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대회) A)  [RJ358382] 키스의 의미.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나는 키스를 좋아한다.

아마 동음에 정착하게 된 계기도, 키스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럴 듯한 이유를 갖다 붙이기만 한다면 전부 나에게 맞는 이유가 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키스는 '좋아한다는 감정을 전하기' 때문이다.

좋아한다는 감정이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마다 계속 전해진다.

하면 할 수록, 서로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점점 커진다.

그래서인지 순애 커플을 다루는 대부분의 성인지도 키스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순애 동음에 키스가 들어가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키스가 메인인 동음은 거의 없다. 왜일까?

성우를 혹사시켜서? 그것도 이유겠지만, 스토리가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동음 내내 키스가 나오고, 키스가 '좋아한다는 감정을 정하는 수단'이라면,

이미 둘은 연인 관계/연인에 가까운 관계일 것이므로, 즉 기떡떡떡인 무난한 스토리가 되어 버린다.


가령 인고히고 서클에 나온 베로츄 메이드/수녀를 생각해보면 된다.

둘은 '키스를 많이 나오기 하기 위해' 스토리를 설계한 느낌이다.

베로츄 당번 메이드라서, 악마를 쫓아내기 위한 방법이라서, 키스가 많이 나온다.

작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키스 프렌드(キスフレ)라는 좋은 소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째서인지 잘 쓰지 않아.)


유일하게 키스를 스토리에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 음성이 RJ305968이었다.

조잡하지만, 리뷰도 써 놨었다. 

요약하면, 악마랑 혀가 얽히는 딥키스를 하면 악마에게 완전히 육체가 넘어가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딥키스가 나오는 6트랙 후반부까지, 미미나메랑 쪽쪽거리는 버드 키스밖에 하지 않는다는 미친 구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작품을 알게 되었다.






키스하지 않으면 좋아하게 되는 일주일간

서클: ベレス解部

성우: 히나타 유카



모든 트랙에 키스가 들어가 있다.

내가 알기론 RJ넘버가 35만번대까지 갔는데도,

모든 트랙에 키스가 메인으로 들어가는 구성은 이 동음이 처음이다.

심지어 앞에서 언급한 인고히고 작품들도 한 트랙 정도는 미미나메나 펠라치오가 메인인데,

다른 서클들은 이런 생각을 안 했던 거야?


히로인의 이름은, 미노카미 요리코.

그녀와 청자는 일주일 동안, 키스를 하지 않으면 상대를 점점 좋아하게 되어 버렸다.

어느 날에는 청자가 더 좋아하게 됐고, 어느 날에는 요리코의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커진다.

둘은 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완전 초면.

그러니 자신이 상대를 좋아하게 된 게 상대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의 마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키스로 서로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이야기다.


둘은 교실에서, 옥상에서, 체육창고에서, 다양한 장소에서 잔뜩 키스한다.

서로에게 야한 말을 하면서, 야한 행동을 하면서 빨리 사정하게,

빨리 좋아하는 마음을 사라지게 하게 하기 위해서.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둘의 마음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여러 예들 중 하나를 들자면 청자의 대사가 바뀐다.

청자가 하는 요리코쨩의 허벅지가 좋단 말은 어느새 요리코쨩과의 섹스가 좋다는 말로 변하고,

결국 '요리코쨩이 좋아'라는 말로 최종적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에서 그 정점을 찍는데,

두 남녀가 일주일 간의 시간이 끝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하는 섹스는 그야말로 순애의 정점이었다.






▲ 하나같이 키스하면서(キスしながら) ○○. 최고지 않나요?

이 작품을 단순히 키스가 많아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유카의 키스는 당연히 동음성우 중에서 압도적인 1위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이미 잘 짜여진 비단에 아름다운 꽃을 뿌리는 것이지, 비단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을 정말로 좋아하는 이유는, 초면인 둘을 완벽하게 이어지게 한 이유가 '키스' 여서이다.


만약에 키스가 아니라, 미미나메를 하지 않으면 좋아하게 된다던가,

펠라치오를 하지 않으면 상대를 점점 좋아하게 되었다면 설득력이 있었을까?

아마 키스보다는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키스를 하면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는데도, 결국 둘이 이어지게 된 이유는,

그것이 미미나메나 펠라치오가 아닌, 키스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끼리 하는 거니까, 하면 할수록 좋아하게 되어버리니까.

좋아하게 되어버리는, 마법의 주술이기 때문이니까.

이상한 규칙은 겨우 일주일 뿐이니까.


물론, '키스가 메인'이면서, 스토리가 비교적 단순한 것도 맞다.

이 동음도 다른 순애 동음마냥 예상대로, 정석대로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둘은 키스가 아니었다면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졸업할 때까지 서로를 몰랐을 것이다.

아마도, 약간 뷰당 같은 느낌이다.

릿카/미오와 청자를 이어 주는 계기가 '보○ 당번'이었다면, 이번에는 '키스'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도 키스가 메인인 동음이다.

플롯보다, 음어로 모든 것을 커버한다. 좋아한다는 감정을 키스로 몰래 전한다.

결국 키스 때문에, 초면이었던 둘은 정말로 러브러브한 사이가 되었다.




사실 이렇게 이성적인 말을 써가며 리뷰를 쓰는 것도 무리다.

작품 내내 두근두근거렸고, 요리코쟝의 언행에 내 뇌가 녹았다.

사실 스토리니 플롯이니 해도, 그냥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야하다.

키스 방법도, 특히 1트랙에서 중간에 숨결 불어넣는 거. 이 서클은 '진짜'다.

체위도 대부분 대면좌위잖아. 남녀가 동등한 위치인, 순애의 상징인 체위이다.


정리하자면, 이 작품은 키스하면 점점 더 좋아하게 된다, 라는 개념을 비틀어,

아예 '키스하지 않으면 점점 더 좋아하게 된다'는 아이디어를 사용한 작품이다.

요일이 지날수록, 트랙이 지날수록 장난이 진심이 되고,

서서히 변화하는 요리코쨩의 마음을 꼭 한번 느껴보기 바란다.

러브러브/달콤달콤과 순애 태그는 이런 작품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저번처럼 스포일러를 감수하고 썼다면 안 그래도 두서없는 글이 훨씬 더 길어졌겠지만,

아직 이걸 듣지 않은 사람들이 있으니 스포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말을 아꼈다.

키스를 좋아하는 사람, 순애가 좋은 사람은 반드시 이걸 들어야 한다.


막차 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