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집합이란 어떤 조건을 만족하는 대상의 모임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정의하고 있습니다.
더 엄밀한 정의는 바로 다음으로 예정되어 있는 명제 부분에서 다루겠습니다. 위의 정의 정도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1. 집합의 정의
상술했듯, 집합은 "일단은" 어떤 조건을 만족하는 대상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물은 집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과는 동물에 속하지 않고, 사자는 동물에 속합니다. 코끼리는 동물에 속하지만 미국은 동물에 속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집합에는 집합에 속하는 대상과 집합에 속하지 않는 대상이 있습니다. 이중 집합에 속하는 대상들을 원소라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대상을 원소로 가지는 집합을 전체집합이라고 하고, 일반적으로 U라고 씁니다. 반대로, U의 원소가 아닌 대상은 우리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동물의 종류를 전체집합 U로 두면, 사자가 어떠하다는 논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비행기가 어떠하다는 논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 자연수를 전체집합 U로 두면 100이 어떠하다는 논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사자가 어떠하다는 논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집합의 내용물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에는 원소나열, 조건제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전자는 1, 2, 3을 원소로 갖는 집합을 나타내는데 {1,2,3}과 같은 방법으로 모든 원소를 {} 괄호 안에 집어넣습니다. 후자는 교통수단의 집합을 나타내는데 {x|x는 교통수단}과 같이 원소의 대표문자와 대표문자에 대한 설명을 {} 괄호 안에 집어넣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직관적이고 바로 사용할 수 있으나, 후자의 경우는 당장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 a는 이 집합의 원소가 아님}과 같은 집합은 생각하기 힘듭니다. 어떤 대상도 원소라 하기 어렵고, 어떤 대상도 원소가 아니라고 하기 어려운 이 형태를 "러셀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ell-formed formula, wff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이 개념은 이후 명제 부분에서 다루겠습니다. 일단 조건제시는 사용하지 않고, 원소 나열만 사용하겠습니다.
2. 부분집합, 서로소집합, 여집합
a가 집합 A의 원소일 때 항상 a가 B의 원소이기도 하면 A를 B의 부분집합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a가 집합 A의 원소일 때 항상 a가 B의 원소가 아니면 A를 B의 서로소집합이라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A가 B의 서로소집합이면 B도 A의 서로소집합입니다. 엄밀한 증명은 다음의 명제와 증명으로 넘기겠지만, 생각해보면 어떤 B의 원소가 A의 원소이면 A의 원소이므로 안될 것 같습니다. 이해가 안되시면 그냥 그렇다 하고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여집합은 A의 원소가 아닌 모든 대상을 원소로 갖는 집합입니다. 기호로 A'와 같이 쓰겠습니다. 이 여집합 기호가 처음 배우게 되는 연산 기호입니다. 예를 들어, 집합 {1,2,3,4,5,6}을 전체집합 U로 두고, 집합 {1,2,3}에 대한 여집합을 구하면, A'는 {4,5,6}이 됩니다. U의 원소 중에서 1은 A의 원소이므로 A'의 원소가 아닙니다. 2는 A의 원소이므로 A'의 원소가 아닙니다. 3은 A의 원소이므로 A'의 원소가 아닙니다. 4는 A의 원소가 아니므로 A'의 원소입니다. 5는 A의 원소가 아니므로 A'의 원소입니다. 6은 A의 원소가 아니므로 A'의 원소입니다. 이외의 대상은 U의 원소가 아니기 때문에 고려의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A'는 {4,5,6}이 됩니다.
또한, 정의에 따라서 여집합은 서로소집합이 되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증명도 이후로 넘기겠습니다.
3. 교집합, 합집합과 드 모르간의 법칙
교집합은 두 집합에 의해 생겨나는 또 다른 집합입니다. 두 집합 A, B에 대해, a가 A의 원소이고, a가 B의 원소라면, 그런 a를 모두 모은 집합이 A와 B의 교집합입니다. 기호로 A&B로 쓰겠습니다. 이는 비트마스크를 이용한 집합 표현방식에서 빌려왔습니다. 수기체로는 대문자 U를 뒤집은 모양을 쓰는데, 검색을 통해 쉽게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예를 들어, 전체집합 U를 {1,2,3,4,5,6}이라 두고, A를 {1,2,3,4}, B를 {1,2,5,6}이라 하겠습니다. U의 원소중에서 1은 A와 B 모두의 원소이므로 A&B의 원소입니다. 2는 A와 B 모두의 원소이므로 A&B의 원소입니다. 3은 A의 원소이고 B의 원소가 아니므로 A&B의 원소가 아닙니다. 4는 A의 원소이고 B의 원소가 아니므로 A&B의 원소가 아닙니다. 5는 B의 원소이고 A의 원소가 아니므로 A&B의 원소가 아닙니다. 6은 B의 원소이고 A의 원소가 아니므로 A&B의 원소가 아닙니다. 이외의 다른 대상은 U의 원소가 아니기 때문에 고려의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A&B는 {1,2}가 됩니다.
