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사이로 바스락이는 선율이 흐른다.
꼭 닫힌 귓속을 손 끝으로 두드리면 토옥 톡톡 울리는 진동감.
귓바퀴를 두드리고, 긁어주는 오묘한 파동이 머리를 감싸주고, 하이얀 소음의 바다가 받쳐주는 베개에 머리를 뉘이며, 포근한 진동의 품속에 안겨 토옥 톡 두드리는 진동에 몸을 맡긴다.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어도 좋다.
아무 말 없이 두드려주어도 좋다.
함께 호흡해주어도 좋다.
그저 진동의 담요를 둘둘 말아덮어 애벌레처럼, 품속의 아기처럼 눈을 감고 느낄 뿐이다.
아무것도 두르지 않아도
곁에 껴안은것은 그저 베개라도
팔에 힘을 풀고 손에 힘을 풀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꼭 닫힌 귀로 들려오는 다정한 속삭임.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고
누구에게도 의존하기 싫기에
그저 혼자 허상의 진동에 몸을 맡긴다.
그렇게 아무도 들이지 않은 동굴속에는 바스락이는 소리만이 울릴뿐이고,
반향되는 진동이 곂치고 곂쳐지며 그 파도에 하늘거리며,
누구보다 높게 서있느라 지친 다리도
아무도 없는곳에서 풀어준다.
10파이 구멍에서 들려오는 음파를 온몸으로 듣는다.
10파이 구멍 너머의 세상은 너무나도 넓고 너무나도 충만하여
이 한몸 던져넣어도 그저 포근히 감싸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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