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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기사였던 농부에게 (6)

 

 

 

 

 

엘리자베스 1년 9월 10일.

 

선왕 로이어의 정당한 계승자로서, 그의 딸 엘리자베스를 여왕으로 선위한다.

 

또한 리제타 왕비를 납치하고, 그 스스로를 감히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라 사칭하며

 

자신의 사형이자 황금 사자단의 일원이었던 조나스 경, 막시무스 그라우카토 경, 콜슨 경,

 

아이벤투로 경을 살해하였으며 다수의 사상자를 낸 죄인 루크마이어 엔더스의 모든 권리를

 

박탈한다. 이 권리엔 생명의 권리, 결투의 권리, 자유의 권리 등이 있다.

 

탈영, 납치, 살인, 사칭, 하극상 등 총 18개의 죄를 범한 범법자 루크마이어 엔더스를-

 

극형에 처한다.

 

 

 

 

 

 

 

 

 

 

*****

 

 

 

 

 

 

 

 

 

숨을 쉴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났다.

 

이곳은 저승인가? 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두컴컴하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몸에 감각을 박탈당한 느낌이었다. 허공에 붕 뜬 것처럼 몸이 가벼웠다.

 

여기가 저승이라면, 나는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안녕, 아빠.”

 

눈앞에 여인을 보았다. 엘리자, 나의 딸.

 

루크마이어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여긴 어디지? 난 죽은 게 아니었나?


“내가 살아있군.”


“응, 살아있어.”


하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고개를 돌리려고 해도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너, 그 옷은…….”


“미안. 나, 여왕이 됐어.”

 

아아, 어쩜 이리 닮았을까. 얼굴도, 머리카락도, 심지어 목소리마저 닮았다.

 

“미안하다.”


“괜찮아. 오히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나야…….”


그녀가 거울을 들었다. 그리고 루크마이어가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몸에 기이하게 생긴 호스들이 연결되어 있었고, 왼팔은 잘려 있었으며 몸 곳곳에 나사

 

같은 것이 박혀있었다. 마치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괴물 같았다.

 

“아빠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


“……내 몸이…….”


“그리고 하나 더. 아빠는 지금 죽은 사람으로 처리됐어. 반역자 루크마이어 엔더스는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어. 무슨 뜻인지 이해해?”

 

죽었지만 죽은 게 아니다. 그는 살아있지만, 세상은 그가 죽었다고 알고 있다.

 

사실상 루크마이어 엔더스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넌 괜찮아? 아픈 곳은? 화살에 맞은 곳은 어때? 놈들이 괴롭히진 않아? 밥은 잘 먹고?”


“……이렇게 됐는데도 아빠는 나부터 걱정하는구나.”


엘리자가 웃었다. 일그러지고 뒤틀린 미소였다. 슬픔을 감추기 위한 웃음이었다.

 

“난 괜찮아. 할 일이 엄청 많지만 아직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난 언제 나갈 수 있는 거야?”


“못 해.”


“뭐?”


“아빠는 앞으로 평생, 죽을 때까지 이곳에 있어야 돼.”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엘리자의 표정을 보고선 그게 진담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생명 유지 장치가 없으면 아빠는 1시간 안에 죽어. 게다가 이미 사형 당했다고

 

알려져서 외부 사람들이 아빠를 봤다간 일이 커져.”

 

“…….”


“이게 내가 한 타협이야. 난 그 사람들하고 거래했어, 아빠를 살리기 위해…….”


“차라리 죽게 내버려두지 그랬니.”


원망은 없었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는 엘리자가 고작 나 하나를 살리자고 자기 인생을 포기한 것이 안타까웠다.

 

“그럴 순 없어. 아빠는, 아빠는 내 하나뿐인 가족이니까.”


그 때, 엘리자의 등 뒤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시간 됐네. 나중에 또 올게, 아빠.”

 

“몸 조심해.”


“응.”


엘리자가 문을 열고 나갔다. 그는 그제야 자기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곳은 먼 옛날, 리제타 왕비가 갇혔던 그 탑이었다.

 

그런가. 그 긴 시간을 넘어, 그녀가 겪어야 할 아픔을 대신 겪고 있는 것인가.

 

루크마이어는 눈을 감았다. 

 

그녀가 그리웠다. 모든 게 그리웠다.

 

 


 

 

 

 

 

 

 

*****

 

 

 

 

 

 

 

 

 

그의 하루는 짧았다.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도 채 안 됐기 때문이었다.

 

엘리자는 때때로 찾아와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해주었다.

 

“난 이제 정식으로 여왕이 됐어. 봐, 아빠 보여주려고 왕관도 가져왔어.”


“잘 어울린다고 말하진 못 하겠네.”


“이왕 이렇게 된 거 즐기려고. 아빠랑 같이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가봤자 반역자라고 욕만 먹을 텐데 뭘.”


