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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 https://arca.live/b/dogdrip/21790414 


결론부터 힌트를 주자면 이 글엔 사이다도, 고구마도 포함돼있지 않다

이 글을 끝으로 연재는 끝나니 보기 싫은 분들은 뒤로 가기 누르면 되시겠다



이딴 썰을 연재하게 될 줄은 몰랐다

1편이라고 적어 놓은거는 적을때 까지만 해도

내 처량한 신세 비틱질좀 해볼려고 적은거지

이렇게까지 연재할 줄은 몰랐다 진짜


어제 글 쓴 것도 기억안남

집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기억이 없다.


철자 하나하나 틀리지도 않고 오타도없이 그렇게 썼다는게 놀랍다

웃긴건 차단 사유 게시판이나 신문고에 댓글도 적어놨더라

채널관리하는게 주사가 돼버린듯




아침에 출근하니 사무실의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무거웠다

우리팀의 옆옆옆팀까지 들릴정도로

크게 소리쳐놓고 나갔으니 모르는게 이상하다


옆 팀에선 이미 내가 우리 히스테리 팀장과 사귀는 걸로 결정나있더라

심히 불편했다.

내가 좋아한다는 선배는 아침 출근길에 현관문에서 

나와 눈이 마주치고선 급하게 시선을 피했다

이게 무슨 일인지.. 


팀장년이 어제는 집에 잘 들어갔냐고 물었다

당연히 잘 들어갔을리가 없지


술 한 잔만 먹어도 머리 아프고 울렁거려하는 나한테

40분 만에 소주 1병 하고도 절반 이상을 먹였으니

기절하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


"네"

이게 내 오전의 첫 마디 이자 마지막 말 이었다



어제 직장 상사한테 고백받고 적잖이 당황해버린 나는

오전 동안 아무와도 말 한마디 섞지 않으며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내가 팀장의 고백을 거절해버리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했다

나는 그녀의 히스테리를 버틸 수 없다


팀장보다 윗 사람인 과장에게 다이렉트로 말 해버리기에는

지금이 인사철도 아니었고 팀장들과 과장님은 일주일에 2번 이상 술자리를

할 정도로 친했다. (코로나 이전에)


이렇게 된거 퇴사생각하고 정면돌파하자는 생각이었다


하루종일 속이 좋지 않아 나를 뺀 팀원들끼리 밥먹으러 가라고 했고

팀장님은 나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아무 말 없이 점심밥을 먹으러 나갔다


밥 보다 보약인 것은 잠이랬다

잠을 청하려고 의자에 기대 눈을 감았는데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OO아 괜찮아? 어제 술 많이 먹었어?"


내가 좋아한다는 옆 팀의 선배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오늘은 간헐적 단식하는 날이라며

간단히 미음만 하려고 보온병에 뭘 싸들고 와서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아..네 뭐 괜찮아요. 근데 누나 저 할 말 있어요"

사내에서 형, 누나 하는 것은 팀장 과장급 꼰대들이 제일 싫어하는 짓이지만

그녀와 나 둘만 있을때에는 누나 동생 하기로 했었다.


"어제 팀장님이랑 술은 잘 먹었어?"


"제가 다 설명할게요. 저도 어제는 너무 무기력하게 끌려나가듯이 가버려서

누나한테 설명을 못했어요 그 부분은 되게 죄송하게 생각해요"


"아냐 괜찮아.."

라고 말하며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팀장님이 또 따로 불러내서 이상한 소리를 지껄인게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누나.. 무슨 일 있어요? 어제 팀장님이랑 따로 이야기한 거 있어요?"


"아니.. 어제 팀장님한테 뒷마당으로 불려가서는 단도직입 적으로 '우리 팀에 OO이 좋아해?' 라고 물어보시더라고"

"그래서 나는 OO씨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지"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


"우리 팀에 OO이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으니까 눈여겨 보지도 말라고 하더라? 참나,,"

할 말을 잃었다


"오늘 우리 팀에 OO이랑 술먹는다며? 다음으로 미루는게 어때?"

