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하하하! 그거 아주 보기 꼴 좋네요! 아하하하!"


해맑게 웃는 목소리

그 목소리에 주인은 레모네이드 파이였다.

그리고 그녀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는 커넥터 유미였다.

그녀는 현재 오르카 소속이지만 

실상은 펙스의 일원이다.

원래는 파이의 지시를 받아 그를 데리고 나오게 했었지만

현재의 오르카 상태를 보고하면서 

파이의 지시로 매일 오르카에서의 일을 보고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파이 왈


-"그런 미래가 정해져있다면 주인님을 당장 데리고 올 필요는 없겠군요.

  어차피 그 년들한테 더 기회가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유미는 현재 오르카 일원들이 오늘은 어떻게 

충성파들에게 엿을 먹었는지 전 사령관에게 어떻게 거부당했는지

보고 받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러다가 유미가 그런 파이를 보다가 물었다.


"저기 파이님..."


"응 왜?"


"저...걱정은 안 되시나요?"


"뭐가?"


"그게 지금 전 사령관님께서 오르카에 있으신거요...

 파이님 성격상 당장 오르카를 족치고 사령관님을 데리고 오실려고 하실 줄 알았거든요.

 게다가 오르카에는 전 사령관님을 따르는 분들도 모두 깨어나서 주변을 보호하고 있고요..

 또 지금 파이님은 무적의 용을 찾아나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무적의 용이야 호라이즌이나 큰 규모의 함대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충성파 일원들이 있다면 파이님께서 있으실 자리에 곤란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물어본 겁니다..."


유미의 말에 파이가 잠시 말이 없다가 말을 이었다.


"물론 곤란하지 않을 수는 없죠. 지금 볼 때 그녀들은 주인님을 지키기 위해서면 목숨도 내걸을 테니까요.

 웃기지도 않는 버러지 놈 때문에 원치 않게 주인님과 떨어지게 되었으니까요.  

 제가 있을 자리가 있을까 싶기도 했었죠...한 때는

 하지만..."


"하지만..요?"


"그런 생각 접기로 했어요. 그런 분들과 싸운다고 난리 쳐봐야

 제 쪽이 오히려 주인님게 미움 받을 테니까요.

 대적하기 보다는 서로 모시기로 한 주인과 떨어져 지냈었다는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이기에 함께 공감하고 어울리자고 생각을 바꾼 겁니다."


유미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그런 이유를 처음에서야 알게 되었다.

단지 미래를 알았다는 걸로 여유를 부리는 걸로 밖에 알지 못 했기에...


"뭐 그게 유미 당신 눈에는 제가 그저 여유부리고만 있는 거로 밖에 보이지 않았겠지만요..."


"아...다..아시고 계셨나요?"


"후후...얼굴을 굳이 안 봐도 목소리면 다 알 수 있답니다?"


"죄..죄송합니다..."


"아니예요...그나저나 원래 시간대로였다면 주인님께서 나오기까지 이제 몇 일이 남았죠?"


"이제...4일 남았습니다..."


"그래요.. 길면서도 짧네요...유미는 앞으로도 주인님을 계속 지켜봐주세요..

 주인님의 안전과 오르카 그 년들이 어떻게 엿을 먹는지도 모두 지켜보고 보고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유미는 보고를 마치고 무전을 껐다.

그리고 천천히 숨어 있던 덕트에서 경계하면서 나왔다.

그렇게 덕트 룸에서 문을 열고 나와 복도를 이동하던 중


"어? 유미?"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

그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에는

불굴의 마리가 서 있었다.


"아..어..마..마리대장님 아니세요...어..어쩐 일로.."


"그냥..답답해서 돌아다니고 있었네.

 여긴 왠만해서는 다른 사람도 잘 안 오는 곳이라서.

 근데 유미 자네는 어쩐 일로.."


"아..전 잠깐 휴식 좀 취하려고요..."


"이런 데에서 말인가?"


"아..뭐..아! 아까 마리 대장님께서 말했잖아요. 여기 왠만해서는 다른 사람 잘 안 온다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서요. 아 저 이만 일 하러 가야겠네요! 

 오늘도 전선 연결 땜시 덕트 속 좀 기어다녀야겠어요..오호..오호호호!"


"아! 저기 잠까.."


마리가 말을 붙이려 했지만 유미는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유미는 전선 연결 및 통신 보안 조치 때문에 왠만해서는 잘 만나질 못한다

하루의 전부를 덕트 속에서 기어다니며 사니까..

결국 마리는 유미를 그냥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리는 들었었다.


"쉰 거 같지 않은데....분명 누군가랑 이야기 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녀가 누군가랑 대화하고 있는 것을...

하지만 설마하는 생각으로 넘어갔다.

가뜩이나 정신없는 오르카 내에서 다른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데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는 회귀전부터 오르카 일원이 아니라 펙스 일원이었기에 

기억이 있을리가 없다고 하지만 이것이..그녀의 실책이 되었다.