또 하루는 겨울이 왔다는 걸 말해주기도 했다.

 

“아빠! 겨울이야! 밖에 눈이 오고 있어!”


“나도 봤으면 좋겠지만, 보다시피 몸이 이래서.”


“눈 가져올까? 우리, 옛날에 눈싸움 자주 했잖아.”


“가져와도 난 팔도 못 움직여. 하여간 말괄량이 같으니.”


시간이 점점 빠르게 흘렀다. 겨울은 곧 봄이 됐고, 봄은 또 다시 여름이 되었다.

 

그 즈음엔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처지에 익숙해졌다.

 

아름답고 유능하며 젊은 여왕.

 

팔이 잘리고 유폐당한 늙은 반역자.

 

한 편으론, 엘리자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가 점차 일그러졌다.

 

그것은 한 때 사랑이었다. 그러나 시간과 죄책감이 그것을 일그러트리기 시작했다.

 

사랑은 집착이 되어간다. 마음속의 선은 점차 지워져 경계를 알 수 없게 된다.

 

“아빠, 나 왔어.”


“……그래.”


그가 시간을 알려고 눈을 돌려 벽을 보았다. 

 

벽돌 너머로 빛이 들어오지 않는 걸 보아하니 벌써 밤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상했다. 엘리자가 밤에 찾아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벌써 밤이 됐나?”


“응. 새벽이야.”


그녀가 그에게 다가왔다. 

 

“옷이……특이하네. 꼭 무희 같구나.”


“꽤 잘 어울리지?”


그 말처럼 하늘하늘하고 얇은 천을 덧대 입어, 꼭 한 마리의 나비처럼 보였다.

 

“있지, 실은 나 조만간 결혼할 것 같아서.”


“누구랑?”


“크릭의 왕자. 이름이 뭐라고 했지……아할람? 이헬렘? 뭐 그런 이름이었어.”


결혼 동맹인가. 왕이나 왕자, 공주가 외국의 왕족과 결혼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언젠간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한 편으론 마음이 아팠다.

 

“나는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녀가 조금 더 그에게 다가갔다. 손을 뻗으면 닿을 곳까지.

 

“그래서 생각했어. 우리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뭐?”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다.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알 수 없었다, 그의 상식으론 상상조차 못 할 일이었으니.

 

 

“이게 무슨……?”


“아빠는 이대로 잊힐 거야. 그 무엇도 남기지 못한 채 이곳에서 죽을 거야.”


억지로 생명을 연장시킬 뿐, 루크마이어는 이미 오래 전에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움직일 수도 없고 어디로도 갈 수 없으며 존재마저 부정당했다.

 

그 무엇 하나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지는 형벌.

 

일찍이 로멜드가 말했듯 차라리 죽는 게 나은 벌.

 

“난 아빠를 세상에 남길 거야. 아빠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유일무이한 증거를 남기겠어.”


“무슨 짓을-”


그녀가 루크마이어의 목에 주사기를 꽂았다.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너…….”


루크마이어의 의식이 반쯤 끊어졌다. 아직 몸의 감각을 인지할 수 있었다.

 

“날 용서해 줘.”


그녀가 그의 위에 올라탔다. 루크마이어가 필사적으로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만둬, 부탁이다. 그것만은 안 돼. 제발 멈춰.

 

“제, 발……멈춰…….”


엘리자가 그의 유두를 빨면서 음란하게 허리를 놀렸다.

 

자지 위에서 빙글, 빙글 허리를 돌리며- 무희처럼 춤췄다.

 

“미안해, 아빠. 그렇지만 사실, 진심으론, 줄곧 이러고 싶었어.”


그 어떤 고통도 그를 꺾지 못했다.

 

팔이 잘리고, 얼굴을 베이고, 어깨가 꿰뚫리고, 뼈가 부러져도 그는 버텼다.

 

하지만 쾌락이.

 

이 잘못되고 어긋난 사랑이 그를 무너트리기 시작했다.

 

“좋아……좋아해, 아빠……츄웃, 츄유…….”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나는 대체 어디서 잘못했을까.

 

“이게 아빠의 자지……멋져……♡”


엘리자가 그의 발기한 자지를 꺼내 혀로 핥았다.

 

추잡하고 더러운 행위. 이럴 리 없다, 그의 안에서 무언가가 계속해서 부서진다.

 

나의 딸.

 

동네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와서 울던 아이.

 

당근이 먹기 싫다고 투정부리던 아이.

 

힘든 길을 묵묵히 따라와 나의 곁에 있어준, 나의 딸.

 

쮸웁, 쥬붑, 쥬폭, 쥬포옥, 할짝, 할짝……♡

 

추잡하게 보여야 할 그 행위는, 마치 경건하고 신성한 봉사처럼 보였다.

 

커다랗게 부어오른 자지에게 키스하며, 혀로 위아래를 훑고 빨아들인다.

