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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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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째 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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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봄이 찾아오기 전, 나와 금란은 다희가 다녔던 초등학교에 와있었다. 물론 금란의 품에는 우리 아들 진우도 함께 있었다.


다희가 현실세계로 온지 1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나...? 벌써 초등학교 졸업이라니 밑겨지지가 않는다.


애초에 다희의 나이와 지식수준을 고려하여 조등학교 5학년 중간단계에서 일종의 편입을 통해 학교생활을 시작했으니 짧았다면 짧은 기간이었다. 


그럼에도 다희는 명랑하게 학교에서 잘 지냈으며 친구도 여럿 사귀며 잘 적응 할 수 있을 지 걱정했던 것들을 보란 듯이 기우로 만들어주었다.







나: 다희야~ 졸업 축하해~



금란: 졸업 축하해 우리딸~




우리는 미리 준비했던 꽃다말을 다희에게 한가득 전달해주었다.





다희:   헤헤 고마워요 엄마아빠!



나: 우리 딸이 이제 졸업해서 중학생이 된다니, 너무 꿈만같아.



다희:  엄마아빠 없었으면 저는 이런 곳에 있지도 못했을 거에요. ㅎㅎ



금란: 에구에구 우리딸 기특하기도 해라~ 



다희:  다행히 친구들도 같은 중학교로 배정받았대요.



금란: 어머나! 다희는 좋겠네~ 중학교에서도 친구들이랑 계속 만날 수 있고.



다희:  너무 좋아요! 히히




???: 다희야~! 



다희:  어?! 수진아 성은아~!






아마도 다희의 초등학교 친구들인가보다. 두 아이들이 다희에게 달려와 반갑에 대화를 한다.




다희:  엄마아빠. 얘네들이 중학교도 같이 가는 애들이에요. 수진이랑 성은이.



수진+성은: 안녕하세요.



나: 아, 그래. 반가워. 다희 친구들이구나 ㅎㅎ



수진+성은: 네~! 같은 중학교로 같이 가게 되었어요. 반은 다르지만요.



나: 그래 그래 ㅎㅎ 중학교 가서도 다희랑 잘 지내주면 좋겠다.



수진+성은: 물론이죠! 우리 서로 잘 도와주거든요~! 



다희:  응응! 맞아!



성은: 다희야! 나중에 또 우리집 놀러와. 내가 마카롱 만드는거 보여줄께!



다희:  응! 꼭 갈께! 성은이가 만드는 마카롱 먹고싶어!




그렇게 다희의 친구들은 짧은 대화를 하고 각자의 부모님 곁으로 돌아갔다.




금란: 착하고 밝은 친구들이구나.



다희:  네. 가장 친한 친구들이에요.



나: 어때 다희야? 현실세게에서 살아보니까 좋지?



다희:  처음엔 좀 무서웠는데 지금은... 너무 잘 온거 같아요! 친구들도 생기고! 고마워요 아빠!




다희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안겨왔다.

이게 딸 가진 아빠의 기분이구나.



나: 그럼, 졸업기념으로 놀러갈까?



다희:  놀러요? 어디로요?































다희:  으아아아아아!!!! 무서워!!!!



나: 응? 뭐가무서워? 이거 생각보다 튼튼해! 봐봐.



다희:  아아! 흔들지 마요 아빠!!!




금란: 여보! 오자고 한데가 여기었어요?!



나: 나 여기 정말 와보고 싶었거든! 드라마에서도 나온 곳이라서.



금란: 헉! 너무 높아...!!!! 아니 많고 많은 곳 중에 하필이면 여기를...!!! 



진우: (우는 중)



금란: 아들, 미안미안 무서웠어요~? 곧 끝나니까 조금만 참아 응? 당신. 다 건너고 나 좀 봐요.



나: 아니 왜 좋잖아 왜그러는데.



다희:  으아아앙 빨리 가요 빨리!!!!






그렇게 우리 가족이 흔들다리를 다 건너고나니 금란과 다희가 조용히 나를 노려보는것이 보였다.


