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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소설쓰는 채널에도 백업차 함 올려봤읍니다

근데 화력이 굉장히 적네오

백업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글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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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ad Ending #004 : 공공재 (창소 2+텍겜 8)
[2] 당신은 젓가락을 집었다. 배고픈건 둘째치고 어떤 생각이 들었다. 미친 짓일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당신을 싫어하는 토끼녀 곁에 있어야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녀라면 온 세상이 당신을 원하는 분위기에 휘말려 가라앉을 때 밀어올려줄 부력 같은 존재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라면 그녀가 협력해주어야겠지만. (텍겜 11) v

"우움, 네 선택은 그건가."

백발녀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공주와 스승의 표정은 밝아졌고 반대로 토끼녀의 얼굴은 썩어들어갔다.

"그치만 의외인걸. 너도 인간이지? 인간이 인간 마을을 거부하다니 별나구만. 뭔가 속셈이라던가 있는거 아냐?"

백발이 뼈다귀로 당신을 가리키며 하는 말에 당신은 침묵했다. 토끼녀가 안전장치로서 당신을 본의 아니게 보호할 것이라는 당신의 생각을 까발려봤자 득될게 하나 없다. 오히려 당신의 계획을 역이용 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이겠지.

"그런건 이제 아무래도 좋아. 이 남자는 영원정에 있기를 스스로 선택한 거니까."

스승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첫 업적 달성 : 영원정이 우리 가족이 되었다
영원정에 체류하게 되었다.]



"정식으로 소개하자면 내가 이 영원정에서 약사를 맡고 있는 야고코로 에이린, 아픈 곳이 있다면 언제라도 찾아와. 염좌, 찰과상, 습진, 자상, 우울증, 스톡홀름 증후군, 기타 등등. 몸의 병, 마음의 병 모두 상담 가능하니까. 물론! 츄릅, 혹여나 말 못할 거리... 예를 들면 뽑아줬으면 한다거나 하는 것도 대환영...."
"어흠, 어흠. 영원정에 온걸 환영해, 이방인. 내가 이 영원정의 주인인 호라이산 카구야.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 곳에 출입은 커녕 숨쉬는 것조차 내게 허락을 맡아야하지만 특별한 존재에겐 특별한 권한을 부여해주는 것도 내겐 가능해. 우후후... 자아, 특별한 존재라는건 누굴 말하는 걸까나?"

백발녀를 쫓아내다시피 돌려보낸 뒤 앞다투어 자기 자신을 어필하려드는 두 여자. 스승님이라는 쪽이 야고코로 에이린, 아까 흰머리녀에게 패배한 공주님이 호라이산 카구야렷다. 대충의 상견례로 서로의 이름을 알아냈다.
당신으로선 현재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서로 경쟁해줘야 당신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테니까 말이다.
물론 모두가 미녀인 이 곳에서 스스로 대주겠다고 접근하는걸 마다하고 싶진 않다.  아까 새 소녀와는 다르게 최소한 상식 선에서 이야기가 되니까 말이다.
다만 이 곳, 환상향이라는 곳의 정보에 대해 먼저 아는게 중요하다. 죽림에서의 돌발상황이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인간마을은 백발녀의 말대로 정말 안전한지, 마을과 영원정 이외에 안전지대가 있는지 등의 이야기다. 죽림에서 본 새 소녀의 사양이 환상향 최소 스펙이라면 어딜 가더라도 쥐어짜이기 이전에 목숨이 왔다갔다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런 녀석이 널리고 널렸다면 보호자 없인 영원정 바깥으론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는 뜻이다. 이 곳이 당신의 집은 아니니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출입구를 찾는게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 전까지는 환상향의 여자들과 놀아날 수 없다.

"조금 이른 저녁이었지만 일단 끼니를 때웠으니.... 우동게가 목욕물을 받아둘 거야."
"예?!"

토끼녀가 기습이라도 받은 듯이 놀랐지만 에이린은 그대로 말을 이었다.

"물을 데워놓으면 그대로 씻자. 영원정에선 귀한 손님이 오면 씻겨주는... 풍습, 그래, 풍습이 있으니까 거부권은 없어."

젠장. 거짓말이다. 어떻게든 몸 좀 섞어보려고 별 헛소리가 다 나오고 있다. 새 소녀보단 말이 통한다는 평가는 좀 재고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마, 맞아. 그런 풍...습이 있었지, 그래. 집 주인인 나와 '단독'으로 함께 씻는 거야."

'단독'이라는 말이 나오자 에이린이 발끈했는지 치고 나왔다.

".....공주님? 공주님께서는 아까 씻으셨지 않으셨나요?"
"헤에~ 난 공주라고? 공주라면 언제라도 깨끗해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문제 없지?"
"어머나, 생각해보니 마침 공주님 다음은 제 목욕 차례였네요. 깨끗한건 좋지만 역시 순서를 지킴으로써 예의를 차리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후후후."

