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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 씨, 이거 봐요."


도경이 보여준 화면에서는 최순재의 자택 지하에서 인어를 불법으로 사육하고 있던 것을 검거했다는 영상이 나왔다.


"발견된 인어는 총 셋으로 모두 여성...."


"도경 씨, 아까 그 화면 다시 보여주세요."


도경이 잠시 인어들의 얼굴이 나오는 부분에서 영상을 정지시키자, 그 중 하나가 아현과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나 다른 점은 오른쪽 눈 아래에 눈물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인어는 의식을 잃은 체 작은 수조에 담겨 있었는데, 기사에 따르면 저항이 너무 거센 나머지 마취총을 맞고 구조된 것이라 했다.


"저 인어...제 언니 같아요!"


"예? 정말이에요?"


"너무 오래전에 헤어져서 확실하진 않지만....저 외모에 눈물점까지 있다면 언니가 맞을 거에요."


"그럼 그때 그물에 끌려갔다던 게....


"가만, 그럼 아빠는? 아빠는 어떻게 된 거지?"


도경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여자 인어에 비해 남자 인어는 상품으로써 인기가 없었고, 이따금씩 어리고 잘생긴 인어들이 변태같은 성향을 가진 이들에게 팔릴 뿐이었다. 더군다나 나이까지 있다면.....


"제 생각이 맞다면, 아버님께서는 아마......"


바로 그때 센터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도경 씨! 밤늦게 전화해서 죄송해요. 아까 뉴스 봤어요?"


"네. 저도 봤어요. 그 인어들이 그쪽으로 온대요?"


"네. 아마 두 시간 뒤면 도착할 것 같아요."


도경이 황급히 외출 준비를 했다. 마음 같아서는 아현도 데려가고 싶었지만, 경비 말고는 직원이 모두 퇴근한 상태라 혼자서는 아픈 그녀를 옮길 수 없었다. 그녀가 울먹이면서 말했다.


"저희 언니...꼭 살려 주세요.. 부탁이에요.."


"걱정하지 마요.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어요."


전속력으로 차를 몰아 센터에 도착하자, 현장은 이미 인어 때문에 분주했다.


"인어들 상태는 어떻대요? 괜찮은가요?"


"셋 모두 채찍에 얻어맞은 듯한 상처가 있고, 팔과 꼬리에는 사슬이 채워져 있었어요. 거기다 생식기 쪽이랑 가슴에 난 상처로 봐서는..."


도경의 이가 갈렸다. 아현에 이어 또다시 그런 식으로 학대받은 인어가 나오다니...


영겁 같은 시간이 흐르고 저 멀리서 커다란 트럭이 달려왔다.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트럭 안에서 의식을 잃은 인어 셋을 내렸다. 뉴스에서 봤던 것처럼 모두 20대 정도로 보이는 여자 인어들이었다.


센터 안으로 들어가며 아현이 언니라고 했던 인어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보자, 수척하긴 했지만 정말 그녀와 꼭 닮아 있었다.

그녀의 팔과 꼬리 쪽에는 아직도 사슬이 채워진 흔적이 빨갛게 남아 있었다.


수술실에서 나온 인어들은 아현과 마찬가지로 물에 뜨는 링겔이 꽂히고 꼬리에는 붕대가 감긴 채 얕은 물이 차 있는 수조로 하나씩 옮겨졌다. 잠시 후 그녀들이 마취에서 풀려나 깨어나기 시작했다.


연구실에서 챙겨온 가슴장화를 신은 도경이 수조로 들어가 깨어난 인어에게 다가가자,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나던 그녀의 등이 벽에 부딪혔다.


"사..살려 주세요... 더는 싫어요..."


그녀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그녀를 범할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아현을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르자 그의 마음이 아파왔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당신을 해치려는 게 아니에요. 봐요."


도경이 양손을 들어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다. 그가 애써 인어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지만 그녀는 좀처럼 믿지 않고 무서워하기만 했다. 아현의 말대로라면 무려 10년 가까이 인간에게 감금되어 학대받으며 살아온 샘이니, 충분히 그럴 만도 했다.


"저.. 예은 씨. 이것 좀 봐 주실래요?"


그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현에게서 들은 언니의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숙인 채 떨고 있던 인어가 갑자기 그를 처다봤다.


"당신이 제 이름을 어떻게...?"


맞다는 확신을 하며 그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아연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여줬다.


"이 인어...당신 동생이죠?"


뚫어지게 화면을 바라보던 인어가 돌연 그에게 소리쳤다. 좀전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내 동생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예? 아니. 그게 아니라..."


친언니가 맞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면서도 그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자신이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생각에 잠겨 있던 철나 그녀가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죄..죄송해요... 전 어떻게 해도 상관없으니까....동생은 내버려 둬요.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제발..."


도경이 안쓰러운 마음에 그녀에게 다가가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그녀의 긴 보랏빛 생머리는 아현과 똑같이 부드러웠다. 


"걱정 마요. 아현 씨는 무사하고, 절대 때리거나 범하진 않을 거에요. 당신도 그렇고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생각해 봐요. 만약 제가 나쁜 사람이었다면 당신이 자기 언니라는 걸 아현 씨가 알려 줬을까요?"


처음에는 무서워하며 떨던 인어도 그의 설득에 조금씩 진정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 인간은 많이 달랐다. 목을 조르지도 않았고, 고함을 지르거나 때리지도 않았다. 심지어 방금 전에는 사과도 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그의 부드러운 손길도, 잔잔한 목소리도 어쩐지 그녀를 다정하게 달래주던 아빠 같았다. 그날 만신창이가 되어 바다로 던져지기 전까지 사랑한다고 말하던 아빠..

 

'어쩌면 이 인간은...믿을 수 있지 않을까?'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양다리 NTR 이딴 전개 절대로 아니다 몬붕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