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물 자체를 안보는 편이라 볼 생각 없었다

근데 누가 기깔나게 리뷰한거보고 읽었는데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가볍지 않고 한없이 무겁고 처절한게 이게 진짜 피페인 것 같음

라노벨식 피폐가 아니라 마음 한구석에서 고요하고 잔잔하게

그러나 묵직하게 울려퍼지는 슬픔이 응어리져 한으로 뿌리 내린 그런 정서가 있다


여주물이라 감정선이 더 세심하게 설정되어 있으니

더 강조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남주였으면 이 맛은 절대 못 살렸을듯


복수는 복수만을 낳을 뿐이다 라는 말이

대부분 공허한 울림으로 끝나는 작품이 많은데

이 작품은 진짜 왜 그런건지를 보여준 느낌이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장기연재는 불가능하고

뇌절 안하고 딱 화려하고 깔끔하게 끊어야했는데

그걸 해낸 것 같아서 대단한 것 같다

다만 95화라는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내용 자체가 질식할 것처럼 무거워서

읽기에 조금 부담될 수 있다는 점이 단점 아닌 단점이라고 해야하나

근데 이건 뭐 소재가 소재니까 태생적 특징으로 봐야겠지


종합적으로 볼 때 한번쯤은 꼭 읽었으면 하는 작품이다

무틀딱도 인정할만한 정통무협이 여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