왔다. 또 왔다. 카구야와 에이린이 서로 당신과 목욕탕에 함께 들어가려고 쟁탈전을 벌이려 한다. 하필이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일단은 넘기고 싶은데 혼자 하겠다는 말은 절대 용납 못할 분위기다. 억지부릴 핑곗거리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

당신의 눈에 저 너머 잔뜩 쭈글쭈글해진 귀를 축 늘어뜨리고 복잡한 표정을 한 토끼녀가 보였다. 당신과 한 지붕 밑에서 지내야할테니 기분 나쁘다는게 대놓고 보이는 얼굴이다.

그래, 너로 정했다.

당신은 일단 풍습이라면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으르렁거리는 양 쪽 여자들에게 알렸다.

"응? 아, 그래, 그래. 얼른 들어가자."
"공주님, 공주님 차례는 우동게가 들어간 뒤라니까요? 적어도 우동게가 씻은 뒤에 씻어주세요."

서로 자신을 선택했다며 당신의 손을 잡아끌지만 당신은 정중히 사양하고 그 사이를 빠져나갔다.

"에? 에에? 오, 오지마. 제발 아니라고 해줘..."

토끼녀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당신을 보곤 미친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뭔가 눈치챈 모양이지만 당신은 무시하고 그녀 앞에 서서 그녀를 가리켰다.

내키진 않지만 반드시 따라야하는 것이라면 이 소녀를 선택하겠다.

대충 그런 내용이다.

"자, 잠깐! 어째서 우리가 아닌 거야? 그 것보다 그 애는...!"

에이린이 말리려 했지만 당신이 그녀가 아니면 나간지 얼마 안된 모코우를 따라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입을 닫았다.

"....그럼, 그럼 어쩔 수 없네.... "

말을 바꿀 타이밍을 놓친 두 여자. 카구야가 더 떼를 쓰긴 어렵다고 판단한건지 당신을 놓아준다.

목욕탕으로 떠나는 당신의 뒤로 카구야가 에이린에게 즉석 아이디어가 나빴다며 꾸중을 한다.



"........"

목욕탕은 침묵으로 가득찼다. 들리는 것은 오직 물소리 뿐이었다.
손님인 당신이 탕에 들어가 있고 토끼녀는 밖에 쭈그려 앉아 물만 끼얹는다.

그녀를 선택한건 당신이었지만 그다지 흑심이라던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선택한건 아니었다. 거부권 없음이라는 조건 때문에 스스로 엉겨붙으려들 둘을 고르는 것보단 차라리 서로 껄끄러운 토끼녀를 선택하는게 덜 귀찮을것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그 증거로 당신은 일부러 등을 돌려 앉고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당신은 결백한 것이다!

"왜 이 곳에... 남은 거야?"

먼저 목욕탕에 목소리를 부어넣은 이는 토끼녀였다. 그녀는 계속 신경쓰고 있던 것을 당신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녀에게 말해줘도 될까 고민하다가 결국 그녀에게 정보를 내준다 해도 큰 위험은 없어보이므로 대화를 응하기로 했다.

"직감으로 마을이 더 위험해보일 것 같았다...라고? 거짓말이지? 거기는 인간을 보호해주는 존재가 많아. 애초에 '인간'마을이잖아? 인간들 뿐인 마을이 어째서 아직도 존재할 수 있는건지 대충 감이 오지 않아?"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조금 비틀었을 뿐.

"비틀어...?"

당신은 토끼녀가 있기 때문에 이 곳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웃기고 있네. 남자인 너를 보호해주느니 혀 깨물고 자살하는게 좋겠어."

토끼녀가 목소리를 잔뜩 깐다. 증오가 잔뜩 담겨있는 말투에 오한이 달린다.

일단 진정하고.

당신은 그녀에게 말했다.

모든 여자가 남자를 원하는 세상이라면 당장엔 좋을지 몰라도 계속 방치했다간 분위기에 말려 쾌락에 젖어버리는 삶에 빠지게 되고 만다. 물론 남자로서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만 이 곳에 남자가 당신 하나뿐이라는게 사실이라면 모든 여자를 혼자서 감당한다는건 불가능한 일이다.

"흥, 그건 내 알바 아니야. 남자가 죽던 말던...네가 폐인이 되건 시체가 되건 내 눈에만 안띈다면 오히려 나야 좋지."

그러나! 당신을 싫어하는 토끼녀가 곁에 있으면 어느정도 자중 작용 역할을 본의 아니게 그녀가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 영원정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하? 잘 들어. 너만 특별히 싫어하는게 아니라 남자라면 다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싫거든? 착각하지 말아줄래? 그리고 누가 자중 작용 역할을 해준다는 거야? 너 좋은 일을 내가 해줄줄 알아?"

계속되는 거부. 당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카구야나 에이린에게 몸을 맡겨도 상관 없겠지. 하지만 그러면 토끼녀는 감당할 수 없을 텐데? 그녀들이 당신을 원하면 원할 수록 어떻게든 당신을 영원정에 묶어두려 할테니까.

토끼녀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뭐, 뭐라고...?"

협조하지 않으면 더 오래, 어쩌면 당신의 평생동안 얼굴을 마주치며 살아야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다.