합집합은 교집합과는 다른 두 집합에 의해 생겨나는 또 다른 집합입니다. 두 집합 A, B에 대해 a가 A의 원소이거나 a가 B의 원소라면, 그런 a를 모두 모은 집합이 A와 B의 합집합입니다. 기호로 A|B로 쓰겠습니다. 이것 역시 비트마스크를 이용한 집합 표현방식에서 빌려왔습니다. 수기체로는 교집합의 기호를 뒤집은 모양을 사용합니다.
합집합을 구하는 것은 스스로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집합 U를 설정하고, A와 B를 설정한 후에, 모든 U의 원소에 대해 A|B의 원소인지 아닌지 판정하고 A|B를 결정하는 순서입니다.
드 모르간의 법칙은, 합집합과 교집합의 관계입니다. A'&B'와 (A|B)'는 같은 집합을 의미합니다. 또, A'|B'와 (A&B)'는 같은 집합을 의미합니다. A'&B'를 구하기 위해, A'를 구하고, B'를 구하고, A'&B'를 구하는 순서로 집합의 연산을 세 번 해야됩니다. 하지만, 드 모르간의 법칙을 이용하면 대신 A|B를 구하고, (A|B)'를 구하여 A'&B'를 두 번의 연산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드 모르간의 법칙은 모든 집합에 대해서 성립합니다. 이 증명 또한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4. 합집합, 교집합의 연산적 성질
합집합과 교집합은 다음 성질을 만족합니다.
ㄱ. A&B = B&A
ㄴ. A|B = B|A
ㄷ. A&(B&C) = (A&B)&C
ㄹ. A|(B|C) = (A|B)|C
ㅁ. A|(B&C) = (A|B)&(A|C)
ㅂ. A&(B|C) = (A&B)|(A&C)
ㄱ,ㄴ,ㄷ,ㄹ,ㅁ,ㅂ의 이름이 기억나시나요? ㄱ,ㄴ은 교환법칙, ㄷ,ㄹ은 결합법칙, ㅁ,ㅂ은 분배법칙이었습니다. 이것 또한 이후에 증명하게 될텐데, 정말 그런지 실제 몇 가지 집합들을 이용해서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합집합과 교집합의 역연산을 생각해봅시다. A&B=C라고 하면, &의 역연산을 임시로 @라고 쓸 때 C@B=A입니다. 그러나, C,B 만으로는 A에 있는 모든 원소를 유추할 수 없습니다. B에는 C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A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없을 수 있습니다. 아까 위에서 생각했던 U가 {1,2,3,4,5,6}일 때 A를 {1,2,3,4}, B를 {1,2,5,6}이라 두면 A&B는 {1,2}였습니다. {1,2}를 C라 하면, {1,2,5,6}, {1,2}만으로는 3이 A의 원소인지 아닌지, 4가 A의 원소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 A는 {1,2}인지, {1,2,3}인지, {1,2,4}인지, {1,2,3,4}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교집합의 역연산은 정의하지 않습니다. 합집합의 경우도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직접 유추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또한 엄밀한 증명은 이후에 하겠습니다.
5. 마치며
집합의 개략적인 개념을 잡았습니다. 이미 집합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합집합, 교집합의 연산을 제외하면 등호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개념은 명제 이후에 나올 집합 심화에서 다룰 계획입니다. Relation 등의 개념을 다룰 때 설명할 계획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집합 연산을 할 때 모든 전체집합의 원소를 다 판정하고, 전체집합의 원소가 아닌 대상에 대한 설명까지 했는데, 이것 외에는 아직 집합의 연산을 엄밀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있다면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거나 여러분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1화를 쓰고 나니 생각보다 재밌어졌습니다. 당분간은 연재가 계속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