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아이디어를 주셔서 써봤습니다.
(림버스 컴퍼니 스포 주의.)
이상한 일이군.
...
...
버스 바닥에 담배꽁초나 담뱃갑이 굴러다니지 않게 하라고, 벌써 여러 번 말한 것 같은데...
이건 뭐지.
<얘들아, 조심 좀 하지...>
내 눈에는 이게 담뱃갑...으로 보이는데.
게다가 이 안에는 담배꽁초가 가득 들어있군.
담뱃갑을 집어든 내 손에도... 담뱃재가 묻었고 말이야.
어떻게 생각합니까, 단테.
<그... 저 둘도 반성하는 것 같지 않아?>
단테 씨가 저 둘이 반성하는 것 같지 않느냐고 묻는군요.
한쪽은... 늘 반성한다고는 하지만, 한 손으로 담배를 태우느라 그런지 걸핏하면 담뱃재를 떨구고.
다른 한 쪽은... 반성이라는 단어의 뜻조차 모르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그리 생각합니까, 단테.
<얘들아, 난 더는 커버 못 쳐줄 것 같다...>
관리자 양반, 포기하지 마...!
...쯧.
입사 계약서에 쓰여있었을 텐데.
개인의 기호나 욕구에 의해 회사의 행보에 방해가 될 짓을 범한 자는... 회사 차원에서 행동에 제약을 걸 수 있다고.
이미 선례를 보았겠지.
...흠흠, 흠~
돈키호테, 네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나도 알고 있네, 뫼르소 군...
머쓱해서 그런 걸세...
아무튼... 담배를 태우는 걸 말릴 생각은 없었지만, 둘 다 담배에 푹 빠져서 회사의 기물인 메피스토펠레스를 더럽히고 업무에 지장을 준다면...
막을 수밖에 없지. 안 그런가, 그레고르, 로슈.
거, 길잡이 양반. 미안한데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 정말 마지막으로...
료슈 씨도 뭐라고 말 좀 해봐. 이런 상황에선 빌어야지...
...
미안.
<료슈가 사과하는 거 처음 봐...!>
(찌릿)
<미안...>
사과해도 소용 없다.
우리 버스에 규칙을 더 추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임시 규칙을 하나 만들지.
두 사람 모두, 일주일간 담배를 끊도록.
내 눈에 한 번이라도 걸린다면, 금연을 림버스 컴퍼니의 제 1 규칙으로 삼도록 하지.
뭣... 일주일이나?
금연 기간을 늘려줄 수는 있어, 그레고르.
이건 어디까지나 너희에게... 담배가 없어도 임무를 다할 수 있음을 증명할 기회를 주려는 것이니 말이야.
...
...
그러니 지금 그 담배들, 맛나게들 피라고.
일주일동안 맛볼 수 없을 테니.
난 이만 볼일이 있어 카론과 함께 나갔다 올 테니, 잠자코 기다리도록.
갔다올게. 터벅터벅.
명심해. 그 담뱃불이 꺼지는 순간부터, 일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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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괜찮을까요, 두분...?
건강에도 안 좋으니까 이번 기회에 끊으면 좋지 뭘~
이제 당분간 담배 냄새 맡을 일 없겠네요.
뭐, 그런다고 해서 특별히 향기로워질 것 같지는 않지만.
향기는 개뿔, 매번 땀냄새에 피냄새로 범벅이 되어서 오는데.
담배가 뭐가 그리도 좋단 말인가!
이전에 한 번 입에 대본 적이 있네만, 정말 고약한 맛이 났다네!
담배를 태우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지만, 전 병력이 사용하는 공용 공간을 더럽힌 건 분명 처벌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 정도 선에서 끝난 것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도록.
담배가 없으면 그렇게 힘들어지나요?
전 잘 모르겠네요~ 피워본 적이 없어서 그럴까요?