".....! 극.... 으그윽..."

토끼녀가 이를 간다.
원하는 대로
적당한 리액션을 취해준다.
이제 그녀는 당신이 빨리 떠나주길 바라며 당신에게 협력해줄 것이다. 어찌보면 협박이지만 당신도 딱히 그녀에게 무리한걸 시킬 생각은 없으니 좋은게 좋은거 아닐까.



목욕을 하고 나오니 카구야와 에이린이 당신을 기다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

"다, 당신.... 어....이나바와.... 꽤 진득한 시간을 보냈나보네. 뭐어...'풍습'....이니까 이나바도 잘 참아준 것 같고..."

카구야가 당신을 발견하곤 표정이 잠시 밝아졌지만 이내 토끼녀의 안색을 보곤 약간 실망한 투로 말을 걸었다.

"역시 젊은 아이가 좋은 걸까나..."

에이린도 실망하긴 마찬가지.

"자, 잠깐, 스승님도, 공주님도... 전 아무것도...!"

토끼녀가 화들짝 놀라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전에 당신이 선수를 쳤다.

아아, '적당히' 물고 빨았다.

"뭐, 뭐라고옷!"

그녀 입장에선 폭탄 발언이었다만 아무 것도 안했다고 말한다면 의심 받을 것이다.

"과감해...! 당신, 오늘 밤에 나한테도... 그, 해줄거지?"
"에이린, 이번엔 내게 양보해주지 않겠어? 이이와의 하룻밤은 나와 보내야하는게 당연하잖아?"
"공주님도 참~ 무슨 신혼도 아니고. 그리고 '이번엔'이라뇨. 오늘 한 번도 제가 공주님의 것을 독차지했던 적은 없었잖아요?"

또다시 시답잖은걸로 투닥대는 둘이다.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둘 다 허벅지나 가랑이를 움찔움찔 거리는 것쯤?
이 둘이 이 곳의 권위자라니 앞날이 걱정된다. 어쨌거나 잠자리는 이미 결정됐다며 토끼녀를 불렀다.

"에?"
"에."
"에."

모두가 벙찐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자자자자잠깐,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아! 안돼, 절대 안된다고옷!"

토끼녀가 극구 거부한다. 다들 부러워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지만 토끼녀에겐 별개의 일인듯 하다.

"내가... 지다니.... 이나바에게 밀리다니... 나 공주인데...."
"젊은 토끼라서 졌다...."

부러워하고는 있지만 어딘지 절망이 느껴지는 중얼거림을 뒤로 하고 토끼녀에게 협조 좀 해달라고 작게 말했다.

"시..... 싫엇! 잠자리는 절대 싫어!!!"

토끼녀가 돌연 외치며 뛰쳐나갔다.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귀를 막고 뛰쳐나갔다.

"이나바!"
"얘! 우동게! 어디 가는 거야!"

두 상급자가 외쳤지만 말리기도 전에 뛰쳐나간 터라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입원실 침대에 누웠다. 토끼녀는 돌아오지 않았고 남은 둘에게는 피곤해져서 상대는 나중에 하고 싶으니 오늘은 혼자 자겠다고 요청해 받은 방이다.
....다사다난했던 하루였다. 교미에 미쳐버린 새 여자에게 쫓기고 대궐 같은 저택에 몰래 잠입했다 탈출하기도 하고 탄막 슈팅 게임을 방불케하는 탄막들 사이에서 회피 기동도 하고...
어째서였을까. 어째서 당신은 이런 곳에 떨어지게 된걸까. 알 수 없었다. 처음 눈을 떴을 때와 마찬가지로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단 당신이 여기 사람이 아닌건 확실하게 기억나지만 그 외에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뭐, 그걸 찾는 것도 내일부터 할 일이다, 라고 생각하며 내일부터 어떤 핑계를 대며 두 고운 짐승 같은 여자들을 피해야할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열려있던 방 문 바깥에 누군가 서있었다. 붉게 안광 같은게 보인다.

"......자?"

낯익은 목소리다.

"파장을 보니 자는 것 같지는 않네."

토끼녀였다. 상반신을 일으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역시 손님을 그런 곳에서 재우는건 아닌거 같아서. 내 방으로 안내해줄게."

뛰쳐나간 터라 당신이 스스로 여기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어떻게 할까?

[1] 따라간다.
[2] 따라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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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걸 피하네 첫 배드엔딩인가 해서 긴장하고 있었는데

2. 저번 선택지의 정답 힌트는 사실 본문이 아니라 이 글의 시작점이었던 계획글에 있었음 주인공 영원정에 체류한다는 계획은 없어지지 않았읍니다

3. 늦어서 완전 죄송합니다 저는 약속도 못지키는 쓰레기입니다...3시넘어서까지 쓰고있었는데 잠들어버렸어... 요즘들어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기절해버리는 일이 잦습니다. 오늘도 이어폰 찾느라 한참을 이불 걷고 난리도 아니었음 그나저나 일이랑 글쓰는거 병행하니까 쉬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 아닌거 같아서 힘드네요 슬슬 체력이 부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