슴이 어쩌고저쩌고 자꾸 가슴 얘기만 한다고!”


“다들 왜 이러는 거니? 가슴이 뭐 어떻다는 거야?”

 

“으응……인간이 작은 가슴이 좋다는 얘기를 해서 다들 충격 받은 것 같아.

 

그게, 그렇잖아? 가슴이 작은 애들은 몇 없고 다들 가슴이 수박 같잖아.”

 

아, 그거군요. 하지만 설마 주인님의 말 한 마디에 이 소란이 일어나다니…….

 

그 때, 저 멀리서 누군가가 당당하게 이쪽으로 걸어왔습니다.

 

“아, 콘스탄챠. 사령관은 어디 계시죠?”


“나이트 앤젤 씨?”


평소에 그 힘없고 무뚝뚝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었고, 눈을 빛내며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는 나이트 앤젤 씨는……정말이지 너무 어색했습니다.

 

“사령관께 데이트라도 하자고 전해주시겠어요? 언제든지 말이죠.”


“데, 데이, 데이트요? 잠깐, 잠깐만요. 네? 그 주인님이랑 데이트요?”


“사령관은 제 체형을 좋아하시니 말이죠. 후훗, 드디어 제 가치를 알아봐주는

 

분이 나타나서 얼마나 다행인지……이제 거유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미(美)의 기준은 바로 작은 것! 작은 가슴이야말로 미래입니다!”

 

이건 또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일까요.

 

그러거나 말거나 나이트 앤젤 씨는 큰 소리로 웃으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가는 것 같은데…….”


“그치! 콘스탄챠도 그렇게 생각하지?! 다들 이상해, 분명 잘못됐다고!”


“으갸아아악!”


이번엔 닥터가 식당으로 들어와, 의자로 문을 막았습니다.

 

“콘스탄챠 언니, 나 좀 살려줘! 모두 미친 것 같다고!”


쾅! 쾅! 쾅! 커다란 파열음이 울리며 무수히 많은 손이 문 사이로 나왔습니다.

 

“닥터! 가슴 좀 축소해줘! 너라면 할 수 있잖아!”

 

“저도요! 저도 폐하께 사랑받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히이이이익……! 모두가 미쳤어! 그러니까 난 그런 수술 안 한다니까!”


우지직! 의자가 부러지며 수많은 사람들이 닥터를 잡으려고 식당 안에

 

밀려들어왔습니다. 

 

“다들 진정하세요! 주인님이 작은 가슴을 좋아한다고 해서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


“맞아! 일단 진정하라니까, 응? 애초에 확인되지 않은 가설 때문에 가슴을

 

축소하다니, 완전 미친 짓이잖아. 그리고 난 가슴 축소 수술 따윈 할 줄 몰라!”

 

“참치캔이라면 얼마든지 있으니까 닥치고 내 참치캔 받아!”

 

“으아아앙! 누가 나 좀 살려줘어어!!”


“도망친다! 어서 가서 쫓아, 참치캔을 보여줬으니 멀리 가지 못할 거야!”


이게 다 무슨 난장판인지……그 잠깐 사이에 식당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콘스탄챠, 대체 왜 다들 이 난리인 거야?”
 
“나도 모르겠어…….”

 

아아, 가뜩이나 일도 많은데 왜 이런 소동이 일어난 건지…….

 

정말이지 쉽게 넘어가는 날이 하루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17.

 

“오늘 회의에서 의논할 안건은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회의실. 평소대로 모인 저희들은 주인님이 오시기 전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각하의 취향 때문에 생긴 소동 말이군. 나도 들었다.”


“설마 사령관이 빈유 취향이었을 줄이야……그래서 아무도 손을 안 댄 걸까?”


“하하하! 그래서 내가 권유해도 매번 피했던 거였나. 설마 그런 취향이었을 줄이야!”


마리와 레오나, 아스널 대장이 말했습니다.

 

“흠, 그래도 다행일지도 모르오.”

 

가만히 팔짱을 끼고 앉아있던 용 대장이 말했습니다.


“다행일지도 모른다니, 어째서죠?”

 

“외람된 말이지만 난 주군께서 무성애자라고 추측했소.”

 

“아니면 고자라던가!”

 

아스널 대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둘 다 못 들은 걸로 할게요.”


“아니, 어쩌면 이건 꽤 중요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칸 대장이 말하자 모두 그녀를 보았습니다.

 

“누구 사령관이 성적인 행위를 하거나 그 비슷한 거라도 한 걸 본 사람 있나?”

 

“없어.”

 

“없소만.”


“저도 벌써 2년 넘게 주인님을 모셨지만, 그런 일은 없었어요.”


