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는 6시 반 부터 기상나팔이 울리고, 6시 50분부터 점호가 시작된다. 하지만 라비아타는 6시 40분인에도 아직 침대에 누워있었다.


"라비아타언니. 라비아타언니. 일어나세요."

"...5분만..."

"언니. 오늘 점호 하셔야 한데요."

"...5분만..."

"네. 언니."


아침 점호는 원래 사령관이 직접 실시한다. 하지만 사령관이 성관계 등으로 인해 점호할 수 없게 된다면, 라비아타가 대신 진행하게 된다. 그래서 콘스탄차가 그녀를 깨워봤지만, 그녀는 아직 더 자고 싶어했다.


"라비아타언니. 점호 시작 5분 전이에요."

"...알았어. 가봐."


라비아타는 6시 45분에 간신히 일어났다. 그리고 느릿느릿 전투복으로 환복한 다음, 점호 시간에 맞춰서 연병장으로 향했다.


연병장에는 각 부대의 인원들이 오와 열을 맞춰서 서있었다. 그래서 사열대로 라비아타가 느릿느릿 걸어오자, 각 부대 지휘관들이 보고를 하려 했다.


"스틸라인 보고."

"보고 생략. 이상 있는 부대? 없지?"


그녀는 보고따위를 전부 생략했다.


"모두 주목. 장병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서 오늘 도수 체조와 뜀걸음은 생략한다. 알겠나?"

""예!""

"국기에 대해 경례. 바로. 애국가 제창. 무반주로 불러라. 실시."


그녀는 방송이 나오건 말건 마음대로 진행했다.


""러버러버러버...""

"바로. 묵념. 바로. 함성. 생략. 이상 점호 끝. 다 들어가."


라비아타를 향한 병사들의 지지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그렇던 말던, 그녀는 대충 본인 관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모자란 잠을 보충했다.


한참 뒤.


"라비아타 언니. 일어나세요. 지금 9시에요."

"응?... 알았어. 가봐. 야. 콘스탄차. 오늘 회의에 주인님 오셔?"

"아뇨? 아마 아스널과 계속 달릴 것 같아요."

"그러면 앨리스 거기에 붙혀줘."

"앨리스는 이미 즐기다가 쓰러졌어요."

"에휴...알았어."


그녀는 예정되어 있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9시에 일어났다. 그리고 대충 씻고 회의실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각 부대의 맏언니와 각 부대의 대장 및 최선임이 우르르 모여있었다. 하지만 사령관이 없다는 이유로 그들은 회의 대신 잡담만 했다.


"우물우물..."

"응애. 레아가 게임 좆고수. 스틸라인 온라인으로 따라와. 시발들아."

"요즘 제 동생들이 말을 안 들어 쳐먹어가지고..."

"오늘 소완 뒤졌냐? 아침 메뉴 코다리강정 뭐냐?"


라비아타는 아침을 대신해서 큼직한 케이크를 먹었다. 그리고 다 먹고난 직후,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야 다 주목! 회의 시간에 떠들기만 할거야?... 골프나 치러 가자."

"...라비아타 통령. 아침부터 무슨 골프입니까... 축구 하러 갑시다."


그들도 사령관 없는 회의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일까? 결국 마리와의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라비아타의 말대로 다같이 스크린 골프장으로 이동했다.


"나이스 샷~."

"역시 180kg."


라비아타는 비거리 1.4km라는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렇게 그들은 실컷 골프를 즐기고 12시 쯤 점심을 같이 했다. 그리고 약 12시 반, 라비아타는 갓 비밀의 방에서 나온 사령관을 대접했다.


"주인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하암. 어우 허리아파."


그래서 라비아타는 이제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맡겨진 임무가 없어서 그냥 잠수함을 순찰한다. 그러면서 관심 병사들과 대화하기도 한다.


"천아양. 잘 지내시죠?"

"그럼요. 잘 지내죠."


엠프레시스 하운드는 바르그의 배신 사건 이후로 부대 전체가 관심 병사가 되었다. 


"요즘 장화와 바르그 싸우나요?"

"그 일 뒤로는 딱히 싸우지 않는 것 같아요."

"고마워요."


과거 장화와 바르그가 서로 죽이려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켈베로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라비아타가 그 둘을 조금 꺾어준적이 있었다. 그 꼴을 본 천아는 그녀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붙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확인한 관심병사는 드라큐리나.


"라비아타씨! 자꾸 아자즈와 이터니티가 날 괴롭혀요!"

"진정해요."

"아니, 이번에도 진짜라니까요! 제발 그 둘 좀 어떻게든 해주세요!"


드라큐리나는 얼마 전부터 아자즈와 이터니티가 자신을 괴롭힌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cctv에는 어떠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서, 라비아타는 이를 그냥 피해망상 증상이라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수면제 몇 알을 주고, 닥터와의 상담 약속도 대신 잡아주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5시 반. 라비아타는 저녁을 가볍게 먹었다. 그리고 사령관 마음의 편지함을 확인해보았다.


'저는 이프리트 병장입니다. 억울합니다. 저는 임관 신청을 한 적이 없는데, 갑자기 레드후드 대령님이 하사 계급장을 들고 저에게 붙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뜸 임관을 강요하고...'

'저는 이프리트 병장입니다. 레드후드 대령이 임관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저를 해병대로 보낸다고 협박합니다. 살려주세요.'

'저는 이프리트 하사입니다. 어느 분탕종자가 이프리트는 하사 임관을 싫어한다고 하는데, 사실 모든 이프리트는 임관을 매우 선호합니다. 그래서 꼭 모든 이프리트가 하사를 거쳐 중사, 상사, 원사까지 올라가고 싶어합니다. 꼭 모두 임관시켜야...'


라비아타는 마편 내용을 다 사령관에게 보고해주었다.


"알았어. 흠. 스틸라인에 이렇게 전달해줘. 임관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니까 하사를 받아들이라고."

"네 주인님."


결국 라비아타는 마리를 통해 스틸라인 병사들을 집합시켰다.


"모두 주목. 임관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주인님이 명령을 내리셨으니 받아들여. 해산."


모든 이프리트가 아우성을 쳤다. 하지만 사령관의 명령이 저러니 어찌하겠는가. 결국 그들은 임관을 피하기 위해 일을 더더욱 대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강 6시 반부터 라비아타는 다시 순찰을 나섰다. 그러면서 나체로 또 달리는 펜리르도 붙잡아주고, 음주운전을 하던 애니를 꺾어주기도 했다. 그렇게해서 다시 8시. 라비아타는 야식을 즐겼다.


"소완. 치맥 배달 좀 해줘."

"애니가 반 죽어서 배달이 안돼요. 직접 오셔야 할 것 같아요."

"알았어. 포장해갈게."


라비아타는 배틀메이드에게 치킨을 사주었다. 그리고 본인은 밤 12시까지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12시까지 메이드들에게 조언...아니, 잔소리를 퍼부었다.


"언니. 지금 저녁점호인데..."

"야. 내가 더 쎄. 그냥 먹어."

.

"언니. 우리 취침 시간인데..."

"연등한다고 쳐. 좋은 이야기인데 왜? 듣기싫어?"

"아...아니요."


그녀는 한참 잔소리를 끝내고 씻으러 들어갔다. 그리고 다 씻고 나오니 새벽 한 시.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잤다. 그렇게 라비아타의 하루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