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리들이 나오는 웹툰 속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생각보다 수인들이 복실복실해서 귀엽긴한데 성적으로 흥분되거나 하진 않더라.


그나마 다행인건 인간과 매우 흡사한 수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안 좋은 점은 대부분의 수인들은 고위층이라는 것이다. 즉, 있어도 못 만나는 그림의 떡 같은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의 미의 기준은 오로지 얼마나 인간과 닮았나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정작 인간은 멸종했는데 미적 기준은 인간이라니-


아니, 내가 있으니 멸종은 아니구나.


카톡! 키톡! 카톡!



[오빠, 내일 아카데미 갈 때 같이 등교할래요?]


[내일 시간 있어?]


[현승아, 내가 미안해 카톡 좀 읽어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인간인지라 여기서 나는 조각미남 그 이상의 취급을 받았다.



[그래, 내일 같이 등교하자ㅎㅎ]



나는 제일 마음에 들었던 아이에게 답을 하고 눈을 감았다. 내일은 기대하던 아카데미에 가는 날이니 일찍 자야한다.



* * *



똑똑똑!



"오빠, 아직도 자요!?"


"으음..."



지금 시간이... 7시네. 아카데미가 여기서 그리 멀지도 않은데 쟤는 왜 지금 깨우러 온 거야.


그렇게 구시렁구시렁 거리면서 준비를 마치고 나가자 문 밖에서 기다리던 여학생이 반색하며 나를 반겼다.



"오빠,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났어요!"


"네가 너무 늦게 일어난 거야."


"으, 오빠 때문에 배고파졌어요. 책임져요."



검은 머리에 하얀 브릿지가 인상적인 여자아이가 투명한 날개를 파닥이며 항의한다.


흰줄숲모기 수인. 그녀는 인간인 내가 다가갈 때마다 배고프다고 아우성친다.


아마도 종의 DNA에 있는 무언가가 인간을 탐지해서 식욕을 일으키는게 아닐까 싶다.



"배고파? 아침 식사는 안 먹었어?"


"요즘 피가 입에 안 맞아서..."


"다이어트?"


"뭐래..."



여자에게 나이와 체중은 생각보다 예민한 문제였다. 


다이어트 얘기를 꺼낸 이후 그녀는 고개를 돌린채 내 말을 무시하며 삐진 티를 팍팍 내뿜었다.


"일단 오늘은 버스타고 가자. 학교 도착하면 내 피 줄게."


"...진짜죠? 평소에는 한모금도 안주려고 했으면서."


"진짜."


"약속한 거예요? 앗싸!"


"...하하, 그렇게 내 피가 좋아?"


"음, 오빠한테는 맛있는 냄새가 나니까요."


"어? 그거 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인데?"


"뭐래! 이상한 소리 말고 가요...!"



싫은 척하면서도 피하지 않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큭큭하고 웃었다.


그렇게 얼굴이 새빨개진 그녀를 살살 놀리면서 걸으니 버스 정류장까지 금방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재빨리 탑승하고 좌석에 앉았다.



"휴우, 아슬아슬했다. 그치?"


"..."


"큭큭, 아직도 삐졌어?"



안 그래도 삐졌는데 놀리기까지 해서 단단히 삐진 그녀를 냅두고 나는 버스에 설치돼 있는 티비로 시선을 돌렸다.



[수인과 퍼리. 다양한 아인들을 만든 창조자 인간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버스의 티비에는 인간에 대한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미스테리 쪽 영상 같았다.



[인간이 처음 아인을 만들었을 당시, 아인들은 실패작을 제외하곤 오로지 수인만 존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인간들이 사라진 후, 점점 돌연변이인 퍼리들의 수가 많아지고 결국 아인들의 대부분이 퍼리일 정도로 수인들의 수는 줄어들었습니다.]


[향간에서는 당시 인간들의 유전자 가위 기술은 완성된 기술이 아니다보니 퇴화라는 부작용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 외모만 바뀐다면 다행이지만... 최악의 경우 지능까지 퇴화될 우려가 있기에, 각 나라들은 소실된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복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창조주, 인간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퇴화라니, 말이 너무 심한 거 같지 않아요 오빠?"


"...글쎄다."



웹툰의 후반으로 갈수록 아인들의 퇴화가 가속화 되며 각종 문제가 일어난다.


퇴화를 막으려면 퇴화를 진행시키고 있는 흑막을 저지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인가?


상대는 전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 대통령을 따위라고 할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후, 모르겠다. 일단 등교부터 해야지."



흑막은 아카데미에 있다는 떡밥이 있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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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에 비슷한 거로 보이는거 있던데 연중이더라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