난 직감적으로 목숨의 위협을 느꼈으나 피할 수 있는 방도 또한 없었다.




금란: 솔직히 말해요. 다희 졸업기념은 핑계였죠?



나: 어 음........



다희:  나빴어.....



나: 음..........



금란: 여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뭘까요?



나: ..................



다희:  빨리 생각해요 아빠. 제가 냉혹한 안드바리 중령으로 돌아가는 걸 보고 싶지 않으면.



나: ...............죄송함다.



금란: 큰 소리로 똑바로.



나: 죄송합니다!



다희:  사과만으로 끝내는거에요?



나: 잉????



다희:  말로만 사과하는 걸로 퉁치는건 아니잖아요.



나: 아...........



금란: 밥시간이니까 뭐좀 사주면 될지도요?



다희:  엄마랑 저랑 모두 만족하는 걸로 생각해주세요.



나: 네....넵.....



금란: 생각했어요?



나: 자..잠깐만....



다희:  안되겠어요. 지금부턴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안드바리 중령으로서 아빠에 대한...



나: .......한우 먹으로 갈래?



다희:  아빠 최고!!!!!!!!!



금란: 합격.



나: .........................................





두 사람의 용서를 받기 위해 일단 내질러버린 게 하필이면 한우라니.......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이미 기대만발인 두 여자를 보자니 어떻게든 한우를 먹여야한다는 압박감이 감돌았다.




















다희:  음뇸뇸뇸뇸......



다희:  으음~ 역시 고기는 비싼거 먹어야 맛있어~



금란: 적당히 살 줄 알았는데 완전 고급으로 사는거 아니에요?



나: 아무리 그래도 다희 졸업한 날인데 이정도는 해야지.



금란: 하여튼 여보는 눈치가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고 참 뭐랄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니까요. 결정적인 순간에는 누구보다 촉이 좋아서 모두를 만족시킬 줄 아는데 왜 평상시에는 그런거에요?



나: 그런 면 때문에 날 좋아해준거 아니야?



금란: 아니 왜 얘기가 그렇게 흘러가요?



나: 나 안사랑해?



금란: 그만해요. 



나: 말은 그렇게 해도 얼굴은 솔직한걸?



금란: ................................부끄러워요......



다희:  뭐에요 딸 앞에서 연애하는거에요?



금란: 아빠가 좀 주책이잖니.



다희:  ...........난 좋은데



금란: 으..응?



다희:  보기 좋잖아요.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사이 좋으면 안정된다고 들었어요.



금란: 다희는 엄마아빠가 계속 꽁냥거렸으면 좋겠니?



다희:  네~ 계속 신혼부부처럼.



나: 우리 딸이 아주 이해심이 좋구나 ㅎㅎ 고맙다.



다희:  하지만, 딱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나+금란: 부탁?



다희:  그..... 밤에 소리... 다 들리거든요.? 저야 오르카호에서 언니들한테 알만한 건 다 알게 되어서 문제없지만...



나+금란: 응? 그게 무슨..................아?!?!?!?!



다희:  물론 그만큼 엄마아빠가 서로를 사랑하신다는 의미겠지만요. 무...물론 몰래 문열어서 훔쳐보는 건 안했어요! 진짜에요!



나: 크흠.....!! 여보. 아무래도 안방에 방음을 좀 더 신경써야겠어.



금란: ........네......그래야겠네요....




그 뒤로 몇 분간 우리 모두는 쑥스러움에 못이겨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고기가 익기만을 기다렸다.

그래도 계속 침묵을 유지할 수는 없기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 요즘 라오는 잘 해?



금란: 네. 종종 제가 하는걸 다희가 옆에서 같이 보기도 해요.



나: 오오, 다희야. 요즘 엄마사령관님의 지휘능력은 어때?



다희:  제 입으로 말해도 돼요?



나: 괜찮아.



다희:  스테이지가 진행되기는 하는데.... 절반 이상이 중파로 돌아오니까... 버는 거에 비해 쓰는 자원도 엇비슷해서...



