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글] 세이렌의 고민 -1

[글] 세이렌의 고민 -2

[글] 세이렌의 고민 -3

[글] 세이렌의 고민 -4 

[글] 세이렌의 고민 -5

[글] 세이렌의 고민 -6

[글] 세이렌의 고민 -7



"이제 좀 괜찮아, 세이렌?"

"네. 힘이 조금 없긴 하지만 움직일 순 있을 거 같아요."


사령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채 숨을 고르던 세이렌이 말했다.


"그래도 나중에 같이 검사 받으러 가야해. 약도 받아야하고."

"아기가 생기면 안된다고 했으니까요...."


세이렌은 회복을 하는 사이, 사령관에게 이것저것 들었다.

방금까지 했던게 성행위. 즉, 아이를 만드는 행동이었다는 것과

현재 오르카 호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서는 안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우연찮게 사령관의 시술이 끝난 상태였기에 위험할 수 있으니

닥터의 정밀검진과 함께 사후 피임약을 먹어야한다는 것까지.

세이렌은 조금 시무룩한 모습으로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사령관님의 아기...."

"크, 크흠. 그건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사령관은 세이렌을 꼭 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나중에 모든게 끝나고 나면, 반드시 아기를 가지게 해줄게."

"네, 네헷.... 히히힛...."


마치 프로포즈 같은 사령관의 말에 세이렌도 사령관을 꼭 껴안고 헤실헤실 웃었다.

세이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람을 유혹하던 세이렌은 어디가고 다시 평소의 귀여운 세이렌이네.

그렇게 생각하던 사령관은 자신의 자지를 쓰다듬는 손길에 몸을 흠칫했다.


"그, 이게 저를 괴롭혔던거죠?"

"응. 자지라고 부르지."

"자지...."


세이렌은 자신의 흔적이 묻어있는 생식기를 신기하다는 듯이 만졌다.

그리고 그 손길을 느끼고 커지기 시작한 자지를 보며 얼굴을 붉히던 그녀는 사령관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사령관님, 그, 아까 세 시간이라고 하셨죠?"

"응. 그랬지?"

"그, 그럼 준비하실 시간을 빼고 두 시간 정도 남았으니까...."


우물쭈물하던 세이렌은 조심스럽게 사령관의 귓가에 다가가 속삭였다.


"아기 만들기 연습, 시켜주세요."


귀여운 아이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역시 그녀는 사람을 홀리는 세이렌이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사령관은 세이렌을 덮쳤다.




"죄송합니다, 대장님."


사령관에 의해 소녀에서 여인이 된 날, 세이렌은 무적의 용을 찾아갔다.

거기서 세이렌은 사령관과 대장님의 밀회를 보았던 이야기와,

사령관의 품에 안기기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고백하고 사과했다.

그리고 그걸 모두 들은 무적의 용이 말했다.


"무슨 문제가 있소?"

"네? 그, 그치만 대장님과 사령관님은 연인이신데 제가..."

"부함장, 아니, 세이렌. 그대는 하나 착각하고 있구려."


무적의 용은 세이렌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옛날이라면 그대의 말이 맞겠지.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소."

"시대요?"

"그렇지. 이제 이 세상에 남자는 사령관님 한 분 뿐이지. 그렇기에 누군가 독점하거나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이야기오."

"그, 그래도...."

"사랑은 죄가 아니지. 하물며 이런 시대에선 오히려 권장해야한다 생각한다오. 그대는 잘못한게 없소."


무적의 용은 마치 딸을 안는 어머니처럼 세이렌을 안아주며 말했다.


"오히려 내가 감사하지. 내게 말해줘서 고맙소, 세이렌."

"대장님...."

"그래서 어땠소?"

"네헷?"


갑작스러운 무적의 용의 물음에 놀란 세이렌이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짓궂은 표정을 한 무적의 용이 있었다.


"첫 경험 말이오. 어떤 느낌이었나 좀 궁금해서 말이오."

"그, 그, 그그그그그그!"

"아하하, 사령관이 그대를 품은 이유를 조금은 알겠구려."

"짓궂으세요, 대장님!"


세이렌과 무적의 용은 한동안 방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라이즌의 대장과 부함장의 이야기가 아닌, 가족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깊은 밤, 두 사람을 걱정한 사령관의 호출이 있기 전까지 계속...


이후에도 호라이즌은 화목한 생활을 이어나갔다.

탐사에서 돌아온 테티스가 "이런 재밌는 일을 나 빼고 진행하다니!"라며 성을 내기도 하고,

진짜 사랑에 빠져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네레이드를 위해 발벗고 나서기도 하고,


늦은 밤 어딘가에서 금빛 소녀들의 사중주가 방안에서 울려퍼졌다는 소문이 돌거나,

사령관의 장난으로 옷을 바꿔입은 용과 세이렌이 밤에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 등이 생겼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