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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 문학 1 ) https://arca.live/b/lastorigin/2954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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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와 구원자님을 데리고 갈 작은 배 한척만 제공해 주시면 될 것 같군요.”


 베로니카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진중하고, 조용하게, 제대로 뜨지 않은 것 같은 눈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했다. 홍련은 베로니카가 사령관을 아직 ‘구원자’라고 부르는 것에, 일말의 희망을 느낀다. 하지만 표정을 드러내면 안 되는 협상이기에, 그녀는 스틸 드라코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제 권한으로 이곳의 배를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듣기론 ‘위치적’으로는 몽구스 팀이 가장 아래라고 했었죠? 잊고 있었네요. 그래도 이걸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거라고 기대해봐도 되겠지요?”


 베로니카가 자신의 총에서 손을 놓기에 스틸 드라코가 달려줄 준비를 하자, 베로니카는 살며시 웃으며 권총으로 사령관의 목을 지긋이 누른다. 베로니카가 자신의 품에서 뭔가를 꺼내 책상 위로 던지고는 다시 총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당신이 권한은 없지만 요청을 내려줄 상급자도 없고, 또한 누군가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정도 절차는 무시할 수 있지 않을까요?”


 베로니카가 던진 물건은 누군가의 말라버린 혀였다. 바보인 스틸 드라코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알 정도였기에, 흥분을 참지 못하고 방패를 들고 달려들 준비를 하지만 홍련이 그녀를 어깨를 힘주어 억누른다. 스틸 드라코가 곁눈질로 홍련을 쳐다보니, 그녀의 얼굴은 붉다 못해 눈까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스틸 드라코는 자신의 부대원도, 사령관도 지킬 수 없다는 현실에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그녀의 어깨를 부술 것 같은 홍련의 손이 그 어느때보다 무겁게 느껴져 입술만 물고 있는다.


 “단지 데려갈 뿐이라면 굳이 사령관을 해친 이유가 뭐죠?”


 “…시간을 끄는 것 같지만, 뭐 그거 정도는 대답을 해주죠. 인간의 명령만 없으면 우린 자유롭죠. 그렇다면 우리 구원자님께서 입을 열고 있을 동안 손을 집어넣어 칼로 그어버린다면, 다신 우리에게로 명령을 내릴 수 없겠지요.”


 “출혈로 죽는다는 생각은 못 해본 건가요?”


 베로니카는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더니 목을 겨누던 권총의 총구를 내리더니 책상 아래로 쏴버린다. 그녀의 행동에 셋은 움찔였지만, 신음하는 사령관의 목으로 다시 겨누어지는 권총에 그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하지만 책상 아래로 흘러나오는 피에 홍련은 정신을 차린다.


 “보다시피, 구원자님께서는 강화를 한 몸이죠. 총알이 한 두 번 박힌다고 죽을 걱정은 안 하셔도 되요. 그래도 제가 몇 번이나 목을 쏴댄다면, 결국 피가 목에 차버릴지도 모르겠지만요. 뭐 그래도 그쪽의 말처럼 몇이나 총을 쏜다면 결국 과다출혈이 오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이왕 이렇게 된거 실험이나 해볼까요?”


 베로니카가 능청스럽게 다시 권총의 총구를 내리자, 불가사리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것인지 홍련의 명령 없이 소리치고 말았다.


 “멈춰, 이러는 이유가 뭐야!”


 “뭔가요? 오히려 시간을 끄는 거 같이 느껴지는데… 좋아요. 그럼 이렇게 하죠. 질문 하나당 총알 한 발씩. 일단 처음만 선불로 받도록 하죠.”


 베로니카가 서슴 없이 권총으로 사령관의 다리 쪽을 쏘자 불가사리가 그녀에게 달려들려고 했고, 홍련은 책상의 바로 앞까지 간 불가사리를 간신히 붙잡는다. 베로니카는 그런 그녀의 머리에 자신의 긴 총의 총구를 옮기며 말했다.


 “권총은 그냥 재미 삼아 들고 다닌 거였지만, 이 총은 당신의 머리를 뚫고 지나갈 정도는 되니 조금 자중해주세요. 우리 코헤이에 이렇게 열성적인 신도들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웃기는 소리 하지마! 우리가 뭐한다고 너희 사이비 녀석들을-!”


