펨코에 올렸었는데 묻힌 게 슬퍼서 여기 올림. 틀린 거 있음 지적 좀. 프레게가 제시한 근본 법칙들을 명시적으로 알고 있는 건 아니라서 아마 완전 정확하지는 않은 서술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 그래도 대충 맥락적으론 맞는 내용들일 거야...
본인은 수학과 철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수학 대학원 지망 학부생 나부랭이임 오늘은 철학도건 수학도건 학교 다니며 한 번은 듣게되는 프레게와 러셀의 역설에 대해 알아보자.
19~20 세기 수학자 겸 논리학자 프레게

(프레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1차 술어 논리를 창조하신 갓갓 능력자 형님임. 이 형님한텐 꿈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수학이 사실 논리학(+집합론)이었음 ㅅㅂ ㅋㅋ'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개념 표기법'이라는 책에서 1차 술어 논리를 만들고, '산수의 기초'라는 책에서 본격적으로 자연수와 사칙 연산을 논리학으로 환원하려는 작업을 하셨음.
작업물들이 무르익어 '산수의 기초' 2편으로 수학-논리학 환원 프로젝트 마침표를 찍을 생각에 싱글벙글하고 있던 갓레게 형님에게, 어느날 편지를 보낸 영특한 젊은 수학자가 한 명 있었으니 그 사람은 바로 프레게 바로 다음 세대의 수학자 버트런드 러셀좌. 러셀 형님의 문제제기 한 번으로 프레게쨩은 곧바로 우는 페페상을 짓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그 이유를 알아보자.

(버틀런드 러셀)
프레게의 수학-논리학 환원 프로젝트는 언급했다시피 논리학+집합론에 기초를 두고 있음. 이때 말하는 집합론이란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 나이브(naive)한 집합론, 즉 집합을 대충 '명확한 기준 아래의 모임' 정도로 정의하는 집합론. 러셀이 파고든 부분은 바로 이런 정의 아래의 집합론이 갖는 모순성이었음. 이제 그가 제기한 문제가 구체적으로 뭐였는지 설명해 봄.
프레게의 논리학에서는 (집합이)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다.'라는 말을 잘 정의할 수 있음 즉, 이 문장은 명확한 기준임. 예를 몇개 들어보자면 X={1,2,3}는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 집합이고 Y={1,2,Y}는 아님.
그러니 우리는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 집합들의 집합'이라는 집합을 프레게의 프로젝트 안에서 적법하게 고려할 수 있음. 그럼 포항 해병대 전원의 골통을 수비드하여 해병-수비드-수육으로 만들 정도로 복잡하게 정의된 이 집합이 뭐가 문제냐? 정확하게, 얘도 집합이라는 게 문제임.
얘도 집합이니까, 우리는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다.'라는 기준을 얘가 만족시키는지 질문할 수 있고, 프레게의 프로젝트는 배중률을 받아들이니, 그의 작업에 문제가 없다면 그 질문엔 'Yes!' 또는 'No!'(영광입니다!) 둘 중에 꼭 하나의 답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임. 내가 답을 알고 있건 모르고 있건 둘 중에 꼭 하나여야 한다는 뜻이야.
(배중률이 뭔지 모르면 아래 링크로 가라.)
그런데 웃기게도 ㅋㅋ 프레게의 프로젝트 아래에서, 우리는 저 별 문제 없어 보이는 질문에 마땅히 답변을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됨 ㅋㅋ
(더 정확하게는 답변을 '증명'이라 이해했을 때, Yes, No라고 동시에 말할 수 있음.)
그럼 그게 왜 그러냐! 천천히 설명할 테니 항문과 포신에 힘을 꽉 주고 잘 읽어보자.
만약 그런 집합이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다고 하면
그 집합은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 집합이므로 스스로의 정의에 의해 스스로의 원소가 됨
만약 그런 집합이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는다고 하면
그 집합의 정의에 의해 그 집합 안의 모든 원소들은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 집합이어야 하므로
그 집합의 원소로 속해 있는 그 집합은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아야 함
결론. 어떻게 말해도 모순이다!

: 십련아 ㅋㅋ

: ㅈㅅㅋㅋ
이게 뭐가 문제인가 싶을 수도 있겠다만 이는 사실 쥰내 큰 문제인데 위 예시의 존재는 곧 배중률을 받아 들이는 프레게의 프로젝트 안의 명제들로 배중률이 거짓임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함. 이는 그의 프로젝트가 모순적이라는 의미지. 러셀이 이 역설을 제기하기 전에 한창 산수의 기초 2편 발표 준비를 마무리하던 프레게는 하루 아침에 자신이 오랜 시간 공들여 온 모든 작업이 씹난관에 봉착했음을 깨달은 거임 ㅋㅋ 수학을 엄밀하고, 분명하고, 확실하게 하고자 만든 것이 되려 모순적인 결과를 내포하고 있었다는 것이니까
그래서 그는 부랴부랴 논리학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동시에 그런 모순을 발생시키지 않는 체계를 만들고자 했지만... 결국 그의 시도는 실패하고 그는 수학을 논리학으로 환원한다는 당초 그의 기획을 포기하기에 이름.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프레게를 손수 조진 러셀은 이후 프레게의 기획을 이어받아 자신의 논리주의적 수학 기초론을 전개해 나갔다 ㅋㅋ
산수의 기초의 표지
(논리학, 집합론의 공리들만큼 확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흔치 않고, 논리학, 집합론의 언어로 표현되는 조건, 대상, 명제들은 매우 분명하다. 프레게가 논리학과 집합론을 수학의 기초로 삼아 환원코자 했던 까닭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임. 관련 내용이 더 궁금한 사람들은 꺼무위키에 수학 철학, 수리 논리학을 쳐보자. 나무위키엔 덕후스러운 정보들이 매우 알차고 정확하게 서술되어 있는 편인데, 수덕, 철덕이라고 예외가 아니더라. 매우 고퀄의 정보가 기록되어 있음.
마지막으로 러셀의 것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구조의 모순을 내포하는 신기한 역설을 퀴즈 겸 남기고 가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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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가 되는 경우를 포함하여, 항상 두 플레이어의 유한번의 턴 수행 안에 속행 불능이 되는 2인 턴제 게임을 잘 짜여진 게임이라 하자.
잘 짜여진 게임의 예시
베스킨라빈스 31, 오목
잘 짜여지지 않은 게임의 예시
체스(두 플레이어가 계속 킹만 움직이기), 369(안 틀리고 계속하기)
다음 규칙의 2인 턴제 게임을 생각하자.
'첫턴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잘 짜여진 게임을 제시하고 이어지는 상대턴부터 상대가 첫턴으로 제시된 게임을 플레이한다.'
Q. 위 게임은 잘 짜여진 게임인가?
(.다니아 시에동 ,다렇그 : 답)
출처: 수리논리학 입문 (원서: sets, logic and categ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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