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모음 : https://arca.live/b/lastorigin/23316232

이전편 : https://arca.live/b/lastorigin/24451988

삼얀 외전 : https://arca.live/b/lastorigin/24508783

--------------------------------------------------------------------


사이좋게 지내면 제일이다- 라고 결론짓긴 했지만, 레아의 언니다움(?)은 리제의 예상을 가볍게 뛰어넘었음.

첫 만남 이후로 그야말로 수시로 다른 페어리 시리즈들을 돌아보고 다니기 시작했거든.

그중에서도 제일 당혹스러웠던 건 친목회라는 명목으로 페어리 전원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때였지.

덕분에 서약식이 있었던 날 저녁에 나름 비장하게(?) 헤어졌던 원작 리제랑 코앞에서 마주 보게 된 건 물론이고.

서로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 때문에 시선이나 마주치고 있는데, 레아는 냉큼 사이에 서서 양쪽에 어깨동무하더니.


'리제는 둘밖에 없고, 번호를 붙이는 건 정 없으니까 다른 애칭으로 부를게. 의젓한 쪽이 엘리, 건강한 쪽이 베티라고 하자!'

-같은 소리를 해버린 거야.


서약한 사령관도 안 붙인 별명을 왜 언니가 붙이세요, 그것도 모 기동 지원기 같은 이름으로, 라는 태클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아쿠아들은 와! 언니가 둘! 하면서 꺄아꺄아 떠들고, 다프네는 뭐가 그리 감명 깊었는지 손을 모으면서 좋은 생각이라며 동의하고.

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처구니없음을 공감할 상대가 원작 리제밖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환장할 노릇이었지.


그렇긴 해도 레아가 언니 기분만 내겠답시고 무작정 들쑤시고 다닌 건 아니었어.

그 와중에 용케 페어리 시리즈의 현황을 파악한 다음 시범적으로 농사가 이루어지는 점령지의 관리 최적화를 위한 배치 같은 걸 뚝딱 제안하기도 했고, 다른 페어리들과는 격이 다르다고 해야 할 만큼 막강한 능력으로 전투와 보조 양면에서 대활약을 펼친 것도 사실이고.


그때의 다소 억지스러운 모임도 자신과 원작 리제 사이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려 벌인 일이었으리라 추측하기도 어렵지는 않았지.

물론 그런다고 자기가 받는 압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고, 레아가 중간중간 조카에 대한 희망 사항을 꺼내기도 해서 모로 가도 속이 쓰린 건 마찬가지였다만.

아무튼, 그렇게 조금 더 시끌시끌해진 일상 속에서 오르카 호는 다시 한반도에 돌아왔고-


- 엘리, 잠깐 시간 괜찮을까?


레아가 평소의 느긋함이 다소 덜어진 얼굴로 리제를 찾아옴.


*   *   *


- 모모 씨의 잃어버린 동료라….


슬슬 만월의 야상곡 시작할 때도 되긴 했지.

리제의 침묵을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레아는 눈에 띄게 초조해했어.


- 그, 물론 너무 막연한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대로 두고 보기도 그렇잖니?

- 네. 당연히 찾기야 해야죠.


백토를 찾으면 뽀끄루가 덤으로 오는 혜자 이벤트인데 스킵할 수 있을 리가 있나.

그렇달까 리제 입장에서 의외였던 건 그 부분이 아니라


- 그이… 사령관님께 직접 요청하셨어도 되었을 텐데.

- 아, 그게 말이지.


리제가 긍정적으로 대답하자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레아는 조금 멋쩍게 웃어 보임.


- 라비아타 언니의 실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조금 그렇지 않나 싶어서.

- 아하.


레아는 라비아타도 언니로 여기고 있으니, '복원 마지막 과정이 허술해서 생긴 문제로 탈주한 바이오로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기는 민망하단 거려나.

그렇다고 동생(일단은)의 베갯머리 송사로 접근하려 드는 건 역시 소녀의 발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 부탁할게. 체면만 생각해서 묻어두는 건 동년배 친구의 슬픔을 외면하는 꼴이니까.


여기서도 치시는 거군요, 동년배 드립.


*   *   *


- 음, 문제없지 않을까?


그리고 사령관의 허락은 허무할 만큼 가볍게 떨어졌음.


- 단독으로 행동하는 고위 바이오로이드라면 생존해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고.

 그렇지 않아도 탐사 범위를 늘릴 필요성은 있었으니까.


목소리에서 숨김없이 묻어 나온 피로에 리제도 쓴웃음을 지었어.

아닌 게 아니라 통상 업무 외에도 물밑에서 진행된 장기 프로젝트가 슬슬 결실에 가까워지고 있었거든.

이미 완성된 바이오로이드에게 오리진 더스트를 추가로 투입해 현격히 능력을 향상하는 기술 - 그러니까 승급이었음.


사실 닥터가 기술을 창안한 것 자체는 한참 전부터긴 했는데, '승급'에 필요한 오리진 더스트는 일반적인 복원에 필요한 것과는 정제하는 방식부터 달랐던지라 처음부터 새로 모아야 했지.

좀 더 자원을 투입했다면 결실도 빨랐겠지만 그쯤 되면 있는 바이오로이드를 강화하느니 최고급 바이오로이드를 새로 만드는 편이 효율적이 될 판이었고, 그 와중에 사령관이 몇 번이고 안정성부터 확보할 걸 강조하기도 했으니 이래저래 진행은 더딜 수밖에 없었어.


아무튼 그런 우여곡절 끝에서 완성된 기술이니 누가 제일 처음 대상이 되는지도 나름의 관심사였었음.


과거형인 걸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지금은 페로로 결론이 났어.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리제가 단번에 고사해버리면서 잠깐 붕 떴다가, 이왕 이리된 거 컴패니언에 최고급 바이오로이드에 상당하는 능력을 갖춘 자매를 하나 더 늘리는 편이 사령관과 부관을 나눠 경호하기 편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대세가 되었기 때문이었지.


리제가 승급을 고사한 건 또 다른 이유 떄문이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리제는 일단 백토의 수색을 위해 차출할 멤버를 고민하기 시작한 사령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줬음.


--------------------------------------------------------------------

만월의 야상곡 시작이빈다.

전에도 했던 말 같지만 이 팬픽은 어느샌가 유입의 라스트오리진 연대기 자습용 역할도 겸하고 있스빈다.

그래서 가급적 캐릭터 합류 순서 같은 것도 지켜주려고 하고 있스빈다.


해서 승급도 업데이트 된 순서대로 해줄까 생각 중인데

페로가 제일 먼저인 거 말고 나머지는 하나하나 패치노트 찾아봐야 하게 생겼스빈다.



다음편 : https://arca.live/b/lastorigin/24625484

창고글(2) : https://arca.live/b/lastorigin/24617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