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하이스쿨 오브 루이나


...


교복이에요? 잘 맞네요. 착용감이 어때요?


좋아...

예전에 교복 처음 맞췄을 때가 생각나네...


명찰만 차면 예전처럼 쓸 수 있겠네요.


명찰...

달라고 할까...


그런데 명찰을 달라고 하면 도서관에서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너희, 명찰 맡겨두고 지내는 거라며.


응...

(비틀)


뭐야, 괜찮아?


술에 취해서 그런가봐요.


어휴, 그러다 다치겠어요.


기다려봐...


...?


(슝)


뭐, 뭐야! 쟤 어디가!


뭐해요? 따라가야죠!


...

저도 갈게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환상체 명찰... 이걸 쓰면 이 교복도 쓸 수 있어.


써도 괜찮아요? 처음 보는 명찰이에요.


그러게, 저게 뭐지?


저건... 구 L동에서 쓰던 환상체 명찰이에요.

저걸 쓰고 환상체로 변했을 때 제압한다면, 교복에 환상체의 힘이 부여돼요.


나... 이거 써도 돼?


쓰는 건 좋지만, 쓰고 나면 우리가 레니를 제압해야 해요. 

술자리 끝나고 차보는 게 어때요?


지정사서님이 말 잘 꺼냈네.

그래, 레니. 꼭 지금 안 해도 되잖아.


...

그건 그렇...


명찰을 달아줄까요? 가만히 있어요.

(척)


어라...


베, 베타?



...


...괴물이 됐어요?

베타는 잘못 없어요. 교복에는 문제가 없어요?


원인이 없기는 무슨!


어, 어떻게 해요?


제압하면 될 거예요.

걱정 말아요, 방법은 제가 아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겨우 끝났네요.


신기해요? 이런 현상은 처음 봐요.

실수해서 미안해요?


우주 속의 조각 환상체로 변했었네요. 

가슴에 하트 모양의 브로치가 생겼어요.


기분이 어때, 레니?


되게 외롭고... 쓸쓸했던 것 같아.

평소에 느낄 일이 많은 감정은 아니었네.

그래서, 접대 중에 이걸 쓰면 된다고? 

무슨 기능인지도 모르는데?


그건 직접 써봐야 알 수 있어요.


그렇구나, 그럼...

돌아가서 마저 마실래.


좋아, 한 건 했으니 가서 마시자고.


가서 달려볼까요?


다들 속 편하게 사네...


속이 편해요? 근심없이 살아서 부러워요. 질투하고 있어요?


질투는 아니지만... 

왠지 나만 피곤하게 사는 것 같잖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잉크...

잘 좀 해봐. 삑사리가 너무 자주 나잖아.


미안, 미야오.

나도 잘 해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


학생회 출신이라면 더 잘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무려 세븐에서 일하다 왔잖아, 오잉크.


무무... 너무 그렇게 말하지는 마.

출신이 어떻든 예술은 모두에게 열려있다구.


나도 오잉크를 무시해서 하는 말은 아니었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였지.


고마워, 미야오. 고마워, 무무.

앞으로 더 열심히 해볼게.

다음 곡은 뭐야, 미야오?


다음 곡은 없어. 

히호와 월, 꼬끼오가 연락을 해왔거든.

브레멘의 이름으로 부탁할 것이 있다더라.


부탁이라고? 뭔데?


요즘 같이 다닌다는 악단의 멤버의 부탁인데, 도서관에 가달라고 하더라고.


도서관이라면, 명찰을 걸고 싸운다는 그곳?


포스터를 본 적 있어.


맞아! 

우리끼리 도서관에 가보고, 어떻게 할지는 스스로 정하라고 했어.


스스로라면, 구경만 하고 나와도 된다는 뜻인가?


그래.

하지만 고작 그런 걸 바라고 시킨 건 아닐 테고...

직접 가서 보면 무언가 보일지도 몰라.

가볼까?


오랜만에 동아리방 바깥에서 연주를 할 수 있겠어.


나는 조금 떨려...


걱정 마, 오잉크.

관객이 있는 공연은 할수록 경험으로 쌓인다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젠 내가 필요 없는 거 아니야?


무슨 소리야?


이제 널 도와줄 지정사서들도 많이 있잖아.

말쿠트나 예소드, 호드도 이제 도서관에서 지내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던데.

게다가 이젠 네짜흐도 있고, 앞으로도 몇 명 더 올 거라며?


맞아.

구 L동에서 실험을 진행했던 인원은 전부 올 예정이야.


그래, 내 말이 그거야.

게다가 지난 번에는 내가 없는 사이에, 예소드와 호드가 각각 나뉘어서 녹슨 사슬파랑 도끼파도 접대했다던데?


그랬지.

명찰은 얼마 못 구했지만, 나쁘지 않았어.

그래도... 네가 필요 없는 건 아니야.

너는 우리 중 누구보다도 이 학교에 대해 잘 아니까.


그런가...

그런데 지정사서들 말이야, 다들 잘 싸우네? 의외야.


구 L동에서 환상체를 이용한 연구를 할 때마다 직접 환상체를 제압했어야 했으니까.

어지간한 해결사들보다 잘 싸울 거라 생각해.


그렇구만...

어라, 손님 오셨는데?


손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고양이는?


야옹야옹~


돼지는?