한편


"각하. 다녀왔습니다."


"오..그래! 어서와 발키리."


요안나 아일랜드에 시찰을 갔던 발키리가 돌아왔다.


"각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혹시 오르카에서 또 피해를 입으시진 않았을까 걱정했었습니다."


"난 괜찮아. 아르망과 다른 애들도 있었으니까."


"아...그..그런가요..."


발키리는 순간 움찔했었다.

이전 시간대에서는 자신이 제일 가까이에 있었다.

다른이라고 해봐야 아르망 정도였고 하지만

이제는 전 시간대에서 오르카에서 죽음을 맞았던 충성파 일원들이 모두 곁에 있었다.

왠지 제일 가까운 자리를 빼앗긴 마음을 지울 순 없었지만

내색하지 않기로 했다.


'괜찮아...어차피 펙스에 가서도 그랬으니까...그리고...각하가 안전한 게 우선이야..'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누군가가 오는 것이 보였다.

레오나였다.


"바..발키리..."


다시 돌아온 발키리를 레오나가 초점이 흔들리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조금 전까지 그 불길한 감정이 지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적어도 지금은 전 사령관이 다치지도 상처받지도 않은 채 곁에 있으니까.

전 사령관은 레오나를 못 봤는지 발키리의 손을 잡고 말을 했다.


"얼른 가자. 발키리 네가 직접 조사 받은 걸 이야기해줘."


그의 행동에 발키리는 작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네..각하..얼른 사령관실로 가죠. 단 둘이서 보고할 게 있으니까요."


발키리는 전 사령관에 손에 깍지를 끼며 말했다.

다만 눈은 레오나를 향하면서 말했다.

발키리는 전 사령관의 손을 꼭 잡고 그를 사령관실로 이끌었다.

지나가다가 전 사령관은 그제서야 레오나가 서 있었다는 걸 봤지만

그의 손을 잡고 끌고가는 발키리 때문에 그냥 지나쳐가게 되었다.

마치 발키리가 레오나를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었다.

레오나는 그렇게 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닿지도 않을 손은 그저 허공만을 잡을 뿐이었다.

돌아왔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하늘은 자신들 편이 아니었다.


철충지대


"헉..헉..."


최근 철충이 번성 중이라는 지역에서 한 바이오로이드가

땀을 뻘뻘 흘리고 가파른 숨을 내쉬며 하나하나 죽이고 있었다.

바로 오르카호의 T-14 미호였다.

그녀는 전 사령관을 배반했다는 죄목을

그에게 직접 받아서 장기 임무 위주 투입에 보내졌다.

그에게 한 속죄의 답이라 생각해 미호는 그저

이 일에 투입되었다.

미호는 전 사령관에게 장기 임무 지시를 받고 난 후

버려지듯이 철충지대에 내려졌다.

적지 않은 보급품과 함께

하지만 그 곳은 철충의 규모가 큰 장소였고

보급품음 금새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보급품이 사라졌을 때

미호는 그 주변을 돌아다니며 폐허 속에서 보급품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철충을 죽인다는 일을 멈추지는 않았다.

전 사령관이 자신에게 내린 지시였기에..


"헉...기..기다려...사령관....꼭...돌아갈거야..

 다시...사령관한테....다시...사령관...옆으로..돌아갈게..

 나..포기 안 할 거야....사령관이 내게 말해줬으니까..

 모두 끝내면...받아주겠다고...했으니까..."


미호는 자신의 비어버린 왼손 약지 손가락을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흙과 잿가루가 묻어서 검은 자국이 묻은 손가락

하지만 미호의 눈에는 그저 다시 반지가 끼워져 있는 손가락으로 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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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죄송합니다....너무 늦었습니다.

우선 변명같지만 이유를 대겠습니다.


첫번째 현생이 힘들었습니다.


지금 제가 일하는 곳이 주로 냉장과 냉동에서 일하는 곳인데

원래는 무난하던 곳이었습니다.

근데 인원 중 몇몇이 그만두고하다보니 사람이 점점 비게 되면서

일 끝나고 돌아오면 씻고 밥먹고 나니까 바로 쓰러져 눕는 패턴에 계속 되서 

어쩌다가 켜도 어느샌가 제가 책상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두번쨰 코로나 양성판정


코로나에 한 번 걸리고 체력이 많이 떨어진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격리 중에 쓸려고 킨 적도 있었는데 몸이 아파서 그냥 쉬어버렸었습니다.


세번째 슬럼프...


18화 쓰고 난 후

점점 늘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데다

다음편을 쓰려고 하는 데 이어지는 내용이 안 떠올라서

잠깐 쉰다는 게 몇 달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결론 : 죄송합니다.....일단 쓴 곳까지는 올릴게요.....횃불 가지고 오지 말아주세요...


추신 ....내일부터 또 출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