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제가 왜 탈락인데요!"


눈앞에 있는 거구가 책상을 내려쳤다.

그래. 오늘도 절대 조용히 안넘어가는구나.


"글자 모르시잖아요."

"글자 모르는게 뭐 어때서요! 저는 마을 최고 장사란 말입니다!"


확실히 힘은 좋아보인다.

하지만 글자 모르는건 중대 문제다.

나는 그에게 종이를 한 장 건냈다.


"이거 뭐에요. 말씀해보세요."

"뭔데요? 이 종이쪼가리."


그는 종이를 이리저리 둘러봤다.


"의뢰서입니다. 의뢰서인지도 못알아보는 까막눈한테 일을 어떻게 시켜요. 다음!"

"아니, 제발! 모험가 하게 해달라고요!"

"자꾸 그러면 반역죄입니다. 다음!!"


여기는 모험가 길드.

나라에서 운영하는 잡부 모임이다.

하지만 갑자기 S급 모험가니 뭐니 하더니 대유행.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시골의 청년들이 뛰어들었고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채 고향땅에 돌아오지도 못했다.

당연히 시골의 인구는 급속도로 감소했고,

나라의 근간인 농경에 문제가 생겼으니.


[모험가의 기준을 만들도록 하라.]


결국 나랏님이 기준을 만들고 거기에 부합하는 사람만 모험가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곳의 심사관.


"제발 모험가를 하게 해주십쇼!!!"

"아, 진짜 난 공무원이라 욕 못한다고! 경비병!!"


오늘도 청운의 꿈을 안은 젊은이들을 상대한다.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