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에서 한번이라도 죽으면 인게임의 자기 캐릭터로 빙의 당하는 데스게임에 접속했는데 단 한번도 죽지 않고 게임 클리어.


보라색 마녀모자를 쓴 마법사가 눈물흘리는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드디어]

흰색 옷의 비숍이 양손을 모아 기도하는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마왕..클리어네요]

상의를 입지 않은 근육질 바바리안이 광소하는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이 좆같은 중세랜드 탈출이다!!!]


정말이지, RPG 게임에서 롤플레잉을 하고 싶은 마음가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라 최종보스를 잡은 후에 과도할 정도로 기뻐하는 파티원들을 보니 클리어의 달성감도 싹 날아갈 정도로 웃음이 니왔다.


그나저나 이번 게임도 노데스 클리어 성공 했구나.

혹한의 기사, 고월의 마녀, 삭풍의 조율자.

사실 최종보스 보다 저 셋한테 안죽는 게 더 힘들었지.

그 흔한 부활템도 캐시로 살 수도 없고, 인게임에서도 클리어동안 7개밖에 못먹었지.

난 죽을 일 없으니까 파티원들한테 써주긴 했지만, 예비용으로 하난 챙기고 있기도 했고.


[다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현생에서 맥주라도 한잔 하실까요?]

다들 뭐라고 채팅을 치려는 것 같았지만 게임 클리어 화면이 뜨곤, 한명 한명씩 접속이 풀리는 것 같았다.

뭐, 현실에서 어디 사는지는 다들 서로 알고 있으니까 크게 상관은 없겠지.


분명 마녀씨가 게임 클리어 하면 내가 밤에 운영하는 작은 포차에서 다같이 모이자고 했었지 아마?


최종 보스 공대를 거의 60시간 가까이 잠도 안자고 윤영했더니 온몸이 뻐근해졌다.

이런 빡쌘 게임을 다같이 템포 맞춰서 이정도까지 집중해줄 줄이야...

역시 공대는 컨셉플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해야돼.


인 게임에서 [용사의 호색]의 회피무시 12% 때문에 두명과 동시에 결혼식도 했었는데..컨셉플 답게 둘다 진짜 결혼이라도 하는 마냥 엄청 기싸움 했던 기억이 난다.

바바리안 형은 뭐라 했었더라? 자긴 캐릭터만 이렇지, 사실은 여고생이라 슬슬 합법이니 자기도 껴달라고 했었나?

그때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진짜 재밌었지.
다들 현생에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게임 속 시간 3년동안 바바리안 캐릭터에 물들어서 호탕하게 소리치며 상의탈의 하고 싶어하는 바바리안(17+3세)의 전직 여고생, 현직 바바리안.

그리고 비숍이랑 마녀.


죽어본 적 없는 주인공이 자신들을 위해 부활의 물약과, 값비싼 아티팩트를 양보하는 것을 보고, 감동받아온 시간들.

그리고 각종 사건들로 인한 완전함락.

재벌2세 마녀
실종 아이돌 연예인 비숍
노출증 여고생



누가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