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게임 몇번 하다가 현타가 와서 생각 정리하는 뻘글 쓰러왔다


나무게임같은 도박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게이들이 있을거임

'내가 좀 전략적으로 투자하면 혹시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아니면 무조건은 아니더라도 높은 확률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이런 거지

'32배로 돌려주는 게임에 돈을 아주 적게 여러번 걸면 언제 한번 대박이 터져서 이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평범한 도박(나무게임같은 거), 또는 잘 설계된 도박에서의 답은 no임.

아니면 답이 no가 되도록 설계된 도박이 잘 설계된 거라고도 할 수 있을거고...



수식 읽기 싫은 친구들을 위해 선세줄요약

1. 나무게임은 많이 할 수록 돈을 잃게 되어 있음

2. n번 게임했을 때 남는 돈의 기댓값은 처음 돈의 (1-e)^n배임. (e는 게임할때마다 내는 수수료. 나무게임은 5%=0.05임)

3. 도박은 재미위주로 조금만 하고 큰거 한번 땄을때 빠지는 사람이 제일 똑똑한 사람임




[문제 설정]

먼저 우리가 생각할 상황을 정리해 보자.

나무게임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진다.

1. 베팅

2. 성공/실패가 확률적으로 결정됨

3. 성공했을 경우 수수료 떼이고 보상금 지급, 실패했을 경우 보상금은 0.


위 과정을 수식으로 옮겨보도록 하자.

1. A원을 베팅했음.

2. 성공할 확률이 p, 실패할 확률이 1-p인 사건이 일어남.

3. 성공했을 경우 수수료를 베팅한 금액에 일정 비율 e만큼 떼인 후 보상금을 얻고, 실패했을 경우 보상금=0. (나무게임은 수수료가 5%라 e=0.05)


여기에서 성공했을 경우 보상금이 얼마나 지급되는지는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나무게임의 경우에는 성공확률에 반비례해서 보상금이 지급됨. 일반적으로도 그렇겠지 뭐.

예를 들어서 홀/짝을 맞출 확률이 1/2니깐 보상금은 베팅액의 2배. 

1~6 중에서 숫자 1을 맞출 확률이 1/32니깐 보상금은 베팅액의 32배.

숫자 2를 맞출 확률이 5/32니깐 보상금은 베팅액의 32/5=6.4배.

등등....


나무게임의 경우에는, 성공확률이 p인 사건에 베팅할 경우 수여되는 보상금이 A/p임을 알 수 있음.

근데 수수료를 비율 e만큼 떼인다면 결국 최종적으로는 받게 되는 보상금은 A/p*(1-e)가 됨.




자 그러면 상황은 모두 수식으로 옮긴 것 같고, 이제 성공/실패에 따라서 내가 보유하게 되는 최종 금액을 알아봅시당


내가 지금 자본 X원을 갖고 있어.

그리고 내 자본에서 비율 r만큼의 금액을 베팅할거야. 즉 베팅액 A=X*r (r<1)

그러면 베팅하고 남은 돈은 X-A=X(1-r)


i) 성공했을 때: 아까 보상액은 A/p*(1-e)라고 했으니깐, X*r/p*(1-e)가 얻는 돈이 되고

따라서 나의 총 자본은 X-A+X*r/p(1-e) = X*(1-r+(1-e)r/p)가 됨.

ii) 실패했을 때: 보상액이 0이니까 총 자본은 X-A=X*(1-r)이 되겠지


그러면 총 자본의 기댓값을 구할 수 있겠지?

E(게임 한 번 한 후의 총 자본)

= (성공확률)*(성공후 총 자본) + (실패확률)*(실패후 총 자본)

= p*X*(1-r+(1-e)r/p) + (1-p)*X*(1-r)


그런데 이 값을 열심히 계산해 보면 놀랍(?)게도

E(게임 한 번 한 후의 총 자본) = X*(1-e)

로 깔끔하게 정리됨.


아니 뭐 수수료를 e만큼 떼가니까 당연한거 아닙니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래 당연하다면 당연한거고....

어쨌든 주목할 점은, 니가 얼마를 베팅하든지 (즉 r값이 얼마이든지), 또는 홀/짝게임이나 숫자 고르는 게임을 하거나나 등등 어떤 게임에 베팅하든지 (즉 p가 얼마이든지) 기댓값은 항상 똑같이 X*(1-e)라는 거임.