꿀꿀~ 꿀~


토끼는!


...끼익, 끽?


토끼는 이렇다할 울음소리가 없어서 아쉬워...


가지가지 하네.

여기에서 소란피우지 말아줄래? 

원한다면 안으로 들어가서 해.


어머~ 되게 까탈스럽네.

확 목을 꺾어버리고 싶게.


뭐해? 안 들여보내고.

우리가 놀러온 줄 알아?


이놈의 기계 새끼는 얼마나 더 기다리게 하려는거야?




허, 친구들?


뭐야, 넌.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데?

그리고 너희, 브레멘 음악 동아리 아닌가?


뭐야, 잘 아네?

미승인 동아리라 모를 줄 알았더니.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동아리라서 유명하던데?

부끄럼이 많아서 가면 쓰고 공연한다며?


...

이게 그렇게 알려졌나?


그만 기다리게 하고 들여보내지 그래?


까탈스럽긴...

그럼 어서 들어가.


...

맡길 사람이 있어?


네짜흐가 해보겠다던데?

레니가 새 교복 맞춘 기념으로 실전을 해보고 싶어한다고, 자기네 식구들이랑 해보겠대.


언제 봤다고 식구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긴장되네...


오랜만에 몸 좀 풀겠는데?


부장님, 지금은 술 안 드셨죠?


맨정신이야, 미카.

그래서 실력이 조금 떨어질 텐데, 양해 부탁해.


맨정신이면 실력이 안 나와요?

재미있어요. 첫 접대예요?


첫 접대네요.

잘 해봐요, 우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꺄하하!

바보들, 귀찮게 무기를 왜 부딪쳐?

노래로 눌러버리면 될 것을!


오잉크, 템포 늦추지 마!

지금 그대로 쭉 가!


알겠어, 무무!


으으... 어지러...


술도 안 마셨는데 속이 다 뒤집어지네...


듣기 싫어요? 돼지 멱따는 소리예요.


이런 걸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레, 레니? 괜찮아?


듣기 싫어...


...?


아.


다들 귀 막고 등 돌려요.


으으으...!




듣기 싫어-!


...!

(털썩)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악수를 하자고? 

왜?


네 노래에 정말 감명받았어!

앞으로도 자주 듣고 싶어.


우리가 동아리를 결성하기로 한 건 전부 어떤 노래를 듣고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어.


내가 학생회를 때려치고 여기에 들어온 것도 다 그 노래 때문이었지!


네 노래에서 그때와 같은 전율이 느껴졌어.

어쩌면 히호와 월, 꼬끼오가 도서관에 가라고 한 것도, 전부 이 노래를 들으라는 이유였을지도 몰라!


그래서?


우리도 이 도서관에 계속 남아있어도 될까?

너희처럼!


그런 일이라면 나 말고 롤랑에게 가봐.

나한테는 결정권이 없거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래서, 우리 도서관에 들어오고 싶다고?


그렇다니까~

듣자하니 명찰만 맡기면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할 수 있다면서?


그건 맞아.

그런데, 뭐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뭐든 물어봐~


너희 동아리 말이야, 어쩌다 만들게 된 건지 말해줄 수 있어?


그야 피아니스트의 노래에 반해버렸기 때문이지~


...


정말 황홀했어...

영혼이 쑥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은 놀라운 노래였지.


그런 노랫소리를 끝까지 듣지 못하고 도중에 쓰러져버린 놈들이 불쌍할 뿐이야.


예술을 즐길 자격이 없는 새끼들이지.

나였다면 허벅지를 칼로 쑤시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버텼을 거야.

벽 너머로 들려오기만 했는데도 정말 황홀했는데, 직접 들을 수만 있다면...


그래서 우리가 모인 거야~

피아니스트의 그 노랫소리를 우리 손으로 재현하기 위해서지.


아하...

그렇군.


이럴 줄 알았지.


응?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크헉, 컥...


으으...


이, 이 개자식이..

무슨 짓이야, 이게...


그냥 행패 좀 부려봤어.

왜, 이러면 안 돼? 

너희도 도서관 들어오자마자 행패를 부렸잖아?


난데없이 이게 무슨...


어째서...


피아니스트의 노래에 반했다, 쓰러진 사람들은 예술을 즐길 자격이 없는 새끼였다, 내 손으로 피아니스트의 노랫소리를 재현하겠다...

이 셋 중 하나 골라봐. 

너희가 처맞은 이유니까.


이걸... 뭘 어떻게 고르라고...


맞아, 사실 안 골라도 돼.

셋 다거든.



[브레멘 음악 동아리 접대 완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흠흠.

앤젤라?


어디 갔다온 거야?


브레멘 음악 동아리 녀석들이 마음을 바꿨더라고.

도서관에 눌러앉을까 했는데, 다른 일정이 있어서 안 되겠다더라.

그래서 배웅 좀 하고 왔어.


배웅을 길게 했네.


우리가 좀 친해졌거든.


...그런데, 앤젤라.


왜 불러, 롤랑.


뒤틀림과 구 L동이 연결되어있다는 건...

확실한 거야?


내가 알기론 그래.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건 왜?


...

아무것도 아니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삽화는 그림 ai를 썼습니다.

개념글 달면 다음편 씀.

아래는 차회 예고.






유나 선배. 

저로는... 안 될까요?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잖아.

내 말 이해하지?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