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언제나 패러디 추천을 원하는 글이 보이면 1순위로 달아주는 동방 패러디의 진국을 오늘 간략하게 소개해주러 왔다

생각보다 요즘 패러디 관련글이 드문드문 보이길래 조마굴에 조용히 묻혀있는 심연의 명작을 알려주겠다 이거야

근데 사실 패러디 명작 찾아다니는 사람이면 한번쯤 먹어봤을 글이긴 하니까 어디까지나 새 패러디 누렁이를 위한 리뷰라는걸로


2. 이 작품의 매력이 이렇다!


 

이 작품의 매력 하나, 작가의 훌륭하고 안정적인 필력

 위의 문단은 해당 작품의 1화를 살짝 뜯어온 부분이다. 대충 봐도 글에서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해도 좋을 만큼 글을 잘 쓰지 않는가. 보다시피, 생동감 넘치는 독백 또한 이 글의 필력에 대한 매력 포인트다. 주인공이 실제로 스스로에게 말하듯이 전해지는 독백은 독자가 주인공에게 한층 몰입하도록 하고, 동시에 주인공의 시점에서 '동방 프로젝트'의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필력 덕분에 심야식당을 읽는 동안은 환상향에 있는 듯한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표현해도 좋다.
 두 번째로 이 글의 필체가 갖는 특징은 1인칭 서술이다. 보통 1인칭은 작가의 편의상 애용되기도 하는 형식이지만, 이 글의 1인칭은 다르다. 1인칭의 서술 와중에 자연스럽게 다른 인물의 시점을 활용하거나, 주인공이 독백을 전혀 속이지 않는다거나 하는 쉬운 장치는 이 글에 전혀 없다. 처음에는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에 소설을 읽다가도, 어느새 주인공의 감정과 심리에 대해 깊은 생각이 들도록 한다. 

 물론 가끔 맞춤법이 틀려 있다던가, 오타가 나 있다던가 하는 경우는 있지만서도, 해당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와 같은 수준높은 필력을 일관적으로 유지한다.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글도 가끔 '개연성이 없는 부분', '이 부분만 넘기면 괜찮은 부분' 들이 발생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는 충분히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하며 소개해본다.



이 작품의 매력 둘, 묘하게 파전에 막걸리 마려운 음식 묘사

 사실 이건 별거 없다. 작품의 제목이 삼시세끼, 심야식당인데 그 이름답게 밤에 읽다보면 뭔가 입이 심심해지는 그런 묘사력이다. 여기에 상술한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와 동방프로젝트의 인물들까지 겹쳐서 더 묘사력이 빛이 날 뿐이다. 만두를 먹는 깡패무녀를 보며 냉면에 만두가 땡긴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다이어트할때는 밤에 보지 말자. 진짜 해롭다.



이 작품의 매력 셋, 이것이 옳게 된 패러디

 이 작품이 특히 매력이 넘치는 부분은 아마 입체적이고 생동감있는 캐릭터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이 마음 한켠으로 추측하면서, 간접적으로 들려주는 이런 인물들의 심리는 캐릭터들이 평면적이지 않게 한다. 마치 옆동네 엉덩이게임마냥 대충 텍스트로만 나온 평면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주인공이 인물들의 행동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내면을 추측하고, 동시에 스스로의 심리까지 끼워넣는다. 거기에 작가의 훌륭한 서사와 개연성 넘치는 전개까지 더해진다. 그제서야 캐릭터는 어디 양산형 4드론으로 동방갖고 후집피쓰는 불쏘시개랑은 차원이 다른 입체성을 보여준다.

  사진은 아마도 텍스트뿐인 캐릭터의 예시이다


 그뿐인가?요즘 동방 관련작에서 주로 후집피라던가 후집피라던가 후집피라던가 꺼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원작존중 개나준 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당장 레이무가 빡통운빨깡패나태무녀로 안 나오는 것부터 알아봐야 한다. 실제로 이 글을 읽고 한참 후, 원작을 최근에 플레이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만큼 이 글은 원작 팬들이 절대 불쾌하지 않는 선에서 서사를 이어나간다.


이 작품의 매력 넷, 압도적 서사

  사실 이건 진짜 스포라서 꼭 보면서 확인하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냥 어떤 느낌인지만 알려주겠다. 이 작가는 그냥 개연성의 화신이다. 주인공과 캐릭터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이 작품에 "그냥" 은 없다. 겉으로 보면 이상해 보이거나 불합리해 보이는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 


3. 결론

  솔직히 말하면 이런 장황한 말 다 집어치우고, 동방에서 마리사 레이무+홍마관 패밀리 정도만 알면 그냥 봐도 된다. 졸라 재밌고 졸라 쩐다. 패러디 안 본다고 해도 동방 알면 그냥 봐라. 원래 패러디 우걱우걱 먹는 사람들이라고 무지성 원작파괴물 먼치킨물 안티물 보려고 패러디물 보는거 아니다. 이런 명작글이 흙 속에 진주처럼 끼어있어서 끊을 수가 없는 거다 이 말이야

 그러니까 그냥 봐라. 이 글은 호불호 갈릴거 전~혀 없다. 굳이 따지면 최소한의 피폐조차 싫어하는 수준이면 안 봐도 된다. 근데 그게 아니고 마리사 레이무 사쿠야 알면 그냥 제발 봐라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