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트럭에 치여서 판타지 세계에 용사로 소환당했다.

웹소설 300화 분량의 모험 끝에 마왕의 대가리를 자르고, 마침내 빌어먹을 이세계의 평화를 되찾았다.

소설에서 보던 것과 달리 동료놈들은 죄다 남자뿐이었지만, 나쁘지 않은 여행이었다.

소설에서 흔히 보던 여신과 황제의 통수 같은 것도 없었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하렘도 차리고 내 마음대로 살아야지.


“용사님.”


내 마음대로.


“큰일났습니다. 새로운 외적이 세계를 침공했습니다.”


그런 꿈은 은퇴 48시간만에 처참히 박살 나고 말았다.

여신교의 교황이 찾아와서 내 다리를 붙들었다.

새로운 외적이 세계를 침공?

마왕 뒤진지 얼마나 됐다고?

아 몰라.

마왕 잡았으면 충분히 했잖아.

안 그래도 동료도 전부 남자라 땀내 나는 모험을 했는데, 나도 소설처럼 좀 하렘 좀 차리자고.


“그건 너네들이 알아서 해야지.”

“그게…….”


교황이 말끝을 얼버무렸다.


“……마왕이 마지막에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실행한 대마법 있지 않습니까?”


그가 입을 열었다.

목숨을 바쳐서 실행한 대마법?

아 그 ‘용사, 나는 실패했지만 내 목숨을 바쳐 만든 마법에서 소환된 외적이 이 세계를 박살내겠다!’라는 게임 후속작 예고 대사 같은 뻔한 대사 말이지?

설마 외적이 그 외적은 아니겠지?

원래 게임 같은 데서는 몇백년 후에 악이 다시 부활하잖아.

48시간 후에 다시 부활한 악이라니.

이건 말도 안 된다.


“그게 왜?”

“……그 마법으로 열린 게이트에서 악의 군세가 소환되었습니다.”

“악의 군세?”

“그들은 스스로를……. 중국 인민해방군이라 칭하며 대륙 서부를 초토화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중국 인민해방군이라고?

씨발 장난해?


“용사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교황의 말을 들은 나는 그 자리에서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


*


같은 시각.

대륙 서쪽 바다 위.

마왕의 목숨을 바친 대마법을 통해 느닷없이 이세계에 소환된 중국 대륙 베이징.

중난하이.

드디어 대만 침공 결단을 내린 중국의 주석 시진핑은 믿을 수 없는 보고를 듣고 있었다.


“주석 동지! 대만이 아닌 새로운 대륙이 발견되었습니다!”

“정찰대의 보고에 따르면 이곳은 지구가 아닌 것 같답니다!”

“새로운 세상……. 지구와 유사한 다른 행성인 것 같습니다!”

“원주민들의 문명 레벨은 중세에서 근세 수준…….”


대만 침공 상륙부대가 보내온 충격적인 보고와 군사위성에서 보내온 위성 사진을 종합한 보고서의 결론은 하나였다.

그가 하나의 중국, 못다이룬 양안 통일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 대만 침공을 결단한 순간, 중국이라는 이 나라 전체가 이상 현상으로 중세 판타지 수준의 이세계로 전이되었다.

믿을 수 없는 현실, 하지만 모든 객관적인 증거가 그런 사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세계라…….”


중난하이 심처, 주석 집무실에서 담배를 피던 시진핑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의 상황 판단은 빨랐다.

중국은 이세계로 전이되었다.

이 이세계에는 지구와는 달리 중화의 앞길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악랄한 미제도 없었다.

빌어먹을 국제법도, 유엔도, 사사건건 중화의 앞길을 발목 잡는 인권 단체와 국제 여론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천명이다.

미개한 이세계에서 진정한 중화민족의 번영, 중화의 새로운 천하 질서를 구가하라는 천명이 틀림없다.


“어떻게 합니까? 주석 동지. 상륙부대의 진격을 속행합니까?”

“속행하라.”


시진핑의 판단이 끝났다.

중국의 주석, 이세계에서 강림한 불과 화약, 강철로 무장한 새로운 마왕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미개한 이세계의 오랑캐들을 정벌하고 중화민족의 위엄을 떨쳐라. 이 세계에 새로운 천하 질서를 세우고, 이 세계 전역에 오성홍기를 휘날려라.”

“알겠습니다. 동지!”


보좌관이 거수경례를 붙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시진핑은 웃었다.

그의 머릿속에 오성홍기가 휘날리는 세계의 모습이 그려진다.

진정한 중화의 천하 질서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누가 이거 좀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