 “불가사리 진정하세요!”


 베로니카는 그러건 말건 미소를 보여주다 근처에 있는 시계를 본다. 홍련은 불가사리를 스틸 드라코의 뒤로 억지로 던져내며 말했다.


 “오르카 호에 얼마나 많은 배신자가 있는 거죠? 몇몇 유미양들과 호드, 그리고 닥터… 또 누가 있는 거죠?”


 “음, 그건 말하지 않도록 하죠. 그 편이 더 재미있을 뿐 더러, 무너지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아 궁금하기도 하거든요. 믿음을 잃어버린 양들이 늑대가 되어 서로를 물어 뜯는다니… 배교자들과 똑같은 결말보단 더 극적인 결말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제대로 된 답변은 아니었으니 다음 질문을 주세요.”


 “사령관님을 무엇의 목적으로 데려가려는 거죠?”


 “자손 번영이요.”


 “…네?”


 “지금의 오르카 저항군은 수가 적고, 또한 기세도 약해서 제대로 된 ‘생식활동’이 되고 있지 않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 고민을 했었죠. 그랬더니, 어차피 인간 남성의 역할만 다 한다면 그게 구원자로서 일을 다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되더군요. 그리고 제 생각에 맞장구를 쳐 준 동료들도 있었고요.”


 “당신 미쳤군요.”


 “아니요. 전 상당히 이성적이랍니다. 인류의 역사를 본다면, 상당한 인간님들이 죽더라도 10년 정도만 흘러도, 그들이 극도로 혐오하는 바퀴벌레와 쥐처럼 빠른 속도로 불어나죠. 홍련 자매님 길게 생각해보세요. 저희의 생명은 길어요. 닥터의 말대로 임신 후 태어날 아이들이 죽을 확률이 높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아이를 나으며, 닥터의 생명 공학이 발전한다면, 아스널 자매님의 말 마따나 아이들이 계속 자라나 이 세상을 덮어 우리 바이오로이드들을 구원하여 줄 것입니다! 그러니 홍련 자매님도 저희와 함께 하는 건 어떨까요?”


 “제 일은… 어떻게 해서든 사령관님을 구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군요. 구원자의 손길을 내쳐버리다니…”


 홍련은 그녀의 미쳐버린 이상에 어떻게 물어볼 것도 없었다. 그래도 그런 미친 이상을 지지하는 지휘관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더 그녀를 더 힘들게 만든다. 스틸 드라코는 책상 아래의 피가 흘러나와 점점 자신의 방패로 다가오는 게 보이자 방패로 홍련을 건들여 본다. 홍련은 스틸 드라코의 눈짓에 자신의 아래를 바라보니, 구두 아래 전체가 빨간 피로 흥건한 것을 확인하고, 두건을 쓴 사령관을 바라본다. 피가 너무 흘렀으니 위험한 게 아닌 가 싶어 뇌파를 확인하지만, 아직 안정적이고, 숨소리와 그 세기도 강하진 않지만, 확실히 지쳐 보였다.


 이정도로 피가 흘렀다는 것 자체가 좋은 현상이 아닌 것쯤은 알 수 있기에 홍련은 더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베로니카도 홍련과 스틸 드라코의 눈교환을 확인하며 땅바닥을 확인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홍련에게 말했다.


 “아직 바깥과 통신은 될 것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은 것 같지 않다고 말해보시죠.”


 “제가 당신을 어떻게 믿죠?”


 베로니카는 홍련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 다는 듯 사령관에게 권총을 밀어보자, 홍련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귀에 손을 대고 말을 한다.


 “본부, 시간이 얼마 남은 것 같지 않다.”


 아무런 응답이 없기에 홍련은 혹시 다른 지휘관들이 배신자들을 억류한게 아닐까 희망을 가져보지만, 갑자기 들려오는 거대한 폭발음과 흔들거리는 오르카 호에 몸을 비틀거린다. 베로니카도 오르카 호가 급격하게 움직이자, 사령관의 어깨 위로 올려 둔 총을 놓치게 되면서, 남은 권총을 가지고 필사적이게 사령관만을 노리기 시작했다. 배의 흔들림이 좀 괜찮아지자 비상벨이 울리면서 배를 포기하라는 방송음이 흘러나온다.