 

이곳에 아버지와 딸은 없었다. 그저 한 명의 수컷과 암컷이, 몸을 섞으며 교미할 뿐.

 

“흣, 아앗, 그……그만둬……부탁이다, 이제 그만…….”

 

“안 돼,”


쮸유우웁, 츄붑, 츄폭, 츄폭, 쥬폭, 쪼오옥……♡

 

그가 사정하기 직전까지 펠라하던 엘리자가 입을 뗐다.

 

“내가 말했지? 아빠를 남긴다고. 아빠가 세상에 존재했던 증거를 남길 거라고.”


그녀가 그의 자지를 잡아, 자신의 보지와 맞닿게 했다.

 

“내가 아빠의 아이를 낳으면 돼. 그게 유일한 방법이야.”


“엘, 리자…….”


그가 겨우 손을 뻗었다. 그러나 엘리자는 그걸 붙잡아 자신의 가슴을 만지게 했다.

 

“응, 나도 사랑해. 아빠.”

 

더 이상 그녀의 귀엔 들리지 않는다.

 

폭주해버리는 사랑을, 집착을 멈추지 못한 채.

 

두 사람이, 이어졌다.

 

“후……아앙……♡”


“그만, 이제 그만해……제발…….”


“날 임신시켜 줘.”


퍼억, 퍼억, 퍽, 퍼억, 퍽, 퍼억……♡

 

그녀가 거칠게 허리를 흔들었다. 도저히 처녀라고 볼 수 없는, 음탕한 허리놀림이었다.

 

루크마이어는 필사적으로 사정을 참았다.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아빠, 아빠……앙……♡ 흐응, 흣……♡ 아앙……아빠의 자지, 너무 좋아……앗……♡”


그가 버티려고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엘리자가, 이번엔 그의 가슴 위에 손을 얹고

 

빙글빙글 허리를 움직였다. 그런 다음 다시 힘차게 위아래로 짜냈고, 다시 돌렸다.

 

“행복, 해……♡ 아빠랑 섹스하고 있어……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빠랑, 아이 만들기를……♡”


제발 내가 아는 너로 돌아와.

 

제발 그만둬.

 

이건 악몽이다. 나쁜 꿈이다, 이럴 리 없다. 이건 음마의 장난이 분명하다.

 

현실을 부정한다. 견딜 수 없는 쾌락을, 뒤틀린 사랑을 거부한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한 현실. 

 

지옥보다도 더 끔찍한 행복-

 

“흐윽, 흐응, 앙, 아흐응……♡ 안 돼, 참으면 안 돼. 얼른 내 자궁에 싸버렷……♡”


한 때, 그들은 손을 붙잡았다.

 

두 손을 꼭 잡고 언덕 너머의 노을을 바라보았다.

 

“손, 잡아줘……♡”


한 때,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서로를 바라보며 세상이 떠나가도록 웃었다.

 

“하앗, 하하……아하하하……♡ 아빠랑, 섹스하는 거 좋아……이힛, 아하하……♡”

 

한 때.

 

그들은 서로를 아버지와 딸이라고 불렀다.

 

“사랑해, 사랑해……♡ 아빠, 사랑해……아빠의 아이를, 내게 줘……♡”

 

마지막까지 참고, 또 참았다.

 

그러나 그 한 마디에 루크마이어는 패배했다.

 

“얼른 아빠 딸을……엄마로 만들어 줘……♡”


퓨루룻.

 

퓨루루룩, 뷰룻, 븃, 뷰류룻, 퓨웃, 퓨우웃, 뷰루루루룩……♡

 

자궁을 가득 채우는, 몇 달이나 모아둔 정액들이 짜내어진다.

 

그는 몰려오는 쾌락과 배덕감, 그리고 죄책감에 몸을 떨며 계속 사정했다.

 

“해버렸네, 우리……하지만, 정말 행복해…….”

 

엘리자가 쾌락에 몸을 움찔움찔 떨며 말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얼굴은 분명 웃는 것처럼 보였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상처 입힌 고통과, 사랑하는 아버지를 범한 행복.

 

사랑하는 딸에게 범해진 고통과, 사랑하는 딸에게 범해지는 행복.

 

“흐읏……아핫……♡ 이거 봐, 너무 많이 싸서 다 못 들어가고 도로 나오잖아……♡”


그녀가 보지를 벌리자, 찐득찐득한 정액이 주르륵 흘러나와 시트를 적셨다.

 

“앞으로 임신할 때까지 계속, 아니……모든 게 끝날 때까지 계속……하자?”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이 모든 게 한 때의 악몽이길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나긴 빌드업 끝에 드디어 야스 파트……하지만 별로 꼴리진 않았다 카더라

드디어 다음 편에서 완결. 그 기념으로 피자를 먹었는데 아직까진 괜찮다...아직은.

아프면 나도 몰라 레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