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yandere/8706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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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는 자신의 딸 얀순이를 보고 오열했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줄 알았더라면 더 일찍 왔어야하는건데.

아니, 그 때 그냥 무슨 수를 쓰던간에 얀순이를 구했어야하는건데.



그는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며 피눈물을 흘리면서 꺽꺽댔지.

그런 그를 보고 얀순이는 의아해했어. 지금까지 자신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거든.


"당신, 왜 울어?" 얀순이가 물었어.



그제서야 얀붕이는 겨우 자신의 마음을 추스렀어. 그리고 결심하지. 다른 사람들이 이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지않는다면, 내가 그 몇 배, 몇 십배, 몇 천배 많은 사랑을 주어서 이 아이를 절대 외롭게 만들지 않겠다고. 그리고 얼굴을 닦고 말했어.



"처음 뵙겠습니다, 공주님. 저는 왕실기사단 소속의 얀붕. 오늘부로 공주님의 호위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호위? 나한텐 그런건 아무 필요없어. 굳이 쓸모도 없는 나를 노릴 사람도 없으니깐."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저는 앞으로 공주님과 함께하면서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


"......"



긴 침묵이 그들사이에 맴돌고있던 그때 공주가 외쳤어.


"당신도 그러다 금방 사라질거 다 알고 있어. 내 옆에는... 내 곁에는 아무도 없어. 아무도..."


"아니요. 저는 당신 곁에 있을ㄲ....."


"어차피 나같은건 그냥 죽어버려도 누구도 슬퍼하지 않을텐데 도대체 왜 살아있는걸까."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 있는 제가 슬퍼할껍니다. 다른사람이야 어떻든 바로 여기 있는 제가요. 그러니 제발 그런 슬픈말은 하지말아주십시오! 제발..."


"에...?"







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이건다날속이려는거야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


얀붕이의 그 말은 태어났을때부터 늘 혼자였던 얀순이로서는 도저히 믿기 힘든말이었어. 그 누구도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거든. 지금보다 더 어렸을적 몇 번 찾아왔던 교사가 있었지만 그녀가 글을 어느정도 떼자 더이상 오지않게되었고 신입시녀도 처음에는 그녀에게 관심을 갖는듯하다가 곧 무관심하게 되었어. 얀순이가 먼저 시녀들에게 다가가도 그녀들은 전혀 어울려주지도 않았지. 얀순이는 더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로 했어. 그래서 그녀는 항상 혼자서 책만 읽어오는 생활을 해왔지. 책만이 얀순이의 친구였고 책 속의 세계가 그녀가 볼 수 있는 세계였지.



하지만 이렇게 먼저 자신에게 다가와주는 사람이 생기니 모든 걸 포기했다고 생각했던 얀순이지만 조금 욕심이 났어.


"진짜...야? 거짓말 하는거 아니야?" 얀순이는 얀붕이의 대답을 겁내듯이 조심스럽게 물었어.


사실 얀순이는 이 말에 얀붕이가 부정해주길 바랐어. 지금까지 그래왔던것처럼...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욕심내지않고 그 무엇도 필요없는 자신으로 지낼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또 다른 마음 한구석에서는 얀붕이가 긍정해주기를 바랬어.


"네,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항상 당신 곁에 있고 항상 당신의 편이 되겠습니다." 얀붕이가 미소지으며 말했어.



그 말을 들은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지금껏 쭉 자신이 바래왔던 일들을 조심스럽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어.


"그러면...나랑 같이 밥먹어줄꺼야?"


언젠가 책에서 봤던 마치 그 화목한 가족처럼---


"네, 공주님은 어떤 것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단 음식을 많이 좋아합니다."



"...나랑 같이 책도 읽어줄래?"


언젠가 책에서 봤던 부모가 자식에게 해주는 것처럼---


"네, 해본적은 없지만 제가 재미있게 읽어드릴 수 있어요. 크아아앙. 나는 무시무시한 드래곤이드아아"



"풋...그게 뭐야...그럼...나랑 손잡고 놀아줄래?"


언젠가 책에서 봤던 사이좋은 친구들처럼---


"네, 공주님이 바라신다면 언제나요."



"그러면... 앞으로도 오래오래 나랑 행복하게 살아줄꺼야?"


언젠가 책에서 봤던 공주님을 구하러 왔던 왕자님처럼---


"네, 약속하겠습니다. 저는 절대로 공주님 곁을 떠나지않겠습니다."




얀순이는 기뻤어. 너무 기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지도 모를정도로. 얀순이는 아직 어린나이지만 이세상의 어두운 면을 많이 봤어. 아니, 그 어두운 면에서만 살아왔어. 그래서 자신에게는 없는 희망차고 밝은 책 속의 세계를 갈구해왔다는걸 그 자신도 깨닫지 못했어. 하지만 이제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어. 이제 자신은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




얀순이가 눈물을 흘리고있자 얀붕이는 자신의 딸을 사랑스럽게 끌어 안아주었어. 그리고 얀순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안겨봤어.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느꼈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 온기, 따뜻함이, 그리고 그 따뜻한 얀붕이가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니 더 기쁨과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지. 그래서 그녀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얀붕이를 강하게 끌어안고 품에 안겨 엉엉 울고, 또 울었어. 그녀의 속에 있는 쌓여있던 모든 것이 외로움이 토해내질때까지. 




그리고 얀붕이는 얀순이가 자신에게 어떤 감정을 품게 되었는지 상상조차 하지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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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빅 더 이상 가망이 없는 똥글입니다. 

걍 몇 줄정도로 간단하게 찍 싸는게 내 한계라는 걸 깨달았다.

모두 미아냉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