정리하면, 나무게임에는 수수료가 걸려있기 때문에 너는 무슨 짓을 하든 계속 비율이 e만큼인 손해를 보는 게임을 하게 되어 있다.. 이런 말입니다



그러니, 나무게임을 n번 할 때에도 마찬가지.

니가 만약에 전략을 아주 잘 짜서, 예를 들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처음에는 성공확률이 큰 게임에 적게 조금씩 걸어서 간을 보다가... 그 짓 하면서 좀 자본이 늘어났을 때 되면 성공확률이 작은 게임에 많이 걸어서 한번 빵 터뜨리면 돈 많이 버는 거 아냐?ㅋㅋ'


좋아. 그래서 첫번째 게임에는 성공확률이 p1인 게임에 너의 자본의 비율 r1만큼 베팅하고, 두번째 게임에는 성공확률이 p2인 게임에 너의 자본의 비율 r2만큼 베팅하고...

i번째 게임에는 성공확률이 pi인 게임에 너의 자본의 비율 ri만큼 베팅한다고 해.

여기에서 pi와 ri들은 뭘로 정하든 상관없어. 처음부터 막 정해놓고 게임을 해도 되고, 아니면 미리 정하지 않고 나무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변하는 자본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정해도 돼. 전략적으로.


하지만 아무리 전략적으로 정하더라도 n번 진행한 후의 총 기댓값은....





정확히는, 

E(n번 게임을 진행한 후 총 자본의 기댓값) = X*(1-e)^n

이 됨.

1-e는 1보다 작으니까, 게임을 더 많이 진행할수록 기대되는 총 자본은

말 그대로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게 됨.


저 식이 왜 성립하냐고 물어본다면...

자 i번 나무게임을 진행한 후의 자본에 대한 확률변수를 Xi라고 둡시다.

X0는 최초 자본.

우리가 관심있는 건 n번 게임 이후의 자본 Xn.


그리고

Xn = (Xn/Xn-1) * (Xn-1/Xn-2) * ... * (Xi/Xi-1) * ... * (X1/X0) *X0

임을 확인.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모든 i들에 대해 Xi/Xi-1가 독립이라는 거야.

왜냐고?

아까 게임을 한 번 했을 경우에 자본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해보셈

(게임한번한 경우의 총 자본)/(처음 자본)

의 값은,


성공했을 때: 1-r+(1-e)r/p

실패했을 때: 1-r


가 됨. 그러니까 이 값을 결정하는 것은 

"i번째 게임에서의 성공/실패를 결정하는 확률 pi의 사건"

이 되는 것이지 다른 요소가 없음.


각각의 i번째 게임들의 성공 실패 여부는 당연히 독립이지 않겠어?
(도박에 주작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그러니, 각각의 Xi/Xi-1들은 독립이고,

E(Xn) = E((Xn/Xn-1) * (Xn-1/Xn-2) * ... * (Xi/Xi-1) * ... * (X1/X0) *X0)

=E(Xn/Xn-1) * ... * E(Xi/Xi-1) * E(X1/X0) * X0

가 되겠지?


그리고 아까 말했던 것처럼 i번째 게임에서 얼마를 베팅하던지 (즉 ri가 얼마이던지) 무슨 게임에 베팅하던지 (즉 pi가 얼마이던지) E(Xi/Xi-1)는 항상 1-e였지?


그니까 E(Xn)=X0 * (1-e)^n이 되는 거임.


n이 계속 커지면 커질수록 Xn은 기댓값에 점점 가까워질테니... (큰수의법칙 참조) 이건 생각해보니 개소리였음

나무게임의 수수료 시스템 때문에, 게임을 많이하면 많이 할수록 더 많이 잃게 되는 거지...


그러니까 도박으로 재미를 보려면 n을 작게 하면 할 수록 좋고, 어쩌다 한 번 크게 따면 (즉 기댓값보다 훨씬 큰 자본이 남게 되었을 경우) 그만 하는게 상책임 ㅋㅋㅋ



도박을 많이 하면 기댓값이 0입니다, 또는 손해를 보게 됩니다 하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텐데

상황을 정확하게 모델링하고 기댓값이 얼마인지 구해보는 건 (고등학교 확통 정도의 선에서) 좋은 문제라고 생각되어

대충 써봤다


'도박을 많이 하면 손해겠지...' 라고만 생각하는 거보다

'기댓값이 (1-e)^n배가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는게 훨씬 와닿지 않음??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