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렸다 제자야, 특별히 별 맛은 없더구나."


"......스승님이 그것을 어찌 아십니까?"


"전에 사귀던 남자가 있었다."

"그자는..."


"내 오라비의 칼침을 맞았지, 본녀를 두고 기루를 갔다나..."


"그럴수가! 스승님, 저는 남자라는 저열한 인종과는 혼인을 하지 않겠습니다!"

"혼인은 네 자유니 무어라 하지 않겠다. 허나 연애 정도는 해보거라."


"어째서 입니까?"

"네 주변을 둘러보거라, 네 사매들이 서른 넘게 처녀지신이니 까탈스럽기 그지않더냐? 사랑도 못해보고 무예 단련에만 힘을 쓰니 음기가 쌓여 표독스러워진 것이니라"


"그것은 여인의 절조가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처녀지신이고 나발이고 다 부질없다. 네 사매중에 하연이라는 아이가 있지않더냐?"


늘 방싯방싯 눈을 곱게 휘어 웃는 미소가 어여쁜 사매였다.


"그 아이, 내가 알기로는 만났던 남자만 수십이다. 그 아이가 구김살이 있더냐?"

"......!"


"미색이 고우면, 무공은 밥 벌이 도구가 아니라 얼굴에 금칠을 하는 교양일 뿐이다."


아이는 정조관념이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