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있어요?’
‘없어.’
‘잘됐네요.’
‘잘되다니?’
‘친하게 지내자는 얘기예요.’

도준은 술이 확 깼다. 건너 건너 알아 온 사이이긴 해도 일로 엮인 관계다.

‘무슨 얘길 하는 거야?’
‘고백하는 거 아니니까 정색할 거 없어요.’
‘고백하는 건 아닌데 친하게 지내고 싶다?’
‘그런 관계도 있잖아요. 배타적이지 않으면서 가까운 사이.’

싱거운 소리를 하며 수현이 도준의 곁에 머문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도준은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게 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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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고 싶어.”
“여기서요?”
“안 돼?”

그의 눈이 순식간에 빨려 들 듯 검게 빛났다.
설아는 덫에 걸린 작은 짐승처럼 도저히 그에게 반항할 수가 없었다.

“돼요.”

이현은 큰 손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 안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들춰 냈다.
귓바퀴를 쓸어 내놓은 살결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고개를 비틀어 귀를 살짝 물었다.
낯선 자극에 몸을 움츠리자 곧바로 허리가 단단히 붙들렸다.
그녀는 그에게 사로잡힌 채로 꼼짝도 하지 못하고 가쁜 숨만 내쉬었다.

“하아…… 키스한다고…….”

그는 혀로 아래를 쓸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어디 한다는 말은 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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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에 지친 중소기업 웹디자이너, 임유리.
이런 게 과연 평범한 삶일까, 고민하던 와중
아는 언니의 부름으로 호주, 맨리 비치로 떠난다. 그리고.

“처음 보는 얼굴이네.”
“저 아세요?”
“아니. 지금부터 알아보려고.”

남반구의 뜨거운 햇살보다 더 찬란하고 눈부셨던 그,
같은 맨션에 사는 문가빈을 만난다.
한국인도 아니면서 한국인 같은 외모에
시티에 살며 휴가를 보내러 왔다는 태권도장 사범.

“왜 자꾸 반말이에요?”
“반말하니까 네가 이렇게 먼저 말 걸어 주잖아.”

서핑을 하러 비치에 가는 그와
카페에 일하러 비치에 가는 그녀의 마주침은 잦았고,
그에 서로의 마음들도 어느새 마주 보게 되었다.
호주에서의 시간이 무한하지 않은 유리의 처지.
그럼에도 가빈에게 자꾸만 이끌리는 마음을 막지 못한다.
그리고 그건 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내가 널 안고 싶다고 말하면 너무 이른 걸까?”
“글쎄. 한 달이나 일주일 뒤는?
“5분 뒤는 어때?”

푸르고 빛나는 바다만큼 사랑이 꽉 찬 마음을 드디어 연 순간,
보란 듯 유리는 배신을 당했다.

“내가 보고 싶지 않아서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난 건 너잖아.”
“제발 내게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내가 이렇게 빌게.”

사랑이 떠난 바다,
우리를 부른 바다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이런 소개문을 보고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구매가 되어있다. 

리디북스 캐시를 잔뜩 쟁여놔서 간편결제의 힘으로 무분별한 소비를 하는 나

근데 저런 걸 읽고 오우야 어떻게 참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