나: 하하하하, 엄마가 예전에 처음 라오를 플레이했을 때 아빠에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



금란: 여보..!!!!!



다희:  엄마가 뭐라고 했는데요?



나: 현장에서 수도 없이 구른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는 거냐고 말했....아얏! 아 왜!



금란: 그믄흐여(그만해요)



다희:  엄마.



금란: 응?



다희:  제발 스쿼드랑 적들의 상성공부를 해주세요. 지금상태로는 언니들이 반란을 일으켜도 할 말 없으니까요.



금란: ......................다희야........



다희:  네?



금란: 자꾸 걸핏하면 안드바리 중령으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다희:  에....네?



금란: 엄마도 수틀리면 배틀메이드의 불초 금란으로 돌아갈 수 있단다~ 물론 칼 대신 회초리를 들겠지만~ 



다희:  어...엄마? 화났어요?



금란: 엄마 화 전혀 나지 않았어요~



나: 화났네.



다희:  아....아빠...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아요?



나: 안드바리 중령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희:  아 아빠...!! 나좀 도와줘요.



나: 이따가 집에 가서 고추참치 두개만 가져갈께. 그걸로 콜?



다희:  익?! 그냥 참치도 아니고 고추참지?! 으.........알겠어요....



나: 좋아. 방법을 알려줄께. 조용히 엄마한테 안겨.




나는 다희에게 그렇게 말하며 동시에 금란에게 조용히 윙크로 신호를 보냈다.


금란도 나의 의중을 알았는지 더욱 티나게 기분이 다운 된 것을 어필했고 이에 곧바로 다희가 안겨들기 시작했다.




다희:  어...엄마.... 화푸세요 네?



금란: 흥!



다희:  엄마~~ 라오 할때 막 뭐라고 안할께요 네?



금란: .......크흠........




금란의 표정이 조금씩 녹아내린다. 

당연하지. 다희의 애교를 온몸으로 얻어맞고 당해낼 사람이 누가 있겠냐마는.



다희:  엄마? 화 많이났오?



금란: 크흑.....졌다! 이리와 우리딸!





역시나 이번에도 금란의 KO패구나.

저 귀여움에 금란은 이미 마음도 몸도 모두 녹아내려 다희를 더욱 끌어안고 있었다.


두 사람이 그렇게 화해(?)의 포옹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무심결에 금란이 쓰던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아직 화면에 라오 어플이 설치되어있는게 보여 무심코 실행해보았다.


그런데 앱이 실행되지 않고 이상한 메세지가 떴다.





나: 서비스 점검 중입니다. 차후 공지해드리겠습니다??? 뭐지 오늘 점검일정이 있었나?



나는 곧바로 라오 공지와 커뮤니티에 들어가 서비스 점검이 진행중인지 확인했다.

하지만 다들 멀쩡히 라오를 플레이하고 있었고 그 어디에도 서비스점검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라오 어플을 삭제했다 다시 설치해봐도, 최신 업데이트를 해봐도 나오는건 똑같았다.




나: 여보, 여보 휴대폰에 깔린 라오어플, 조금 이상한데? 왜 이것만 서비스점검중이라고 뜨는거지?



금란: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보다 지금 라오 생각을 할 때가 아닌거 같은데요.



나: 아... 그렇지. 우리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지.




나는 금란의 충고에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간간히 금란과 다희와 진우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저게... 사령관의 진짜 정체?




그래. 지금까지 너희를 지휘했던 사령관의 진짜 모습이지.




그리고 지금 저기에 안드바리와 금란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 그리고 그대는 대체 누구인가?




나는 그저 행복을 원하는 자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조금 짖궂은 장난을 치는 존재라고 해둘께.




 

금란양이 저 곳으로......




안드바리도 여기에서 저쪽으로 간거야....??




그렇다면 정령 당신의 말이 사실인가. 우리가 사는 세계는 그저 허구의 세계라는 것이?




