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감정과 감각이 인간보다 무디다고 하네."


"오죽하면 나무인형이라고 하겠어? 크하하."


"창관에서도 취업을 안시켜주는 이유가 있는 법이지."



술집에서 오가는 엘프에 대한 농담을 듣던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내가 본 엘프는 그렇지 않았소만."


그 말을 들은 술꾼 중 하나가 그에게 다가갔다.


"허? 엘프가 종족 단위로 목석이라는 건 이 술집, 아니, 세계 어디를 가도 인정받는 사실일세. 자네는 대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길래 그런 말을 하는건가?"


남자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아, 내 평생 그렇게 흥분한 여자는 못 봤지. 인간은 물론이고, 새끼손가락만으로도 절정한다는 고블린 년들보다도 더 흥분하더군."


"엘프를 그렇게 만들었단 말인가? 대체 어떻게 했길래! 미약이라도 먹였나? 도구라도 썼나? 아니면...물건이 엄청나게 대단하다던가?"


"세계수에 불을 질렀소. 난 그날 생명체가 그렇게 흥분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지."


"씨발 그게 너였냐?"



남자는 즉시 포박되어 도시 경비대에 넘겨졌다.

다섯 왕국을 혼란스럽게 한 세계수 방화범은 그렇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