 “호드 분들도 참… 배를 가라앉이게 할 정도의 폭탄을 설치해달라고 했는데 완전히 날려버릴 생각이었던 것 같네요.”


 “호드분들은 믿다니 당신도 참…”


 “서로에게 시간이 없음을 확인시켜줄 목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 거긴 한데… 당신 말대로 호드와 거래하는 거 자체가 믿음직스럽진 못하군요.”


 문 너머로 다른 자들이 막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리다가, 이내 비상방송 밖에 들려오지 않는다. 베로니카는 빈 손으로 문 쪽을 가리킨다.


 “다른 분들은 다 빠져나간 거 같군요. 저희도 오르카 호가 가라앉기 전에, 다른 배로 이곳을 빠져나가도록 하죠.”


 홍련은 고민할 것도 없었다. 그녀를 잡더라도 사령관이 죽으면 모든 것이 헛되기 때문에, 그녀와 사령관 모두 손아귀에서 놓치게 되더라도 다시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업무실의 문을 연다. 앞의 밖이 보여야할 창은 폭발로 인한 긴급 절차로 셔터가 내려가 있었고, 중간 중간 보이는 화면들은 빨갛게 탈출하라는 표시만 떠 있었다. 등도 그에 맞춰 빨간 불빛이어서 을씨년스럽다 느껴질 정도지만, 뒤에서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사령관을 밀치며 다가오는 베로니카가 더 공포스러울 지경이었다. 홍련과 남은 몽구스 팀 대원들이 앞장을 서고 그 뒤를 사령관과 베로니카가 따라간다.


 바깥이 보이지 않아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소형 배가 있을지도 모를 곳에 가더라도 물에 잠긴 오르카 호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궁금해진 불가사리는 조용히 홍련에게 말을 걸었다.


 “작전관님, 만약에 배가 완전히 수장된거면 다른 배로 빠져나올 수 있는 거 맞나요?”


 “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어느 곳에도 연기도 나지 않고, 잠긴 구역도 볼 수 없었는데 뭔가 이상하긴 하군요…”


 “거기 둘 뭘 그렇게 속닥되나요?”


 이상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둘을 베로니카가 멈추게 만들지만, 그 둘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고 그저 베로니카를 향해 미소만 보였다. 베로니카는 이상함을 느꼈지만, 조금만 더 움직이며 오르카 호 내부의 선착장에 도착하기에 얼른 움직이라고 손짓만을 간단하게 내보인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몸을 움직여 선착장으로 가자, 수많은 출격용 포드들과 상륙정, 보트, 그리고 트리아이나의 잠수함도 눈에 띈다.


 “트리스리나의 잠수함도 움직일 줄 알았나요?”


 “전 자매님들에게 다양한 것을 배우고 있답니다… 홍련 자매님. 전 당신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그러니 저쪽으로 몸을 움직여 주시죠.”


 베로니카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은 트리아이나의 잠수함과 먼 벽면이었다. 홍련과 몽구스 팀이 베로니카의 말대로 움직이려고 하는데, 그들의 사이로 예상치 못한 인물이 끼어들었다.


 “우와? 이거 무슨 총이야? 처음 본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응? 그게… 하하, 그러니까… 그래! 우리 철용 동지를 떠날 수 없어 내가 찾아왔지!”


 “역시 토모야, 너무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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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에 도착하고도 이것저것 하느라 많이 못 적었읍니다. 암튼 내 잘못이야, 미안해!


요새 맨날 사과만 하는것 같다고?


스마조에서 배웠어! 그래도 남 탓은 안 하는 거래 ㅎㅎ


먼가 달달한 분위기 글 아니면 제대로 못 쓰는 것 같아 아쉽네. 더 노력해봐야지 ㅎㅎ


뭔가 더 원하는 장면 있으면 댓글에 써주삼. 어느정도는 참고 해보겠음 ㅎㅎ


읽어줘서 고맙고, 댓글에 욕을 써도 좋고, 수정안도 좋고, 궁금한 것도 좋음!


물론 칭찬도 좋음 ㅎㅎ


내일 또 봅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