이미 내가 보여준 그대로야. 너희들이 금란과 안드바리라고 불렀던 존재들은 현실세계의 존재를 느끼고 저 이세환이라는 사람, 그러니까 이곳 사령관의 진짜 정체가 있는 곳으로 넘어갔지. 물론 내가 조금 등을 밀어줬지만.





말도 안돼!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껏 살아온 의미가....!!!!!!




 

진정해라 마리대장. 혼란스러운거 이해한다. 나도 그러니까.

그래도 충격적이군.... 우리가 그렇게 구인류의 탄압으로부터 생존해오고 멸망전쟁을 버텨내고 지금도 철충과 펙스와의 전쟁을 치루는 이 모든 것이... 그저 현실세계 인간들의 유희를 위해 만들어진 허구의 세계였다니....




아.... 안드바리.... 왜 사라진 걸 몰랐을까..... 




저도 금란양이 사라진걸 전혀 깨닫지 못했어요. 




이 자의 말대로라면 게임 내 스크립트 상에 없는 상황이니까 금란과 안드바리가 사라진 상황이 묘사가 되지 않은거고 그것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끼쳐 그 둘이 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한 거겠지.




이렇게 깊은 자괴감은 처음이네요/처음이야





그런데 지금 우리 눈 앞에 있는 저 자가 게임세계에 개입하면서 우리마저도 현실세계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했고 비로소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말인가?





정답이다.





어째서 우리에게 이러는 거지? 그냥 게임 캐릭터로 놔두는게 아니라 뭔가 목적이 있는건가?





그들이 원하니까.




뭐라고?





사령관의 정체라는 이세환이라는 자, 그 이세환이라는 자의 아내가 된 금란, 그 두사람의 딸이라는 삶을 선택한 안드바리라는 이름을 가졌던 다희. 이들은 평소에도 너희들이 현실세계로 와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었다.





안드바리가....!!!!




금란이........!!







그래서 그 소원을 어느 정도 들어줄려고 하는거야.

물론 너희들은 전부 현실로 나오게 하면 세상이 혼란스러워지겠지.

게다가 지금은 너희들을 현실세계로 이동시킬 수도 없고.




어째서?!




어떤 존재를 소환시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그리고 내가 그 어려운 것을 하도록 그만한 뭔가를 너희들이 보여준게 없잖아?

저 두사람은 달달한 순애를 보여줘서 내가 그것에 대한 보상을 해준 것 뿐이야.





그럼.... 너는 우리에게 이렇게 현실을 인지하게 만들고 그 현실로 나가지도 못하게 만들면서 뭘 해주겠다는 거지?





이동은 못하지만 소통은 하게 할 순 있지.





소통이라고?





그래. 소통. 그런거 있잖아. 채팅, 영상통화 같은거 말이야.





해줘. 안드바리 얼굴이라도 보고싶어.





레오나, 진정해라. 





이미 저들의 휴대폰에 있는 어플만 내가 손을 봤지. 

정확히는 이세환 이 자의 계정으로 구동되는 라스트오리진이라는 어플에서만 너희들과 소통이 가능할꺼야.






하, 라스트오리진이라니. 우리세계에 이름도 있었나. 나 참. 이름 하나는 제대로 지었군.





 

그래서 할꺼야 안할꺼야?





다들, 해보자. 이미 우리가 허구라는 걸 안 순간 이건 할 수 밖에 없어.




밑져야 본전이네요. 해봐요 우리.




아직 충격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우리에게 선택을 하라니. 정말로 지독하군... 알겠다. 하도록 하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저들과 소통을 할 수 있나.






그저 내가 알려주는 방법만 따라하면 돼.

걱정마. 너희들도 좋아하게 될꺼야. 아니, 너나 할거없이 원하게 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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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에 이어지는 시리즈는 "우리가 이어지는 이야기" 라고 정해봤어.


하지만.... 언제 쓸지는 잘 모르겠다. 일이 바쁘기도 하고 나도 좀 글 쓰는거에 압박이 있었거든.


언젠가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쓰기 시작할 듯.


아무튼 허접한 글 읽어주고 추천이라는 귀한 걸 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