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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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1

https://arca.live/b/lastorigin/22008776


상편 완

https://arca.live/b/lastorigin/22011071


중편1

https://arca.live/b/lastorigin/22043205


-2-


"거기, 꼬마아가씨. 잠깐 언니랑 대화 좀 할까?"


"지...짐을 부른게냐 지금??"


레모네이드는 식당 테이블에 앉아 홀로 참치를 까먹고 있던 LRL(좌우좌)에게 말을 걸었고, 좌우좌는 아직은 낮선 레모네이드를 살짝 경계하는 눈치였다.


"뭐였더라, 너가 그....싸이코프린세스?"


"진조의 계승자이자 싸이클롭스 프린세스이니라"


"그래, 그거. 언니도 좀 배울수 없을까?"


"아아, 드디어 때가 온건가. 어쩔수없군"


"무슨 소리니?"


"날 따라오도록 하게, 안그래도 슬슬 후계자가 필요하다 생각했지"


좌우좌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입에 참치를 전부 털어넣은 후 그녀의 손을 붙들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다 왔노라, 여기 잠깐 앉아있거라"


좌우좌의 손에 이끌려 방에 들어온 레모네이드는 이상한 문양이 그려진 방석 위에 앉았고, 그녀가 앉자 좌우좌는 부엌에 들어가 무언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00년이란 세월동안 이 날만을 손 꼽아 기다렸다네, 평생 죄업을 짊어지고 살아야 될 거라 생각했건만....자네가 날 대신해줄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군"


한참 부엌에서 야단법석을 떨던 좌우좌는 고추참치와 떡볶이 등 빨갛고 매운 음식들을 한상가득 차려온 후 그녀의 앞에 놓아주었다.


"와, 요리도 잘하네? 이걸 혼자서 다 한거야?"


"의식을 치르기 위해선 꼭 필요한 수행과정이었지. 여기 있는 진조의 피와 살을 전부 먹고 마시게 되면 자네는 이제....진조의 후계자이자

 2대 싸이클롭스 프린세스가 되는걸세"


"저기.....후계자란거 꼭 해야하는거야?"


"그게 무슨 말인가??"


"아니, 난 그저 꼬마아가씨를 따라하고 싶어서 좀 배워볼까한건데"


"후계자.....안할거야?"


"미안하지만 그 정도까진 아닌거같아, 꼬마아가씨"


잔뜩 기대하고 있던 좌우좌는 레모네이드의 말에 크게 실망한 듯 큰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했다.


"흐아아아아앙, 후계자 하고 싶다는건줄 알고.....아껴먹으려던 참치도 다 썼는데!! 언니 미워!!"


"아니, 얘가 왜 이런담. 사람 무안하게.....언니가 이거 다 먹으면 안울거니?"


"흑.....먹어줄거야?"


"응, 먹을게"


"그럼, 계승도 해줄거야?"


".......그래, 해줄게"


계승하겠단 말을 듣자 좌우좌는 코를 훌쩍이며 눈물을 닦더니 다시 특유의 말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후후후.크흡...이 공물들로 말할것 같으면 진조의 피를 듬뿍 머금은 재물들로 조리된 것들이지, 이걸 먹고 버틴다면

 계승의식은 끝이고, 자넨 2대 싸이클롭스 프린세스로써, 이 안대와 같은 제품을 받게 되는걸세"


"그래도 쓰던건 안주네"


"위생문제가 있으니까....아니, 그런 소린 그만하고. 계승식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축복의 음료를 자네에게 대접하지!"


좌우좌는 엘븐밀크가 가득 담긴 컵을 그녀에게 건내주며, 의식을 시작하였다.


"그럼, 이것부터 먹어볼까?"


알싸한 고추장냄새를 풍기며 그녀를 유혹하고 있을때 사실상 1번타자가 될 운명이었던 음식은 다름아닌 떡볶이였다.

조심스럽게 앞접시에 어묵과 함께 덜은 후 입안에 넣는 순간, 


"아흣...하...후으"


뜨거움과 메움이 한꺼번에 그녀의 입 속에서 요동쳤고, 이 자극적인 맛에 레모네이드는 기쁨의 신음을 내뱉었다.


"어....어떻느냐, 괜찮은게냐"


"어후....하....맛있네!! 이런건 어떻게 만든거야?"


"후후후....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100선, 아니 어둠의 서 제1권 계승의식편에서 본거다"


좌우좌는 그녀의 칭찬에 얼굴을 떡볶이처럼 빨갛게 물들이며 말했다.


"이것도 먹어볼까?"


떡볶이 다음은 쫄면, 그리고 고추참치 등 레모네이드의 젓가락은 쉴세없이 상을 휘젓고 다녔고, 이 모습을 보던 좌우좌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같이 먹을래? 언니 혼자 다 먹긴 무린데"


"어...어허, 의식은 도와줄수 없는 일일세. 힘들더라도 견뎌내야 한다네"


"정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좌우좌의 시선은 고추참치에 쏠려있었다.


"잠시 기도 좀 해보고, 결정하지.....위대하신 진조의 여왕이시여, 후계의식을 치룰 종자가 영겁의 화마에 휩쓸려 위험에 처했습니다.

 싸이클롭스프린세스 1세인 제가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습니까?"


잠시 무릎을 꿇고 벽을 보며 큰 소리로 외친 후, 좌우좌가 일어났다.


"그래서, 뭐라고 하니?"


"조금은.....도와줘도 된다고....하셨어....헤헤"


이렇게 두 사람은 온통 새빨간 것 투성이인 음식들을 함께 비워나가기 시작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