"라고 하시길래 그냥.. 네.. 라고 대답하고 말았어"


며칠 전 옆 팀에 선배한테 노골적으로 들이대고 번호따고 했던걸

우리팀 팀장이 보고선 내 뒤를 밟은 것 같다

그리고 저번주 일주일 동안은 우리팀 버리고 옆팀에

선배랑 단 둘이 밥먹으러 간다거나 정말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졌는데

팀장이 그걸 모르는게 이상한 걸지도 모른다


선배한테 있는 사실 그대로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근 일주일 동안 있었던 모든 일부터 삽겹살 집에서 있었던 모든 일 들을 해명 및 설명 해야만 했다

많이 놀랐는지.. 페북 인스타에서나 보던 소설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며

나를 위로했고 맞장구 쳐주며 나보다 더 화를 내줬다.


계속 듣다가 내가 불쌍했는지 이번주 금요일날에 약속있냐고 물었고

약속 없다는 내 대답에 새로운 술 약속으로 대답을 했다

어제의 숙취에 눈 풀려있는 것을 이제서야 눈치채곤


"아! 미안미안 ㅎㅎ 누나가 맛있는 밥 사줄게!"




이번엔 내가 팀장을 창고로 불러냈다


"팀장님 어제 저와 있었던 일에 대해서 대답하고 싶어서요

지금 우리팀 창고로 와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전화 끊고나서 1분도 채 안돼서 달려오셨다

그녀는 나에게 무슨 대답을 듣고 싶었던 걸까



문이 닫혔고

"속은 좀 괜찮아? 오늘 하루종일 얼마나 걱정했는데 정말"


어제 저랑 있었던 일 말인데요

크게 당황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저를 좋아하셨다면

퇴근도 안시키고 고생시키는 것보다 제가 팀장님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게끔

다른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하는게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다 미안해..."

눈을 바닥으로 내리꽂으며 정말 미안할때만 짓는 표정을 지었다.

저 표정을 근 5개월만에 과장님한테 존나 깨진 날 이후로 첨 보는 것 같다


팀장님.. 그리고 제가 어제 옆 팀 OO선배랑 술먹는 거는 어떻게 알고 미루신거에요??


"미안해"


제가 옆 팀에 OO선배 좋아하는 거 알고 스토킹 했다는 거밖에 말이 더 될까요?

팀장님.. 이거 성별만 바뀌었어도 사회적으로 난리났을거에요

팀장님은 일에 욕심있으신 분이고 승진에도 욕심 있으신 분이잔아요..


"너 지금 나 협박하는거니??"


반은 협박이 맞고 반은 아니에요

근데 어제 팀장님이 저한테 하신 거에 비하면 세발의 피에요.

팀장님.. 술 못먹는 애를 그렇게 술 먹인 다음에 심신미약 상태로 만들고

고백하시는게 어딨어요? 그건 반칙 아닌가요?

이 세상 팔도에 어떤 사람이 좋아하는 이성 술에 취하게 만들고 고백을 해요?

더 심해지시면 과장님께 직접 찾아가서 말씀드릴거고

그 것도 여의치 않다 싶으면 회사 그만두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이게 어제 못한 저의 대답이에요.



"내가 너한테 너무 큰 부담을 줬구나.. 미안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진짜 진짜 미안하고 앞으로는 껄떡대지도 않고 사적인 감정 담지도 않을게"



자리로 돌아왔고

오늘은 자료 제출해야하는 날이라서

어제 못다한 일을 해야하느라 8시까지 야근한 것일뿐

팀장님이 주는 업무 강도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나한테 와야하는 일들이 맞선임하고 맞맞선임한테 가는중.


해피엔딩인가? ㅋㅋ


뭐 암튼 더이상 팀장은 나에게 사적인 감정을 담지 않겠다고

약속받아냈으니 이걸로 난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런 썰을 적을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럴 일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