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늘 그렇듯 강한 능력은 고소득, 약한 능력은 저소득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일정 이하의 무게를 지닌 물건을 일정 좌표로 전송하는 능력 ' 이 있다고 치자.


이게 1톤 이상이면 상상을 초월하는 항공 택배나 군대의 긴급 수송에 사용 되겠지만, 500kg라면 살아있는 이삿짐 센터겠지만.


그렇지 않고 한 50g, 더 나아가서 10g, 5g, 0.5g이라도 쓸 곳은 있었단 뜻이다.


보통 그런 사람들은 초정밀 작업(오차 소숫점 여섯 자리 이상)에 투입 되어 나름 나쁘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 능력이 세계에서 관측 된 이후, 모든 컴퓨터 부품의 공정이 훨씬 작고 정교하게 바뀌었고, 기술은 10년 정도 가속되었다.


' 엔트로피 이동 계열 ' 이나, ' 능력을 물품에 부여하는 계열 ' 또한 현대 사회에서는 전쟁이 아닌 다른 쪽으로 사용되었다.


컴퓨터의 발열이 이 두 능력으로 인해 아무리 벤치를 돌려도 40도에서 올라 갈 생각을 안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벤치 숫자로 딸을 칠 수 있는 몇몇 변태 같은 능력자들이 시작해서, 이젠 기업들이 가장 먼저 이 능력의 유용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 ... 설마 이거, 우리가 그냥 오버클럭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명기해 놓으면 더 잘 팔리는 거 아닌가? "


시작은 I 사의 차세대 프로세서였다. 코어와 오버클럭 최대 온도를 명시해 놓은 것 만으로도 시장의 반반 점유가 무너졌다.


라이벌 A사도 질 수 없다는 듯, 계속해서 서로 간의 오버클럭 온도는 낮아져만 갔고, 성능 대비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졌다.


그래픽카드? 마찬가지였다. 아니, 어느 의미에서는 더 심각했다.


이제 채굴은 사이버 해킹 능력을 가진 사람 앞에서는 뻥 뚫린 고속도로나 마찬가지였고, 코인 가격은 길거리 짱돌과 비슷하게 떨어졌다.


그래픽 카드의 발열을 위해 고성능 부품을 쓰셨다고요? 어쩔부여~ 저쩔인챈트~


이제 어지간히 저렴한 2팬 대충 부착형, 궁극적으로는 아예 칩셋과 팬 한 개 있는 제품도 발열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픽카드를 제조하는 3사는, 이제 그래픽카드로 큰 돈을 버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박리다매의 시대가 도래했다.



음식 업계는 오히려 활황이었다. 요리에 추가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능력자들이 서서히 발굴 되었고, 그들이 요식업계에 뛰어들었다.


뭐, 요리 능력자만이 그런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고, 유튜브는 위대하고 레시피는 늘 복제되기 마련 아닌가.


집에서 만드는 레시피와 공장 레시피의 차이는 꽤 있었지만, 대체품이나 간단하게 버프를 받는 정도라면 충분했다.


요식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오히려 배달업계의 갑질이 시작되면서였다.


기존의 시간 들고 인간이 일일히 배달하는 시절의 배달은 결국 어느 정도 음식의 맛이 사라진 배달이었다면,


이제는 물체 전송 패드에 쟁반에 상차림 해서 배송만 하면, 그릇과 쟁반은 알아서 재배송 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 진짜 배달 프랜차이즈에 특화된 요리집이 크게 타격을 입고, 


배달하기 힘든 요리들은 능력에 크게 힘 입어 개같이 떡상했다.


누가 집에 앉아서 제대로 만든 요리를 먹을 수 있었겠는가, 기껏 해야 밀키트지.


이젠 아니었다. 프랜차이즈 배달점들은 기술에 크게 타격을 입었다. 


살기 위해서는 바뀌어야 했다. 싸지던지, 그 가격에 걸맞는 맛을 얻던지.


수 많은 업체가 도산했고, 수 많은 업체가 다시 생겨났다.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배달업계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제 물체 이동 능력자의 수만큼 배달업이 생긴다.


더 이상 독점도, 더 이상 과점도 불가능한 춘추전국 시대가 시작됐다.



시대에 가장 걸맞는 능력자들은 다름 아닌 땅과 나무를 다스리는 능력자들이었다.


고비 사막은 녹지화가 끝났고, 땅들의 지력 고갈은 그런 거 없게 되었고.


심지어 지각 변동도 막을 수 있는 능력자는, 옐로스톤의 폭주를 막아버렸고.


자기의 나라를 위한 애국은 타인의 나라의 침몰로 이어졌다.


옐로스톤이 어디에 이어졌는지 생각해보면, 어느 의미에서 등가교환이었다.


뭐, 좋게도 나쁘게도 그는 자국우선주의자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화염 계열, 특히 화염 방사 계열의 일부 능력자는 큰 제약을 달고 살아야 했다.


시초는 한 촉법 소년이, 꼴에 히어로랍시고 하늘을 화염 방사로 날아다니는 것에서 시작 되었다.


도심에 흩뿌려지는 화염, 고층 빌딩. 유리창.


세 개의 조건이 합쳐져 개같이 멸망한 도심의 유리 바닥은 소년법의 개정과,


길거리에서 그런 개짓거리를 하는 사람의 복부에 발길질을 해도 합법이라는, 약간의 자기 보호 행위의 합법화를 불러왔다.


그리고 그 소년.... 아니, 애새끼는 모든 능력을 봉인 당한 채, 독방 50년을 선고 받았다.


사상 첫 소년에게 부여 된 50년 독방 선고로 세계에서 화제가... 안 됐다.


생각해봐라, 미친 놈이 세상에 하나나 둘 있었으면 우크라이나엔 전쟁 안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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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쓰고 있었던 소설의 대충 플롯 비슷했던 것을 대충 간략화 한 것을 리메이크함


한 16년도에 썼던 거 같은데, 이사 하려고 보니까 종이가 발견됐음


엌ㅋㅋ 그 때부터 미친 새끼였네


그리고 그 때 컴퓨터 바꾸고 싶어서 발정났었나 개같이 컴퓨터 회사에 박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