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그대로 좀 버거운 수준으로 음침한 음침녀 순애물 보고싶음

나중에 역변한다던가 그러지도 않음. 뼛속까지 음침함.


말수도 굉장히 적고 소심하고 구석에서 라노벨만 읽고 있고

엄청 산발인 머리는 매일 감기는 하지만 고데기 같은거 전혀 안해서 굉장히 푸석푸석하고 앞머리는 안경 한쪽만 겨우 비추는 수준이고

얼굴은 글쎄...주근깨 굉장히 많고 못나게 귀여운 느낌

송충이 눈썹에 두꺼운 안경알 탓에 눈은 잘 안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속눈썹 있어 꽤 예쁜 눈이 갭모에

살집있어서 전체적으로 약간 굵기가 보이고 키도 작아서 두드러짐. 유일한 자랑은 꽤 큰 가슴이지만 배둘레에도 살이 삐져나와서 도로 우울해지는 타입

운동은 전혀 못하고 공부는 그럭저럭, 취미는 rpg게임이랑 애니 시청에 사복은 하나같이 칙칙한 그런 음침녀

특히 웃는게 "우헤헤헤..."라 웃을때 음침력이 max를 찍음


이 음침녀 여주한테 관심가지는 남주는 

반에서 그닥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사회성이 없는것도 아닌, 진짜 평범하게 같은반 친구들이랑 몇마디 대화하는 정도의 소심 오타쿠


우연히 남주가 여주가 보는 라노벨이나 애니 주제로 얘기가 트여서 대화를 이어가게 되고

'오타쿠라면 동료지'라고 굳게 믿는 남주는 여주한테 전혀 반감을 갖지 않음

점점 사이가 가까워져 같이 옥상에서 점심을 먹거나 학교 도서관에 가거나 같이 하교하거나

동아리 까지는 아니지만, 남주의 오타쿠 친구들이 만화책 가득 넣고 몰래 점거한 동아리실에서 처음으로 그 오타쿠 친구들과 대화하며 여러 사람과 떠든다는건 즐겁다는걸 깨닫게 되는 등

점점 생활에 활기가 생기며 학교가는게 처음으로 즐거워지는 거지



여주는 연애 감정 없이 그저 친구 생겨서 좋다며 싱글벙글한데

점점 분위기가 묘해지는거지

이대로 기세를 몰아 인싸 함 해봐? 라는 이상한 자신감이 붙은 여주가 남주한테 "ㅇ,있잖아..나 화장 한번 해볼까..?"라고 하니까

남주가 반사적으로 "엣, 안돼."해버려서 놀라서 남주가 어떻게든 수습하려는데 "아,아니 그! ㅇㅇ양은 그 그 지금도 귀엽고 아 아니 내가 뭐래 아하,아하하하...!!"하면서 오히려 혀가 꼬이고

여주는 그 횡설수설에도 '귀엽다'라는 말을 캐치해서 그날 밤 굉장히 설레하지

그 뒤로도 묘하게 "ㅇㅇ양이면 귀엽지 않나?"라고 해버리거나 방과후 쇼핑때 "이 굿즈 귀여워서 ㅇㅇ양이랑 어울리겠다"고 하거나, 수영 수업이나 여름방학 얘기로 수영복 얘기 나오자 남주가 수줍게 얼굴을 돌려버린다던가..

약간 에로 이벤트라 좀 그럴수도 있는데

탈의실이나 보건실에서 여주가 옷 갈아입느라 속옷차림인거 봐버려서 남주가 굉장히 놀라며 연신 사과하고 문을 닫는데

여주가 "ㄱ,괜찮아...어차피 이런 볼품없는 몸..눈 베렸지?"하니까

남주가 "그렇지 않아! 그..저기...오히려 봐서 좋았달..까 미 미안!! 불쾌했지!?"하니까 여주도 좀 확신이 들기 시작하는거지.


옷 갈아입던 사건 이후 얼마 안있어 여주가 묻는거지

"저기 말야... ㅁㅁ군은 나...좋아..하는거지?"

남주가 정곡 찔려서 버벅거리다가 부정은 절대 못해서 약하게 대답하지."...으, 응.."

그리고 여주는 음침녀답게 자기비하를 섞은 말을 이어가지.

"나, 난 말이야... 다른 여자애들이랑 달리 꾸밀줄도 모르고..잘 대화하지도 못하고..몸매도 별로고...아무런 매력도 없는데...정말 좋아해주는거야..?"

그리고 남주가 조심스럽게 말하지.

"ㅇㅇ양은 말야 그... 뭐라고 할까, 동글동글해서 귀엽고, 뭔가 연약해보여서 오히려 귀엽달..까...대화도 잘 통해서 점점 알아갈 때마다 모르던 부분이 보이고, 정말 잘 웃고, 상냥하고, 배려심 있는게 느껴져서...

그 모든 부분을 합쳐서..."

그리고 남주가 호흡을 가다듬고는 진지하게 말하지.


"나는, 나 ㅁㅁ은...

ㅇㅇ양을, 좋아합니다."




그 뒤로 사귀기 시작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은 그렇게 자비로운 곳은 아니지...

그 있는지도 몰랐던 음침한 여주가 남주와 사귄다면서 다들 소문이 퍼지는데 마냥 좋은 말만 있지는 않지.

오타쿠끼리 모였네, 서로 동정해서 사귀어주는거 아니냐, 남주 녀석 취향 특이하다 등등..아예 음담패설까지 섞어가며, 서로 첫경험 떼주기로 하는거 아니냐는 말, 자기는 여주하고는 절대 못한다는 정말 심한 말들까지 오가지.


그러다 남주가 나타나자 반친구들이 몰려들어서 사귄다는거 진짜냐는 말에 남주는 태연하게 "응"이라 답하고

어느 무례한 놈이 "대체 ㅇㅇ양이랑 왜..?"라고 하자 살짝 화가 난 남주가 "너말야 ㅇㅇ이 없다고 그런말하면-"하고 싸움으로까지 이어지기 직전에

여주가 나타나 남주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지.

이전의 여주였다면 절대 내지 않았을 밝고 기운찬 목소리로 말야.

남주는 여주랑 같이 어디론가 가고, 뒷담하던 반친구들은 벙쪄서 모두 같은 생각을 하지.


'ㅇㅇ양..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었구나...'


그 미소를 본 반친구들은 모두 '남 연애사 참견해봤자 별거 없다'며 금방 흥미를 잃었고

남주와 여주는 고등학교 졸업후에도 계속 연애를 이어가다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지.

하필 그렇게 낳은 딸은 소심한 엄마와 숫기없는 아빠와 달리 굉장히 활발해서 꽤 애먹었지만 가족이라 잘 헤쳐나갔다는 그런 엔딩





음침순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