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가, 하리아?"

"사랑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모양이 뭐라 생각하세요?"

"그거야, 당연히 하트 아닌가? 세 살짜리 어린 아이도 알 질문을 하다니, 조금 이상하군."


치안군 소속 기사로 지내던 어느 날, 먼저 나에게 다가와 나와 친해진 소녀, 하리아. 평소처럼 장난이라도 칠 줄 알았지만, 사뭇 진지한 태도에 조금은 진지하게 대답을 해본다.


"그럼 이 하트가 세 개 모이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그저 하트 세 개가 아닌가? 갑자기 트럼프라도 하고 싶어진 건가, 하리아?"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낭만과는 담을 쌓아 온 묵묵한 기사의 삶. 그걸 지키는 나에게 있어 속내를 깊게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은 너무나도 대답하기 힘들다.


"아니예요, 잘 봐요. 이렇게, 이렇게 하트 세 개를 붙이면... 짜잔!"

"이건 세잎클로버가 아닌가?"

"맞아요, 기사님. 그럼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 내가 아무리 기사도에 몸을 담아 고지식해 보인다 해도 그건 안다."


행복, 행복이라.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다. 아직 나에게 있어 행복이란, 그저 내 할 일을 다 하며 누군가를 지키는, 로망과 위엄은 한 줌도 없는 투박한 기사가 되더라도 모두를 지키는 단단한 방패가 되는 것. 그것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하트가 4개 있으면요?"
"지금까지 한 것으로 보아 네잎클로버겠군."

"와, 맞아요 기사님! 답답하고 묵묵했던 기사님이 갑자기 무슨 일이래요?"

"너의 장난에 하도 어울리다 보니 그렇게 됐다. 라고 말하면 되는건가?"


행운의 네잎클로버. 행복도, 행운도 나에게 있어 먼 나라의 이야기. 떠있는 달을 바라보며 다음 하루가 찾아오기를 바라고 그 평범한 바램이 이뤄져 다음 날이 오는 것이 나의 행운이었다. 인연도, 돈도 무엇도 아닌 '살아감'. 그것이 나에게 있어 하나의 행운이었다.


"기사님."

"왜 그러지 하리아."

"제가 지금까지 기사님을 몇 번이나 사랑했을 것 같아요?"
"갑자기 그게 무슨-"


뎅뎅뎅뎅!!!


"비상! 비상! 짐승형 마물 출현! 전 인원 전투태세 준비!"

"갑자기?! 아무런 징조도 없이 마물이 출현하는 것이 말인가!"

"척후병 관측 결과 단 5분이면 이 마을에 도달한답니다. 기사님! 얼른 준비를!"


어쩐지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더라니, 이런 일이 있을 전조였던건가. 역시 나에게 있어서 행운은 너무나도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이다. 애검을 쥐고 주민을 대피시키고 마물을 상대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하리아, 어서 도망쳐라! 지금 이 마을에 남아있으면 그 뒤는 죽음 뿐이다!"

"싫어요."

"어리광은 살아있으면 나중에라도 부릴 수 있으니 당장!"
"싫어요."

"어서 도망-"


그 순간, 하리아의 몸에 일순 광채가 돌더니 순백의 로브와 지팡이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제가, 당신을 몇 번이나 사랑했는지 물어봤잖아요? 대답해 드릴게요."


순수, 마를 지닌 것이라면 눈뜨고 바라볼 수 없는 정순함이 그녀의 몸에 깃든다.


"3번이예요. 당신을 사랑할 떄마다 행복했죠. 하지만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나면, 당신은 미련하게 모두를 지키려다 죽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 당신을 끌어안는 제가 보였지요.


그래서 도망치지 않기로 했어요.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다시 이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지팡이에 순백의 마력이 담기고, 하리아가 전투태세에 돌입한다.


"4번째의 사랑을 시작하고, 그 행운을 놓치지 않겠다고."

"하리아."

"미련하다고 하지 마요. 미련하게 모두를 지키겠다고 한 당신에게 반한 저니까. 사랑하면 닮는다 하잖아요?"


결의에 찬 그녀의 목소리. 항상 장난기가 가득하던 그녀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 잠깐 당황했으나 지금은 전투상황. 마음을 다 잡고 그녀와 함께 마물을 격퇴할 준비를 한다.


"이 전투가 끝나면, 물어볼게 참 많으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아라. 하리아."

"이번에는 당신을 지켜줄테니까, 살아남아주세요. 기사님, 아니...... 마레인."


------------------------------


예전에 썼던 소재긴 한데 ㄹㅇ 클로버 보자마자 30분만에 저런 소재 뽑아낸 게 신기하네 과거의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