“그럼 가능성은 두 가지로군. 첫째, 사령관이 진짜 빈유 취향이라 아무한테도

 

손을 대지 않았다. 둘째, 사령관의 정신이나 몸에 문제가 있어 성욕이 없거나

 

혹은 남녀관계에 전혀 관심이 없다. 어느 쪽이든 인류 재건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응? 잠깐, 둘째의 경우야 그렇다쳐도 왜 첫째가 문제될 수 있단 거지?”


“……단순히 빈유 취향이라면 누군가한테 손을 댔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단순히 빈유 취향이 아니라……어린아이를 좋아하는 거라면?”

 

서, 설마. 칸 대장의 말에 모두 당황한 듯 눈만 껌뻑였습니다.

 

“칸! 아무리 그래도 그건 각하에 대한 모독이다!”


“난 그럴지도 모른다고 가정한 것뿐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앞뒤가

 

맞지 않나? 나도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만…….”

 

“그나저나 마리, 너는 그런 말할 자격이 없지 않아?”


“윽.”


그런 식으로 한참 저희끼리 주인님의 성적 취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마침내 주인님께서 회의실로 오셨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다들 빨리 모이셨군요.”


“그럼 확실히 하지. 주군, 주군께선……어린아이가 좋소?”


“용! 아무리 너라도 그런 질문은-”


“좋아합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게 문제가 됩니까?”

 

침묵.

 

한 순간 회의실이 조용해졌습니다. 그리고 다들 서로의 눈치만 봤습니다.

 

“사, 사, 사령……사령관 너 진짜……실망이야.”

 

“멸망의 메이, 전 아이들이 좋습니다. 그것에 대해 실망하신 겁니까?”


“그래! 실망했어! 무뚝뚝하긴 해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는데……! 변태! 저질!

 

나가 죽어 그냥!”

 

메이 대장이 탈주했습니다. 이어서 레오나 대장이 일어섰습니다.

 

“나……나도 먼저 일어날게. 급히 해야 할 일이 떠올라서.”


“그렇군요. 아참, 이번 작전에 대한 보고서의 폰트가 고딕이 아닌 굴림-”


“미안, 정말 미안해. 아무리 그래도 그건 나도 이해 못 해주겠어.”


레오나 대장도 도망쳤습니다. 다들 충격이 큰 모양이었습니다.

 

“각하……저 또한 그러한 취향입니다, 그러니 저만큼은 이해해드리도록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좀 힘들 것 같습니다.”

 

“나도 가보겠소. 주군, 부디 그 잘못된 취향을 고치길 진심으로 바라오.”

 

이어서 마리, 용 대장도 나갔습니다. 

 

“……사령관. 괜찮다, 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걸 선택할 순 없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나도 아직 받아들이긴 힘들 것 같다. 나중에 다시 보지.”

 

“음! 다들 도망치는 것 같으니 나도 가겠다! 아, 나는 그대의 취향 따윈

 

신경 안 쓴다. 그러니 혹시라도 하고 싶어지면 언제라도 불러라, 이상!”

 

마지막으로 아스널과 칸 대장도 떠났습니다. 이제 회의실에 저와 주인님만 남았습니다.

 

“다들 좀 이상하군요. 회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저, 주인님. 저는 괜찮아요. 이 콘스탄챠는 주인님이 뭘 좋아하시든 응원 하겠습니다…….”

 

“다들 아이들을 싫어하는 모양이군요. 흠, 어째서일까요.”


설마 이토록 진지하고 성실하신 주인님이, 로리콘이셨다니…….

 

저는 부디 이 일이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나쁜 소문이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퍼졌습니다.

 

 

 

 

 

 

 

 

 

18.

 

주인님이 빈유파, 아니 로리콘이었다는 소문이 돌자 분위기가 더 안 좋아졌습니다.

 

“콘스탄챠, 오늘 기술팀의 성과를 확인하고 그 뒤의 일정 말입니다만…….”


복도를 지나면서 만나는 모두가 주인님을 흘겨보며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야 그렇겠죠. 사실 저도 주인님이 조금……힘들었습니다.

 

“흠, 분위기가 좀 이상하군요. 식사의 질이 나빴던 걸까요?”


“아마 그 문제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어제부터 다들 절 피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기분 탓이겠지만요.”


아뇨, 기분 탓이 아니에요. 다들 주인님을 피하고 있는 게 맞아요.

 

그 때, 저희는 복도에서 LRL과 마주쳤습니다.

 

“이, 인간. 가까이 오지 말거라, 가까이 오면 내 드래곤 슬레이어가 용서치 않는다!”


“LRL. 좋은 아침입니다, 마침 참치캔이 좀 남는데 드릴까 했습니다만…….”


“날 참치캔으로 유혹하려고 하다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남자인가……!”

 

LRL이 아기 고양이처럼 온 몸의 털을 곤두세웠습니다.

 

“다 알고 있느니라. 나를 야한 만화책에 나온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만들 셈이지!

