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아카데미 계열의 야겜에 빙의했다.


솔직히 능욕물이건 뭐건 내 알바가 아니었다.

내가 박히지만 않는다면 연관되지 않으면 될거라 생각했다.


문제는 여주인공 야니스의 행보에 세계의 존망이 걸려있는데 설정이 너무 음습했다.


패배를 한번이라도 경험하는 순간 가득차있던 스킬 슬롯이 뒤로 밀리며 음타의 저주들이 하나씩 새겨져


거듭되는 패배를 겪다보면 종국에는 스킬조차 없는 나약한 몸으로 음타의 저주들만 한가득해 육욕에 빠져있는 사이에 멸망할 뿐이다.


단 한번의 패배라도 겪어 그녀가 능욕을 당하면 마왕을 잡기는 커녕 챕터 보스에게도 승산을 장담하기 어려운 도전...


내가 죽느냐 사느냐가 달렸으면 이야기가 다르지.

나는 그녀의 조력자가 되기로 했다.


패배를 겪기전엔 자존감 덩어리라서 남의 말도 잘 안듣는 그녀를... 나는 올바르게 이끌 수 있을까?

=======


야니스의 반친구가 된 나는 그녀의 훈련메이트가 되기 위해.

무작정 그녀의 친구가 되기위해 노력했다.


"야니스, 한참을 찾았잖아. 어디있었어?"

"아니... 아무것도 아냐, 또 같이 훈련하자고 온거지?"


야니스는 얼굴을 붉히고 머리 끝을 배배꼬며 말했다.


맨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던거 같은데, 사실 부끄럼타는 심약한 캐릭터였던건가?


"응. 그렇지 뭐, 너 또 훈련하기 싫어서 농땡이 피운거 아니지?"

"아, 니거든?... 그런데, 늘 궁금했는데... 넌 나한테 왜 그렇게 잘 대해주는거야?... 혹시..."


친해질 수록 의심이 많아지는 성격인 것 같다. 처음에는 귀찮다고 거절하고 짜증을 내긴 했어도 이런건 안물어 봤었던거 같은데...


"그거야, 너가 아니면 싫으니까 그렇지, 너도 나랑 하는거 아니면 자율훈련이랑 담쌓고 지내잖아"

"앗!, 그...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하으으으..."


갑자기 두 볼을 감싸고 고개를 돌리는 그녀, 치통인가?

그녀가 요즘 왜 이러는지 나는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


"저기... 그게 있잖아... 너 혹시 주말에 뭐해?"


뭐지? 몬스터 사냥이라도 같이 하자는 권유인가?


"나? 토요일은 어깨랑 삼두 조지고 일요일에는 하체 조질예정이긴 한데 왜?"

"아냐...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