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시절 라붕쿤은 찐따들에게 유독 살갑게 구는 편이었다


반에서 아무도 안 다가가는 찐따한테 다가가서 말 걸어보고 농담도 건네보고 같이 밥도 먹어보고 그랬던 착한 라붕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몸도 왜소하고 피부는 새까만 찐따 친구 하나가 라붕이의 이름을 부르며 살갑게 다가왔다


라붕이의 주변에 있던 애들은 그 찐따 친구를 피하듯 스르륵 도망갔지만


라붕쿤은 오히려 그 친구와 함께 학교를 들어갔었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찐따 친구가 라붕쿤에게 일본산 초콜릿 하나를 선물하더라


이게 뭐냐 했더니 아버지가 해외 출장갔다가 사온 물건이랬는데


덧붙인 말로 이거 하나가 3만원이라고 하더라


급식비 4500원도 큰 돈으로 느껴졌던 라붕쿤은 손사레를 치며 이런 비싼건 못 받는다, 무슨 친구비도 아니고 부담스럽다고 거절했다


결국 그 찐따친구는 그 초콜릿을 도로 가져갔는데


그날 이후로 그 찐따친구가 내게 이상하리만치 앵겨오더라


다른 친구들이랑 대화하는 도중에도 끼어들어서 분위기를 흐리는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라붕쿤은 이녀석에게 다른 친구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홀로 떨어져나와 그 찐따와 말을 섞어주고 그랬었다


그러던 어느날.


라붕쿤이 없는 사이 어김없이 찾아왔던 찐따


그 찐따에게 라붕쿤의 친구들이 라붕이랑 친하냐고 물어봤댄다


그랬더니 그 찐따 친구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라붕이한테 초콜릿 주니까 친해졌다' 라고 했다더라


한순간에 라붕이를 친구비 받고 놀아주는 양아치새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보일까봐 거절했던건데;;;;


배신감에 부아가 치민 라붕쿤은 그날 이후로 그 찐따친구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말을 걸어오면 가벼운 인사만 주고받고, 이외의 잡담은 일절 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그 찐따쿤과 거리가 멀어졌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찐따쿤은 나에게 다가오지 않게 되었고


카더라에 따르면, 그 찐따 친구는 다른 놈들에게도 똑같이 친구비를 상납했다가 거절당해 완전히 고립당했다고 한다




그땐 그 찐따 얼굴만 봐도 빡쳐서 꼴 좋다고 느껴졌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친구를 돈으로밖에 사귀지 못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불쌍한 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꼴 야겜 스크립트 작성하기 싫어서 한번 써본 장문의 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