 

하지만 속지 않는다, 이 진조의 마안이 너의 사악한 마음을 꿰뚫어 보니까!”

 

“오늘은 참치가 드시기 싫으신 모양이군요. 알겠습니다, 다음에 드리지요.”


“다신 나한테 말도 걸지 마! 캬아악!”


저는 주인님을 데리고 얼른 연구실로 향했습니다.

 

“LRL이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평소라면 참치캔을 달라고

 

졸랐을 텐데 말이죠.”

 

“그……그런 것 같아요! 아마 너무 먹어서 질린 게 분명할 거예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어서 일을 보고 돌아가도록 하죠.”

 

연구실에 도착하니 항상 저희를 반겨주던 닥터는 없었고, 포츈만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 기다리고 있었거든? 우리가 이번에 레프리콘의 무기를 개선해봤거든?”


“음? 닥터는 어디 갔습니까?”


“다……닥터는 오늘 컨디션이 나빠서 못 나왔거든. 절대 사령관의 취향 때문에

 

충격 받아서 도망친 게 아니거든? 그냥 컨디션 불량으로 2주 쉬는 거거든?”

 

“아, 그렇군요. 몸조리 잘하라고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뒤, 저희는 연구실에서의 볼 일을 마치고 집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사령과아아아아안-!!”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저희가 본 것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이트 앤젤 씨였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은 개뿔! 잘도! 잘도 절 속이셨군요! 용서하지 못해요, 지금 또 다시!

 

사령관은 제 마음을 배신했습니다!”

 

나이트 앤젤 씨가 주인님의 멱살을 잡고 마구 흔들었습니다.


“지, 진정하세요! 아무리 화나도 주인님께 폭력을 행사하는 건 용납하지 않습니다!”


“어……제가 뭔가 잘못했습니까? 혹시 제가 당신께 뭔가 무례를 저질렀다면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필요하다면 제 행위에 대한 탄원서를 고딕 12포인트로-”


“그 고딕 12포인트 따위 알 게 뭐에요! 제 몸매가 좋다고 하셨으면서! 잘도

 

여자 마음을 가지고 노셨군요, 용서하지 못해요, 이번만큼은 절대 용서 못 한다고요!”

 

“네, 저는 당신의 몸매가 좋습니다. 전 거짓말 따윈 안 했습니다.”


“그럼 왜 어린아이가 좋다고 하신 거죠!?”


“어린아이를 싫어하면 안 될 이유가 있습니까?”


잠깐……뭔가 이상한데요.

 

저는 여태껏 느끼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 것만 같았습니다.

 

“혹시 주인님, 나이트 앤젤 씨의 몸매가 좋다는 게 성적인 의미는 아닌 거죠?”


“성적으로……? 아뇨, 그건 아닙니다. 전 어디까지나 B-11 나이트 앤젤 씨의

 

몸매가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 말한 겁니다.”


“엥?”


그제야 그녀가 주인님의 멱살을 놓았습니다.

 

“하, 하지만 그……제 몸매가 좋다고 하셨잖아요?”


“좋습니다. 당신의 몸은 지방이 적어 작전 수행에 유리한 몸입니다.”

 

아, 역시나……그럼 그 어린아이가 좋다는 것도…….

 

“어린아이가 좋다는 것도, 그냥 단순하게 아이들이 좋다는 뜻이었던 거죠?”


“네. 아이들은 순수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 그럼……빈유파도 아니고, 로리콘도 아니란 말씀이세요?”


“빈유파……? 로리콘? 그게 다 무슨 뜻입니까? 의미를 모르겠군요.”

 

저희는 지금까지 큰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기야 주인님이 자기 취향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없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당연한 걸지도 모릅니다. 

 

“그럼, 이게 다 저 혼자 착각해서 그런 거라고요? 진짜로?”


“그런 모양입니다. 오해가 풀린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하아……주인님…….”


이 문제로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하던 제가 바보 같아졌습니다.

 

“다음엔 제발……제발 오해하지 않게 부연 설명 좀 붙여주세요…….”

 

“아, 그럼 그 부연 설명을 얼마나 붙여야하는지에 대해 논의해봐야겠군요.”


주인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며 방에 들어가셨습니다.

 

“라비아타 언니……원래 부관이라는 게 이렇게 힘든 거였나요…….”


아무튼 이렇게 해서, 며칠 동안 있었던 소동은 모두 끝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음 날 아침,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난 것을 보았습니다.

 

 

 

 

 

 

 

 

 

 

 

콘스탄챠의 업무량은 사령관의 그것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그래서 굉장히 빡셈

추가로 사령관에게도 성욕은 멀쩡히 있지만 그걸 풀기 위해 일을 한다.

그래서 사령관의 취향은 고딕 12포인트로 한 눈에 읽기 편한 보고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