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모음 : https://arca.live/b/lastorigin/21451664




 대회를 열어주시고, 부족한 글이지만 2등상이라는 영예를 안겨주신 주최자분께 감사의 말씀 먼저 드립니다.


 글을 쓸 때 항상 제목 앞에 문학을 붙이지만 문학이라는 단어에 참으로 어울리지 않은 글을 써왔습니다. 이번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쓴다고 썼지만,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주위에서 서성이던 것은 아쉬움이 나무초리에 걸려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각모음은 제 말을 독자에게 전하는 글입니다. 그런 글이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잘 써야 합니다. 첫 문단에서 독자를 확 사로잡거나, 문장과 문단이 아름다워 읽게 만들거나. 이 글은 어중간합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첫 문단입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묘사와 서술로 전달할 때, 독자가 가장 처음 마주하는 것이 첫 문단입니다. 더 잘 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분량도 아쉽습니다. 더 길게 풀어 썼다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짧게 끝낼 글은 아닌데.


 조각모음에서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프리트, 레프리콘, 브라우니입니다. 저는 그 세명의 개인사를 쓰고자 했습니다. 전쟁은 개인적이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에 휩쓸리는 것은 개인입니다. 개인의 죄라곤 그 시대에 태어났다는 것 하나뿐입니다.

 들여다 보면 이프리트, 레프리콘, 브라우니의 삶은 이렇게나 다릅니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모두 엇비슷한 생을 살아온듯 보입니다. 살아낸 지난 생의 대부분이 시대에 휩쓸린 탓입니다. 레프리콘이 개인적인 원고 대신 너무나 뻔한 원고를 제출한 것도 그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비극을 썼지만 덤덤하고자 했습니다. 쓰고자 한 바가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전달하고자 한 것이 전달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회를 참가할 때, 글을 쓸 때, 항상 제 부족함을 실감하곤 합니다. 훌륭한 작품이 많아 수상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잘 쓴지도 확실치 않은 글이지만 많은 호응을 보내주셨고, 2등상이라는 과분한 상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신 여러분과 주최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