<저기, 둘 다 기분도 안 좋아 보이는데... 이제 그만하는 게 어때?>
파우스트도 그 의견에 동의...
아잇, 진짜. 뭐들 그리 신났어?
조용히 좀 하지?
...아니야, 미안.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그래.
금단 증상이군. 금연 첫날부터 신경 과민을 보인다는 건 니코틴 중독이 심각했음을 의미한다.
못살게 굴어 미안하오.
벗들을 대신하여 사과하겠소.
아니야, 이상 씨. 사과할 거 없어. 내가 날카로웠던 건데...
그래, 그렉. 힘들긴 하겠지만, 화를 낸 건 좀 심했어.
우리 료슈를 보라고. 화 하나 안 내고 조용하잖아?
아까부터 말없이 창밖만...
어...
료슈 씨... 담배가 남아있었어?
<...료슈! 담배 꺼!>
싫.
야, 뺏어, 뺏어! 길잡이 오기 전에!
아니, 히스클리프. 왜 절 밀어요?
제가 뺏으라고요?
료슈, 그러다 큰일 나! 베르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그대, 어서 끄는 편이 좋을 것이오.
싫.
야, 온다! 저 새끼 온다고! 반대편 차창 봐!
눈깔에 헤드라이트 켜고 오고 있잖아 지금!
제, 제가 뺏었어요!
료슈 씨, 죄송해요. 나중에 혼날게요...
여, 연기! 연기를 빼시오!
(펄럭펄럭)
와, 이렇게 딱딱한 부채질은 처음 봐요!
한심해서 못 봐주겠군.
료슈 씨, 어디 숨겨놨던 거야?
그... 나도 한 개비만...
<사실... 이렇게 될 것 같긴 했어.>
파우스트는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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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불편)
료슈, 손 떨리는 거 귀엽네~
(찌릿)
미안, 미안. 이런 모습 처음 봐서 그랬어.
화 안 났지?
한 번만 더 놀리면 대. 박 이다.
한 번만 더 놀리면... 대가리를 박살내주시겠대요...
나도 알아, 꼬맹이~
웃기네. 담배가 그렇게 맛있냐?
금연 기간 끝나면 나도 한 번 입에 대봐야겠네.
대봤자 좋을 것 없어, 히스클리프.
나처럼 중독되면 평생 달고 살아야 돼.
의외네요, 히스클리프. 담배 잘 필 것처럼 보였는데.
뒷골목에서 안 폈어요?
뒷골목에도 담배 뻑뻑 펴대는 놈들이야 있었지.
그런데 그때에는 담배 냄새를 싫어했어서, 이 방망이로 영영 못 피게 만들어주곤 했지.
너야말로 담배 안 폈냐? 뱃일하다보면 땡길 때 있을텐데?
피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 안 폈어요.
어두컴컴한 대호수의 밤에, 수면 위로 불빛 하나만 비치면 덮쳐오는 고래가 하나 있었는데...
누가 깜박 잊고 담뱃불을 켠 바람에 배가 통째로 먹혀버렸단 이야기도 있어요.
무, 무섭네요.
진짜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아직 첫날이라는 거야...
그대들, 이 버스가 T사에 도착한다면 은-단이라는 걸 사다주겠소.
구인회에서 종종 갑룡이 담배의 금단증상을 보이기에 사다주었는데, 썩 효과가 있는 듯 하였소.
말이라도 고맙네, 이상 씨.
그런데 료슈 씨는 손을 떨던데, 그레고르 씨는 다리를 떠네요?
둘 다 같이 금단 중인데, 증상이 다른 게 신기하네요~
그레고르 군은 다리를 떠는 게 좋을지도 모르네!
생각해보게. 저 손을 가지고서 손이 조절이 안 될만큼 떨린다면...
...
괜한 말을 꺼낸 것 같군!
그래도 눈치는 좀 생기셨네요.
에헴!
칭찬한 건 아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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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글 달면 2일차 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